[의학상식] 왜 겨털(겨드랑이털)은 머리털만큼 길게 안 자랄까?

안녕하세요? 스킨닥터 skindoctor 닥터프렌드 @doctorfriend 입니다.

오늘부터 "탈모" (baldness), "털", "모발" (hair)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탈모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anagen(성장기,생장기), catagen (퇴행기), telogen (휴지기) 등의 의과학적 내용에 대해 공부도 할 겸 조금은 색다른 이야기를 해 보는게 어떨까 싶어서 겨드랑이털 이야기를 먼저 꺼내게 되었습니다.

한 1년 전 쯤이었나, 친한 후배가 갑자기 문자로 이러한 질문을 했었더랬죠.

"형, 환자분이 저한테 질문하신 건데 저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서...
왜 겨털은 머리털만큼 길게 안 자라요? 마찰때문에 털이 계속 갈려서 그래요?"

왜 겨털(겨드랑이털)은 머리털만큼 길게 안 자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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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 시작합니다.


털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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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생물학 (hair biology, biology of hair follicles)의 내용은 무척 방대합니다. 알려진 것도,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고, 현재 연구도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는 분야이고요. 특히 이 분야는 stem cell (줄기세포) 관련된 연구도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것에 대해 다 알 필요는 없고,
"털의 일생" 에 대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1개의 모낭 (털집) 은 털을 계속 자라게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 주기를 가지고 한 삶을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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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 자라고, 퇴행이 일어나서 빠지고, 다시 자라고... 이렇게 삶을 반복하게 되죠^^

학문적으로는 Anagen, catagen, telogen, exogen 으로 나뉘게 되는데,
이 중 긴 시기를 가지는 것은 anagen 과 telogen 입니다.

anagen (생장기,성장기) : 털이 자라는 기간
telogen (휴지기) : 털이 빠지는 기간

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학문적으로는 telogen = period of relative quiescence, exogen = active process of hair shaft shedding 입니다만^^;)


그러면 우리는 주기적으로 대머리(?)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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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1개의 모낭이 위와 같은 싸이클을 돌고 있는데,
두피의 수만개의 모낭은 빠지는 시기가 일치하지 않고 제각각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빠지는 시기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적당한(?) 개수가 계속 빠지고 있는 것 이죠.

사람과 달리 동물들은 모낭들의 빠지는 시기가 일치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털갈이" 라고 부르는 때가 바로 그 때 입니다.


사람에서도 예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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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서도 예외적으로 한꺼번에 빠지는 기간으로 들어서면,
머리가 그야말로 우수수수 빠지게 됩니다.

이를 "휴지기 탈모, 휴지기 탈모증" (telogen effluvium) 이라고 하는데, 원인은 심한 다이어트, 수술 등 스트레스, 심각한 영양부족, 약물, 약물의 중단, 질환(갑상선관련) 등등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흔하게 겪게 되는 휴지기 탈모는 "출산 후" 일 것 입니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머리카락들이 성장기 상태에 더 머물게 됩니다. (따라서, 대부분 임신 중에는 머리가 평소보다 안 빠집니다)

출산을 하게 되면, 이 호르몬이 중단되면서
예정된 시기를 지나서까지 성장기에 강제로 머물던 머리카락들이 휴지기로 한꺼번에 들어서게 되고, 출산 수 개월 후에 한꺼번에 탈락되어 정말 많이 빠지게 됩니다.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몇 달 뒤에는 원래대로 잘 돌아옵니다 만...
출산하신 분들의 마음은...
너무나 속상하고, 안 돌아올까봐 초조하고... 맘이 그렇습니다.

저는 보호자분들께 꼭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안 그래도 출산 후라 몸과 마음이 힘든데, 머리까지 빠져서 속상하실 겁니다. 옆에서 위로하고 격려해 주시고, 많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아 그런데 겨드랑이털 길이랑 이게 무슨 상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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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털은 머리에 나는 털이고, 겨드랑이털은 겨드랑이에 나는 털 입니다.
털이 나는 부위에 따라서, 그 모낭에 자라는 기간 / 빠지는 기간 의 세팅값이 다릅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크긴 하지만,
머리털은 생장기가 2-6년, 휴지기가 3-4달
겨드랑이털은 생장기가 3-4달, 휴지기가 3-4달

이런 식입니다.

즉, 털을 자르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머리털은 몇 년 자란 다음 빠지고,

겨드랑이털은 몇 달 자라다가 빠져야 하는 운명입니다

그래서, 겨털(겨드랑이털)은 머리털만큼 길게 못 자랍니다


겨드랑이털 말고 눈썹, 다리털 등등도 마찬가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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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고, 논문 보고마다 차이가 있지만

생장기 (자라는 기간) 이
눈썹은 1-2달에 불과하고, 팔,다리 털도 6달 미만 입니다.

자라는 기간이 짧은 만큼, 머리털 만큼 자라지 못합니다.


그러면 머리털을 다리에 이식하면 어떻게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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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 많은 분들은 이런 생각도 해 보셨을 것 같네요^^

이걸 본인 다리에 직접 해보신 분이 계십니다!!!
결론은,
이 털은 다리에서 머리털처럼 길게 쭉~자랍니다

이는 모발이식 편에서 더 상세하게 이야기 할 예정인데요.

A라는 부위의 모낭을 B 부위에 이식하면
이 모낭,머리털은 A부위의 성질을 따를까? B부위의 성질을 따를까? 하는 논의가 꾸준히 있습니다. (씨가 중요한가? 밭이 중요한가? 라는 표현을 쓰시는 분들도 있고요.)

예전부터 대세는
A(씨)의 성질을 따라간다는 설이 기정사실화 되어 있었습니다. (공여부 우성)
하지만 최근들어 B(밭)의 영향도 어느정도 있다 라고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완전한 결론이 날 지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피부에 대한 모든 것
스킨닥터 skindoctor 닥터프렌드 @doctorfriend 였습니다.

  • 일반적인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정답은 피부타입마다, 상태마다 다릅니다.
    진정 나에게 더 어울리는 정보를 얻고 싶으시다면,
    댓글로 질문 주세요. 그 어떤 내용이라도 좋습니다^^
  • 본 글에 언급된 anagen phase, telogen phase 기간의 "정확한 수치"는 문헌마다 상당히 다르게 기술되고 있습니다. 학술적으로 보실 분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보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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