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을 플라톤의 ‘대화편’의 형식을 빌려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를 서술한 책이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 심리학을…이라고 해야겠지만…)
여기서 청년은 현대인의 찐따(??)적인 모습의 집합체의 느낌이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접한 건 이번이 처음인 거 같다.
여기서 같다라고 느끼는 건 아들러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내용이 인터넷이나 책 등에서 떠돌고 있는
힐링과 관련된 내용과 굉장히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가독성은 굉장히 좋은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느냐에 대해선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여러모로 옳은 얘기를 한다. 이론상으론 반박할 내용이 없는...
마치 종교적인…이상적인 얘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머리로는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몰라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으로 아들러 심리학을 접하면서 금수저 심리학이라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아들러는
꽤나 금수저스러운 생활을 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책 초반에 나오는 트라우마를 얘기할 수 있을 거 같다.
아들러는 트라우마 같은 건 없다고 단정했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원인론을 얘기하는 것이 아닌 목표지향(?)적인 관점에서 얘기하기 때문이다.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현재이다….-현재가 중요하다면 미래 또한 중요한…)

아들러의 심리학을 대체로 받아들이면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 있다. 트라우마가 그것이다.
이 책에서 청년이 얘기하는 트라우마는 나 또한 받아들일 수가 없긴 했다.
하지만 청년이 얘기하는 트라우마가 과연 트라우마 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청년이 얘기하는 트라우마란 내가 이 모습이 이 성격이 된 데에는
이런 트라우마가 있다(가족의 비교, 무시, 압박 등) 라는 식의 얘기다.
이걸 가지고 트라우마라고 얘기할 순 있다.(물론 처음 충격(심리적외상)에 대해선…)
하지만 청년의 모습은 이러한 과거를 이용해서 현재의 자기 모습에 대해 핑계를 댈 뿐이다.
과연 이것을 트라우마 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트라우마 - [의학] 재해를 당한 뒤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심리적 반응 (다음 출처))
트라우마라는건 PTSD(외상 후 스트레스)와 비슷하다.
(여기서 비슷하다는 건 이 둘에 대해 봤지만 구분하기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PTSD환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청년이 하는 얘기를 트라우마라고 보기엔 힘들지도 모른다.
(PTSD환자 중 참전군인이 있는데 이 사람은 폭죽소리를 듣고 지하철 어느 한 구석에서 귀를 막고 움츠려 있다.
폭죽소리에 대해서 반응을 한 것 인데 문제는 이 사람은 지금 상황에 대해서 명확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들리는 소리는 폭죽소리이고 지금 있는 곳은 안전한 도시이며 이 공간은 환희와 즐거움이 차 있는 공간 이라는 것을…)
심리적 외상을 겪었던 상황(혹은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머리로는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것을 트라우마 라고 했을 때
이 청년이 얘기하는 것은 단순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참전군인이 겪은 트라우마를 보고 아들러 심리학에 빗대어 트라우마 같은 건 없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단순히 자기가 겪어보지 못해서(금수저이기 때문에…) 없다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그거야말로 지금 시대에서 꼰대들이 들이대는 논리와 뭐가 다를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특히 트라우마에 관련해서...
정말 아들러는 트라우마 같은건 없다고 생각했을까…물론 아들러의 생각을 알 순 없겠지만
나는 아들러 또한 트라우마는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아들러가 얘기하고 싶었던 건
트라우마는 있지만 이기지 못할 트라우마는 없다!!! 라고 얘기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해본다.)

이 트라우마를 뺀 나머지 얘기에 대해선 크게 얘기할 건 없지 않을까 싶다.
너무나도 뻔한 얘기고 당연한 얘기들 뿐이다.
(자기수용이나 과제분리, 현재를 살아라 등과 같은 얘기)
다만 자기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세계는 달라진다 라는 얘기는(이것 또한 당연하다싶이 한 내용이지만)
머리속에 좀 더 남는 거 같다.
이 얘기는 원효대사 해골물과 같은 얘기라고 생각한다.
일체유심조(모든 것은 마음으로부터 시작한다.)에서처럼 어떤 상황이든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라는 것….알고 있으면서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된 거 같다.
(이 외에 말했듯 과제분리 또한…-과제분리는 사람들간의 거리와 어느정도 일체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고슴도치의 딜레마와 같이….)

아들러의 심리학이라고 특이하거나 획기적인 내용은 없다.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로서는…그 시대엔 어땠는지 몰라도)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인터넷 등에서 봐왔던 명언이나 힐링에 관련된 내용들…
이런 떠도는 내용들에 대해서 정리가 된 느낌을 받았다.
아들러가 얘기하는 내용이 나한테 100%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마치 종교적이고 이성적인 말로만 그럴싸한 이상적인 얘기일 뿐이다…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대로 된다면 행복해지겠지라곤 생각하지만…-청년이 철학자와 대화하면서 느낀 감정과 비슷한 거 같다.)

저자가 얘기하듯 이치로의 해석이 담긴 아들러의 심리학처럼
이 책의 내용 또한 자기 나름대로 해석을 달아서 읽으면 될 것 같다.
(다만 그것이 아들러심리학을 받아들일 수 있든…없든…마치 뻔한 힐링도서를 읽고 감명받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물론 자기 해석을 달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였으면 하는 내용도 있다.
(과제분리가 특히!!…)

처음 읽으면서 굉장히 반발심이 들었다.(트라우마 때문에 특히)
하지만 다 읽고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 마치 이 심리학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책 속에 나오는 청년의 자세와 비슷했다고 생각한다.(비판 후의 수용 - 물론 난 완전히 받아들이진 않았다.)
아직도 모르겠다. 이론상으로만 얘기한 이 심리학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대로만 된다면 행복하겠지 하지만 이게 맘처럼 쉽게 되는건가?
…하지만 적어도 이 얘기대로 살아간다면 아주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들러의 말처럼 키네시스적(목표지향적)인 게 아닌 에네르게이아적(과정지향적)으로...
하지만 에네르게이아적인 모습에서 계획이라는 것을 조금 첨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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