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를 처음 탔었던 때가 9년 전쯤이다.
대학교를 진학할 때까지 스키는 커녕 그 흔한 눈썰매도 타본적 없던 내가 스키강사를 해보겠다고 강원도에 위치한 휘닉스파크에 입사했던 것이다.
사실 스키를 꼭타보고 싶다거나 강사가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저 겨울방학을 어떻게 하면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끝에 내린 선택이였고 휘닉스 파크에서 2년차까지 스키강사로 근무했다.
그러나 내 욕심은 끝이없었고 특히 대학시절에는 하루 이상의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 마냥 항상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나름 자기개발에 매진했다.
스키만 타다보니 보드가 타고싶어졌던 것이다. 그것도 엔조이보드가 아닌 자격증을 취득한 보드강사가 되고 싶어졌다.
나는 과감히 2년차 스키강사의 커리어를 잠시 덮어두고 비빌디파크에 1년차 보드 강사로 입사하기에 이른다.
많은 이들이 만류했다. 아니 지지해주는 이가 전혀없었다. 회사에서도 3년차 스키강사로 입사하면 더나은 급여와 근무조건으로 더 편하게 대우 받으면서 일할텐데 굳이 1년차 강사로 들어가 고생대비 급여도 적은 일을 왜하냐고 아쉬워했다. 그냥 스키강사하면서 보드강사교육을 받으면 어떻겠냐고 회사정책에도 없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내 대답은 노였다.
나는 지금 보드강사를 하고 싶었던 것이지 강사자격증을 갖고 싶지않았다. 아마 나를 고집불통으로 봤을 것이다.
결국 보드강사로 입사해서 일하고 스키강사 인원이 부족할 때 지원해주기로 타협했다.
1년차 보드강사..
입사 동기들은 물론 심지어 교육자보다 내가 더 나이가 많았다. 하지만 배움에는 나이가 없고 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나이 때문에 특혜받기 싫었다.
교육때는 가장 큰목소리로 대답하고 허드렛일할때도 먼저나섰다. 1년차 강사의 표본이 되고자했던 것이다. 그런 모습 때문인지 나름 존중해주는 이들이 많이 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치하게 텃새부리는 애들도 있었다. 신경이 안쓰였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런것때문에 스트레스받고 내가 하고싶은 일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1도없었다.
두달간 스노보드 강사로 일하며 번 돈은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다른 강사애들은 장비를 풀로 세팅할때 나는 최소한의 장비만 사고 렌탈데크를 이용해 레벨시험까지 치렀다.
결과는 토탈3등.
아마 개인장비가 있었더라면 그해에 레벨2까지 노려볼만한 점수로 레벨1에 합격했다.
내나름의 계획이 잘 이행되었고 그로인한 성취감이 컸기에 무리하지않고 퇴사 후 다음 계획을 실행에 옮겨갔다.
뜬금없이 추억팔이 하고 있는데 너무 사서 고생한 것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사서 고생마저도 행복했을 꺼라고 믿는다.
좋은 추억.
릴렉스, 힐링할 때 이만큼 좋은 것이 또있을까
지나간 추억보다 앞으로 만들 추억거리들이 풍성한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