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미언님들. 안녕하세요. 가입한지는 어언 6개월이 되가지만, 뉴비나 다름 없는 @hyeongjoongyoon입니다.(아이디를 그냥 이름으로 했는데, 넘 길군요;;) 글은 몇 개 쓰지 않았어도 눈팅은 꽤 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저보다 늦게 가입한 언론사 기자들의 글이 스팀잇 안에서 큰 화제를 모을 때나, 제가 나름대로 신경써서 쓴 글이 조회수가 꽤 나오는데도 보팅 단 1표에 빵원짜리가 될 때, 약간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꾸준히 활동을 안 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잘 적응하기 어려운 곳인가'라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스팀은 외부 인기스타보다 충실한 내부 구성원을 원한다
스팀잇을 조금 살펴보니 나름의 이유가 있더군요. 제가 제 소속 언론사를 밝히고서 이 곳에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고,이 곳의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지 않았으며, 간혹 이 곳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해 조회수가 올라가긴 했어도 스팀잇 내부에서 인정 받지 못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스팀잇의 백서를 보면 소개(Introduction)에 '스팀의 구조를 안내하는 데 있어 주로 사용되는 핵심 원칙들'(some key principles that have been used to guide the design of steem) 중에 세 번째가 '커뮤니티는 그 구성원들을 위한 상품을 생산한다'(the community produces products to serve its members)입니다. 또 이런 원칙이 적용되는 신용협동조합, 식품협동조합 등에서도 생산하는 상품을 커뮤니티 바깥의 소비자 보다는 구성원들에게 판매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mechuriya님이 연재하는 글을 읽고 난 이후 스팀잇 백서를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음을 밝힙니다)
한 마디로 제가 스팀잇에서 물건을 만들어 외부 커뮤니티인 페이스북에다 팔고 있던 거죠.(그러니까 아무도 나에게 보팅을 안해주지;;) 언제까지 저커버그를 위해 무료봉사를 할 건지 참.. 이 커뮤니티에 좀 더 충실하고자, 제 소속과 저 자신도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한겨레신문사 윤형중 기자입니다. 조만간 한겨레가 창간할 블록체인 전문매체에서 활동할 예정입니다. 이 부분은 조만간 다시 공식적으로 알리도록 할게요.
저는 블록체인 매체 창간 전에도 <한겨레신문>과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등을 주제로 몇 차례 기사를 썼고, <한겨레티브이>에도 출연해 블록체인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콘텐츠 링크
한겨레신문 '박수용 교수 인터뷰 "ICO 전면금지…4차 산업혁명 싹 자르는 꼴'
http://www.hani.co.kr/arti/economy/it/815065.html#csidxe8fb8b5cea04bdfa9607eb80b6c5d0e
한겨레21 '광란의 질주, 비트코인 투기의 끝엔 뭐가 있을까'
http://h21.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44625.html
한겨레TV '박주민 송채경화의 법발의바리15- 비트코인 in 블록체인 - 암호화폐의 모든 것'
스팀잇은 화폐 이외의 첫 블록체인 범용서비스
블록체인을 접하면서 정말 새로운 세상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언론인이다보니, 의식적으로 낙관론과 비관론을 넘나들며 이 분야를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블록체인이 미래 사회, 특히 비즈니스의 세계를 혁신할 가능성이 높다고는 보고 있지만, 정말 그럴까요?
사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저장 및 공유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우리가 체감하는 서비스로 접하기가 어렵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블록체인은 미래 사회의 인터넷 구조를 '서버-클라이언트'에서 '분산형 분권형'으로 바꿀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문제는 우리의 삶에 그 '분산형 새로운 인터넷'이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그 변화가 의미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거죠.
그래서 더욱 스팀잇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서비스로 우리가 체감하는 블록체인의 실증사례가 바로 스팀잇이고, 지난해 12월에 가입자가 50만명에서 올해 3월에 벌써 80만명을 돌파하는 등 회원수도 빠르게 늘고 있었습니다. 블로깅 서비스인 스팀잇에 이어 영상 서비스인 디튜브도 나왔습니다. 암호화폐와 분산 애플리케이션 등 블록체인이 적용됐을 뿐 아니라 '블록체인을 경험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바로 스팀잇었던거죠.
인터넷을 경험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브라우저'였고, 스마트폰을 경험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메신저'였듯,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을 경험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매우 중요합니다. 게다가 새로운 기술은 기존의 사회 문제를 개선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사업모델을 제시해야 의미가 있는데, 스팀잇이 그 의미에 상당히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스팀잇의 구조와 사례를 좀 더 대중적으로 풀어서 알리면, '국내에도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서비스가 다양하게 개발되는데 기여할 수도 있지 않을까'(사실 이것이 한겨레가 블록체인 전문매체를 창간하는 이유입니다)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미투에 밀린 스팀잇, 하지만 미투를 지지한다
사실 한겨레21은 새해에 한 번쯤은 블록체인을 다룰 계획이었습니다. 한겨레21의 담당 기자와 제가 어떤 식으로 블록체인을 다룰까 고민하며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구상했고, 올해 1월 말에 이왕 블록체인을 다룰거면 주제를 세부적으로 좁혀 '스팀잇만 집중적으로 다뤄보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설 연휴 이전에 스팀잇을 한겨레21의 커버스토리로 내려 했으나, 당시에 상당히 뜨거운 미투에 밀렸습니다. '커버스토리'(표지기사)가 아닐거면, 다음 기회에 기사를 내자는 생각으로 타이밍을 보고 있었는데요. 이번 주에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고발하는 jtbc 보도가 나오고서 다시 한번 '커버스토리'에서 '특집'으로 기사 규모가 줄었습니다. 미투운동이 워낙 뜨겁기 때문이죠.(이 글에선 곁가지지만 전 당연히 미투를 지지합니다)
저는 결제수단 이외의 세계 첫 범용 블록체인 서비스인 스팀잇을 집중 조명하는 시사주간지가 한겨레21이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요. 우리가 좀 타이밍을 재던 사이에 스팀잇을 잘 소개하는 좋은 기사들이 많이 나와, 좀 뒷북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린 스팀잇을 단순 소개하는 기사가 아니라, 스팀잇을 활용하는 사람들을 취재하여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의 미래 스팀잇'(변지민 기자 작성), 백서와 창업자 인터뷰를 통해 스팀잇의 구조와 정신 등을 분석한 '아직도 저커버그 위해 무료봉사 합니까'(제가 작성), 스팀잇의 유일한 한국인 증인 인터뷰 "사용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증인이 살아남는다"(박근모 기자 작성) 등 총 3개의 기사를 잡지에 실었습니다. 한겨레21에선 총 9페이지 분량입니다.
주간지인지라 기사는 온라인에 다소 늦게 올라갑니다. 제가 이 곳에서 스팀 백서의 내용을 차차 설명하겠지만, 한겨레21의 기사도 많이 봐주시기 바랍니다. 저널리즘의 경제적 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요즘, 블록체인이 저널리즘을 구할 수 있을지도 제 주된 관심사이지만, 당장은 이 곳의 여러분들이 한겨레21을 봐주시는 것이 '긴급 수혈'만큼 요긴한 일입니다. 한겨레21엔 변지민 기자처럼 좋은 기자들이 많습니다.
고지사항(disclaimer). 저는 스팀잇에 글을 써서 얻은 스팀, 스팀달러, 스팀파워(제 지갑을 누구나 조회 가능) 이외에 스팀 관련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글과 스팀잇을 다룬 제 기사는 저의 암호화폐 자산 보유 내역과 이해관계가 섞이지 않음을 약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