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을 위해 쓰는 편지 16. 자전거 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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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재주가 만사는 아니다. 그저 그때 필요한 일을 해결할 수 있으면 되는 것 같다. 지금 내게 필요한 능력은 자전거 바퀴를 갈아 끼울 수 있는 것이다.

부대 내 대부분의 자전거가 망가진 채 방치되어있다. 멀쩡하게 굴러가는 자전거가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다. 고치는 방법도 모르고 고칠 생각도 하지 않는다. 나도 처음 1년 가까이 망가진 자전거가 그림의 떡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1년도 더된 사건이다. 휴가나간 날 자전거를 타다가 바퀴를 터뜨렸다. 쇳조각을 밟은 것이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자전거 수리점에 갔다. 이전에도 유리조각을 밟고 바퀴를 터뜨린 적이 있었으나 그때는 어머니가 자전거를 맡겨 자전거 튜브교체과정을 보지 못했다.

너무 쉬웠다. 육각암나사를 풀고, 자전거타이어를 벗겨 튜브를 꺼낸다. 그 뒤 새 튜브를 넣고, 타이어를 다시 감싸면 된다.

휴가복귀 후, 자전거 바퀴 크기를 확인한 했다. 역시 가장 대중적인 26cm바퀴였다. 면회 때 받은 튜브를 들고, 들뜬 마음으로 친구 한 명과 자전거를 고치러갔다. 참담했다. 장장 네 시간 동안 육각암나사하나 풀지 못했다. 윤활유를 뿌리고 망치로 한 대 때리면 살살 풀린다는 것을 몰랐다. 이뿐이 아니었다. 자전거 타이어 벗기는 방법, 튜브를 다시 넣는 방법, 기어뭉텅이를 다시 거는 방법 하나하나 실패를 거듭하며 터득하다보니 처음 한 대를 고치는 데만 며칠이 걸렸다. (나중에 알았는데, 유투브 등에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 그 뒤로도 자전거를 10대 가량 고쳐 이제는 부품만 있다면, 자전거 한 대를 고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고생을 해도, 시도하면 되더라. 그래서 시작이 반이라고 하나보다. 그렇다고 동생아 네 군생활이 절반한건 아니다. 그건 이제 시작이야.

새로운 친구가 자전거 바퀴축을 부러뜨렸다. 오늘도 자전거 고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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