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을 위해 쓰는 편지 20. 안했던 일 처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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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자전거를 고치겠다고 해놓고 자전거를 고치지 않았다. 생각보다 해가 빨리 진다. 겨울이 다가오기는 하나보다. 다음날은 자전거 주인이 휴갈 나갔다. 고치는 것을 도와 달라 해 놓고 말도 없이 휴가를 나가버렸다.

방치해둔 자전거를 오늘 손봤다. 축이 부러진 채 방치된 터라 뒷바퀴 프레임이 휘었다. 운이 좋지 않으면 바퀴살이 브레이크에 물리게 된다. 일다 고치기로 했다. 축나사부터 말썽이었다. 축이 부러져 육각암나사가 헛돌았다. 토크렌치가 있었으면 어떻게든 가능할 텐데, 장비라곤 몽키스페너 밖에 없다. 얼마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축이 헛돌기 시작하면 방도가 없다.

이럴 땐 잔머리가 잘 돌아 간다. 망치로 때려서 바퀴축을 빼냈다. 한 10분 망치로 때리니 바퀴축이 서서히 밀리며 빠져나왔다. 바퀴축이 부러졌으나 튜브는 살아 있었다. 다행이다. 망가진 자전거에서 바퀴살을 구해 바퀴 교체를 시작했다. 바퀴교체는 무난히 끝났다. 문제는 밸브였다. 밸브가 삭아있었다. 밸브도 망가진 자전거에서 교체해 쓴다. 새로 만든 바퀴를 자전거에 연결한다. 다행이 바퀴살이 브레이크에 물리지는 않는다.

이렇게 만든 자전거는 기어변경이 안 된다. 와이어가 늘어난 탓이다. 심지어 브레이크도 잘 잡히지 않는다. 과속은 금물이다. 굴러가기만 하면 다행이다.

오늘 고친 자전거를 동생이 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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