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을 위해 쓰는 편지 7. 아버지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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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내가 전문직 또는 공직에 있으면 한다. 공무원이 좋은 직업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부모가 제 자식에게 안 좋은 것을 권할 리는 없다. 오히려 당신들이 아는 최상의 것만을 자식에게 알려주고 싶어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갈등이 나타나는 것은 부모역시 이러한 대화에 미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의 삶에서 직업의 꽃은 공무원이었나 보다.

꽃. 착각이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아버지의 삶에서 꽃이라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던 것 같다. 공무원은 아버지의 삶의 무게를 의미한다. 밥벌이를 해야 할 나이가 다가오니, 아버지에게 메여있는 짐이 점점 커져만 보인다. 아버지는 쉼터 하나가 없었기에 고단한 삶을 사셨고, 아들에게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의지할 수 있는 쉼터가 있기를 바라시는 것 같다.

동생이 여행을 떠나기 전 아버지와 많이 다투었다. 그 싸움은 전면전이 아니라 냉전이었다. 매일 같이 말없이 다투는 수많은 부자들과 다른 이유로 싸운 게 아니었다. 싸우면서도 수많은 부자들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 않을까한다. 물론 결과는 평범하지 않았다. 동생은 쫓겨나듯 집을 나섰다. 그리고 그 여행을 떠난 것이었다. 동생이 이제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아버지에게도 동생에 대한 믿음이 생기지 않았을까 한다.

아버지가 동생을 이제 놔주기를, 동생이 아버지께 믿음을 심어주기를 바란다.

나부터 동생을 믿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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