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ICO 투자의 원칙 ; 최소한의 개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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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아마겟돈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지구로 향하는 거대운석을 파괴하기 위해 최고의 원유 채굴기술자들로 팀을 꾸려 우주로 보낸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마이클 베이라는 스타감독이 철저히 흥행에 맞춰 제작된 영화로 흥행여부와 상관없이 비평가들의 평가는 매우 좋지 않았던걸로 기억합니다. 나무위키의 영화소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더군요.

흥행에서는 승리했지만 최소한의 아귀도 안맞는 스토리나 오버스러운 연출 덕에 비평가들에게는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 엔딩 스텝롤 맨 끝에서도 "NASA는 영화에서 연출된 장면이나 캐릭터의 행동에 대해 공식적으로 지지를 표한 적이 없습니다"는 변명 아닌 변명이 수록되었을 정도. NASA에서는 관리 부서 직원 훈련용으로 영화를 틀어준 후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몇개나 있는지 찾아보라고 시험용으로 쓰인다. 현재까지 최고 기록은 168가지(...) 경우라고.

이런 문제를 비판했던 국내 비평가의 말중에 제 기억에 오래 남은 것이 있습니다.

과연 NASA 우주인들에게 채굴을 가르치는것과 원유채굴기술자에게 우주비행을 가르치는것 어떤것이 쉬울까?



사건이 현실화될 수 있는 확실성의 정도 또는 가능성의 정도를 개연성이라고 합니다. 아마겟돈의 경우는 흥미로운 스토리를 짜내느라 기본적인 개연성이 퇴색된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원유채굴기술자를 무시하는게 아니라 누가봐도 우주비행사가 채굴기술을 배우는게 그 반대보다 성공가능성이 높고 효율적이겠죠.

이것은 어떤 업무능력이 더 희소성이 있냐에 관한 논점을 말해줍니다. 좋던 싫던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더 희소성있는 전문가가 있습니다.




희소성에 관해서 이야기 해 봅시다. ICO하려는 업체에서 가장 희소성 높은 자원이 뭘까요?


바로 블록체인을 다룰 수 있는 전문가입니다. 코인마켓캡에 가서 시총 상위의 암호화폐를 확인해 보십시오. 제대로 작동하고 있고 장래성 있는 코인은 모두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들어낸것입니다.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기회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전문성이 없다면 자신의 사업모델을 자랑하는 모든 ICO는 사기꾼이거나 떠벌이들입니다.

한마디로 의사도 아닌자가 수술하겠다고 하는겁니다. 아니면 의사를 고용해서 병원을 만든 다음 수술을 받게 해 주겠다는 거죠.

상식적으로 능력있는 의사가 직접 병원을 차리지 왜 의사도 아닌사람에게 고용되겠습니까. 그렇게 고용된다고 해도 얼마나 열심히 일하겠습니까. 얼마나 오랫동안 한 병원에서 일하겠습니까..

결국 그런 병원은 능력이 딸리는 의사가 열정없이 단기간 일하는곳이 될겁니다. 그러면 또 다른 의사를 구인하느라 진료의 연속성과 일관성이 떨어지겠죠.

위 글의 의사를 블록체인관련 엔지니어로 바꿔보십시오.



그런 면에서 ICO를 진행하는 모든곳에서 유의해서 봐야 할 것은 창업자가 정말 블록체인을 다룰 수 있는 공학자인가입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2000년대 IT버블때 보험판매왕 부터 증권이나 은행에서 일하던 사람까지 돈의 논리로만 가득한 사람들이 급조해낸 회사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IT만 붙으면 투자자금이 몰리니 돈냄새를 따라 온 사람들입니다. 우선 멋진 이야기를 풀어내 놓고 IT전문가를 고용해서 뭔가를 해보겠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대체로 말빨이 셉니다. 돈의 논리에 익숙한 사람들은 비전보다 이익에 익숙합니다. 허세부리고 과장광고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사람들입니다.

IT 버블이 꺼질 때, 제일먼저 터져나간게 이런 회사들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한개도 없을겁니다.




오늘 코인판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한 ICO에 관한 광고성 글이 한바닥을 꽉 채우고 있었습니다.

직관적으로 "아 이건 국산코인이고 금융 관련자들이 돈 냄새를 쫒아온 것이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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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자신의 능력을 믿는 사람들은 코인판 같은 곳에서 이렇게 하지 않을겁니다. 전 세계에서 투자를 받는게 ICO인데 뭐가 아쉬워서 국내에서 이렇게 할까요?





창립자들은 역시나 한국인들이고 반복적으로 '올리펀딩' 과 '펀다'라는 이름이 나옵니다.
한번 확인해 봤습니다.



좋게말하면 대부업이고 않좋게 말하면 사채업이네요. 이율이 15%에 육박하는 카드빚수준입니다. 채무자의 카드매출을 먼저 수취해서 상환금을 떼어 놓는다는건 악랄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옆에 유니온 브이앤씨는 뭐하는 회사일까요?

광학장비를 팔던 회사입니다.




위 창업자들 중에 누가 블록체인 & IT 전문가로 보이시나요?

금융-대부업은 꼭 필요합니다. 고이율의 대부업을 좋다 나쁘다 말하는게 아닙니다. 이들은 금융업자이지 IT공학자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위 창업자들은 냉정하게 말하면 돈놀이하던 사람들입니다. 돈의 속성을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자신들의 사업에 요즘 핫한 블록체인을 입히면 큰 돈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걸 간파한 사람들입니다.

이미 P2P금융과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선도 기업들 간의 적극적 협력을 통해 전 세계의 투자자와 차입자 간 '혁신적인' 자본의 이동을 제공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지금 하던 사업에 블록체인을 입히겠다는 말이네요.

한국에서 돈놀이 하는거야 그렇다 쳐도 전세계를 상대로 투자와 자본이동이 자유로워 지려면 아직 한참 있어야 할겁니다. 아니면 영원히 불가능할수도 있겠네요.

그때까지 실패를 각오하고 장기적 안목으로 꾸준한 개발과 투자를 하려면 "이익"이 아니라 "비전"에 이끌리는 사람들이어야합니다. 직업과 정체성이 IT공학자여야 합니다.

위의 돈장사하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로 보이시나요?


시간 되면 위 ICO에 대해서 깊게 파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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