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처음 보는 분을 위해 당분간 이 멘트는 계속 달아 놓으려고 하니, 두 번째부터는 이 문단을 생략하시고 읽어주세요. 내용은 경어를 생략하니 양해 바랍니다. 또한 사견일 뿐이며, 투자권유 글은 절대 아닙니다. 시황은 늘 변합니다.
자산 간 상호 연관성이 높은 금융시장에서 다른 자산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것은 거시적 시각에서도, 미시적 대응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채권시장은 금리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고, 금리변화의 주된 요인은 경기이기 때문에 늘 경제동향에 집중하고 있어서 기업실적의 영향을 받는 주식시장보다는 중장기로는 대체로 선행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게 마련이지요.
가장 거대한 자산군인 채권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주식/환율시장에서 큰 안목을 주며, 결과적으로 코인시장을 더 깊게 이해하는 데도 유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새는 채권ETF도 꽤 거래되고 있기에 특히 자산간 배분을 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는 경우에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자산이 커질수록 소위 “부자들의 자산”이라는 채권에도 점점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겠지요.
이런 측면에서 기본적인 내용을 기본/중급/고급편으로 나누어 생각나는 대로 종종 올릴 계획이고, 소재가 바닥날 때면 시황/에피소드도 가끔 올려볼까 합니다. 그럴싸한 분석보다는 실무 입장에서 현실적인 내용으로 다루려 합니다. 특별한 건 아니지만 새로운 컨텐츠라는 측면에서 관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시리즈의 전편 글
국채선물의 개요, 운용전략 및 개인 입장에서의 활용 1/2
국채선물의 주요 운용전략
기본적으로 코스피선물처럼 1) 방향성 투기거래, 2) 이론가와의 괴리를 노리는 차익거래, 3) 월물간 스프레드 거래가 가능하고, 그에 더해 4) 커브(Yield curve) 트레이딩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각각을 살펴보자. 코스피선물옵션을 하는 사람이라면 2), 3)은 슬쩍 보고 주로 1), 4) 를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1) 방향성 투기거래
메인 전략으로, 매수(Long)/매도(Short) 포지션을 취함으로써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국채선물의 바스켓채권, 손익계산에 대해서는 전편에서 다루었다.
바스켓채권들의 금리가 하락(상승)할 것 같다(=채권가격이 상승(하락)할 것 같다)면, 국채선물을 매수(매도)한다.
금리변동의 본질은 경기 펀더멘덜 변화에 기인한다. 다양한 요인이 복합 작용하고 시장참여자들의 상황 판단도 다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는 다른 움직임이 자주 보이지만, 길게보면 경기 펀더멘털에 좌우되기 마련이다. 금리변동요인을 하나하나 다루는 것은 책 한권으로도 모자랄 수 있어 각자의 역량이 필요한 부분이다. (간단히 요약해서 포스팅 예정)
대체로 주식과 채권은 역관계를 보이는 점을 활용하면 국채선물 방향성 거래가 좀 더 쉽게 가능하다.
단, 주의점은 리스크 오프(Risk Off) 상황에서는 일시적으로 이 기재가 거의 작동되지 않는다는 점이다.기축통화가 없는 신흥국들 대부분의 문제긴 하나, 지정학적 위험 부각 / 선진국으로의 자본 이탈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이슈가 생겨날 경우 원달러 환율의 급등 우려가 부각되면서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환율이 올라설 경우 경기와는 무관하게 모든 금융자산이 폭락할 수 있다. 이때는 코스피선물, 국채선물 모두 폭락하는데, 평소라면 주식 급락은 채권에 호재이지만 이때만큼은 어쩔 수 없다. 물론 근래에는 대체로 장기투자를 하는 해외기관자금이 많아져 예전보다는 일정 환율까지는 잘 견디는 편이고, 임계점 이후의 폭락세도 완화되는 추세에 있긴 하다. Risk off 장으로 변했다는 분위기를 빠르게 느끼지 못하면, 힘들게 번 수익을 손쉽게 헌납할 수가 있으니 꼭 주의해야 한다.
2) 차익거래
코스피선물의 경우 이론가 / 현재가와의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가 주로 차익 프로그램매매라는 형태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국채선물의 경우에도 기관의 경우 차익거래를 꽤 하고 있다.
이론가와의 괴리에 따른 차익이 각종 차익거래 비용보다 크다면, 시도해볼만 한 것이다.
저평가(고평가)되어 있는 국채선물을 사고(팔고), 그 평가금액만큼 바스켓채권을 대차매도(매수)해놓고 저평가(고평가)가 해소되면 반대거래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사실 바스켓주식을 한번에 매수할 수 있는 ETF나 시스템이 발달한 주식과 달리, 채권은 국채거래 시스템이 있지만 여전히 장외거래가 많고 중개인을 거치는 경우도 많아서 지수선물처럼 프로그램만으로 간단하게 차익거래를 시도하기가 어렵다. 이론은 같지만 실제로는 사람 손을 많이 거치게 되어 자연히 관련 비용이 상승하여 주식보다 차익거래에 요구하는 기대수익률을 높게 잡는다.
사실 차익거래라는 것이 완전한 무위험이 아니고, 여전히 베이시스(Basis)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므로, 단타성 차익거래는 사실상 방향성 투기거래에 가까워지기도 한다(장을 좋게 보니까 백워데이션 상태에서 매도차익거래에 진입하는 등으로). 그러나 일시적 이벤트로 그런 좋은 포지션을 잡은 경우는 드물기에, 대체로 거의 만기까지 보유해야 이익을 볼 수 있다. 방향성 거래의 수익을 감안하면 차익거래에 소요되는 기간에 대한 (보이지 않는) 기회비용도 적지 않기 때문에, 차익거래를 정식으로 진입할때는 아예 규모를 많이 키워 큰 수익을 추구하기도 한다.
주식시장의 경우 콘탱고, 백워데이션이 자주 교차되어 발생하지만, 채권시장은 대체로 백워데이션 (=채권용어로는 "저평")상태일 때가 많다는 특징이 있어 국채선물 매수 + 현물채권 매도 형태의 차익거래가 대체로 많이 일어난다.
3) 스프레드 거래
만기 무렵에 가면 근월물 이외에도 원월물 거래가 활성화되며 스프레드 거래가 많아진다. 단, 코스피선물 대비 스프레드의 방향성을 노리는 거래는 많지 않다. 원월물 장세 예측보다는 단기 수급적 요인으로 스프레드 변화가 심한 편이라 예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편에서 보았듯 기본적으로 외국인은 매수잔량이 많고 금융투자는 매도잔량이 많게 되어 있다. 이것을 이월(=롤오버, Roll Over)하기 위한 스프레드 거래가 주로 많은데, 선물 포지션이 많은 특정 기관(아무래도 대형 기관)이 언제 스프레드 거래로 롤오버를 하는가에 따라 당일 스프레드가 많이 좌우되기도 한다.
4) 커브(=수익률곡선, Yield curve) 트레이딩
이는 코스피선물에는 없는 것으로, 국채선물은 3년선물/10년선물 2종류로 거래되기 때문에 가능하며, 방향성 거래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마음으로 중장기로 대응해 나갈 수 있다. 장세 예측에 따라 아래 4가지(국채선물만으로는 사실 2가지로 더 쉬워짐)의 전략 구사가 가능하다.
대략적인 현재 금리기간구조가 그림의 검은색 실선을 띠고 있다고 가정하자.
(3년 금리 2.2% / 10년 금리 2.6%/ 10-3년 금리 스프레드 40bp(0.4%))
구분 | 전략명칭 | 3년 금리 | 10년 금리 | 10-3년 금리 스프레드 |
---|---|---|---|---|
- | 현재 | 2.2 | 2.6 | 40 |
강세 | 불 플래트닝 | 2.0 | 2.2 | 20 |
강세 | 불 스티프닝 | 2.0 | 2.5 | 50 |
약세 | 베어 플래트닝 | 2.4 | 2.7 | 30 |
약세 | 베어 스티프닝 | 2.4 | 3.0 | 60 |
금리가 하락(=국채선물 가격상승)하는 강세장의 경우는 두 가지다. 3년금리가 더 하락할 수도 있고 10년금리가 더 하락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위험과 수익 간 상충(Trade-off) 관계를 고려시 장기금리인 10년금리의 변동폭이 더 큰 것이 원칙에 가깝지만, 처한 경제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다르게 움직일 때도 많다.
10년금리가 더 하락하여 10-3년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경우(예시에서는 40bp에서 20bp로)를 불 플래트닝(Bull Flattening)이라 하며, 강세장이면서 금리 기간구조(=커브, 수익률곡선) 그래프가 위와 같이 좀 더 평평하게 누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장기물 금리가 덜 하락하면서(예시에서는 40bp에서 50bp로) 그래프가 좀 더 날카롭게 서는 경우를 불 스티프닝(Bull steepening)이라 한다. 약세장의 경우에도 Bull 이 Bear 로 바뀔뿐 10-3년 금리 스프레드 변화에 따라 커브는 플래트닝이냐 스티프닝이냐로 나뉜다.
4가지 상황에 대비한 커브 트레이딩을 위해서는 어떤 포지션을 짜야할까? 채권현물 포트폴리오가 함께 있다면 4가지 상황마다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하지만, 선물만을 거래하는 경우에는 2가지로 줄어들어 더욱 좋다. 금리가 하락하든 상승하든 10-3년 금리의 스프레드는 축소되거나 확대되는 2가지 경우 밖에 없다.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인지 축소할 것인지를 더 집중적으로 연구해서 포지션을 짜면 된다.
구분 | 3년선물 | 10년선물 |
---|---|---|
바스켓채권 수정듀레이션 | 2.8 | 8.1 |
손익민감도 같은 계약 수 | 2.892 = 8.1 / 2.8 | 1 |
(자료 : 4/10기준. 삼성선물)
위 표를 보면, 3년선물 2.892개가 대략 10년선물 1개와 손익민감도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3년선물 2.892개를 매도하고 10년선물 1개를 사면 3년/10년 금리변동폭이 같다는 전제하에서는 손익이 0에 가깝게 되는 것이다. (선물은 바스켓현물채권금리 변동폭과 꼭 같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가령, 커브 트레이딩을 하려는 투자자가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고 가정해보자. 그 투자자의 눈에는 현재 금리인상 기대로 금리가 최근 과하게 올랐으나 실제 금리인상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사실 선거를 앞두고 금리를 움직인 역사도 거의 없다.하지만, 경기 자체는 크게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회복 끝자락인 듯 하며 조만간 경기가 하방으로 턴할 것 같은 느낌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 예상이 맞다면, 금리는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이나, 비록 시점은 좀 멀다 하더라도 기준금리인상 우려가 살아있기에 단기금리는 상대적으로 덜 내리고, 경기펀더멘덜에 크게 좌우되는 장기물인 10년 금리가 더 내려갈 것이다. 이때는 불 플래트닝 전략이 적당하다.
3년 선물 29계약을 매도하고, 10년 선물 10계약을 매수하여 지켜본다. 예상대로 금리는 하락했고, 10-3년 금리 스프레드는 40bp(0.4%)에서 20bp(0.2%)로 크게 하락했다. 3년선물은 61틱 상승하고, 10년선물은 360틱이 상승했다고 가정해보면,
10년선물에서 360틱 * 10계약 = 3,600만원 이익,
3년선물에서 -61틱 * 29계약 = 1,769만원 손실,
결과적으로 전체 포지션 상으로는 3,600 - 1,769 = 1,831만원의 이익을 보게 되었다.
전편에서 직관적 이해를 위해 금리 1bp(0.01%) 변화당 3년선물은 3틱, 10년 선물은 9틱 움직인다고 보라 했지만, 위 표에서처럼 수정듀레이션을 기준으로 2.9대 1로 좀 더 정확하게 민감도를 맞추어서 계약 수를 29대 10으로 맞추면 좀 더 방향성 변화로 인한 오차 없이 순수하게 스프레드 변화에 의한 손익만 나오게 된다.
투자자의 예상과 달리 금리가 전체적으로 상승하더라도, 경기하방요인은 맞추어서 장기금리의 상승폭이 더 적었다면 적어도 플래트닝은 맞춘 셈이 된다.따라서 금리방향성 예측이 틀리더라도 스프레드 변화 예측만 맞으면 어느 정도 수익이 날 수도 있다. 다른 비유긴 하나 주식시장에서 지수예측은 틀려도 차화정이든 IT든 바이오든 테마의 시류를 잘 맞추면 수익을 낼 수 있지 않은가? 물론 채권도 국채/은행채/회사채 등 섹터가 구분되어 있으므로 채권커브와 주식섹터를 비유하는 것은 좀 어패가 있긴 하다.
반대로 경기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일 경우 커브가 선다(스티프닝된다). 따라서 이럴 때는 베어 스티프닝 전략이 좋다. 손익민감도를 맞추어서 3년선물을 매수하고 10년선물을 매도하는 것이다. 역시 경기회복은 요원하더라도 일시적으로 커브가 선다면 수익은 난다.
만기 혹은 장기까지 가져갈 포지션이라면 진입 시점에서 각 선물의 이론가와의 괴리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만기에 가면 그 괴리가 해소되기 때문에 애초의 전략과는 무관하게 그만큼 자연히 손익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3년선물의 백워데이션(=저평) 정도가 3틱일 경우, 10년선물은 대략 9틱 정도면 자연 상쇄되나, 10년선물이 0틱 상태라면 3년선물매도 + 10년선물매수 포지션을 만기까지 끌고갈 시 3년선물에서 기본적으로 3틱 손해를 보게 된다. 반대의 경우로 3년선물 저평이 0틱이고, 10년선물 저평은 5틱이라면 그 5틱만큼은 안전마진 개념으로 보너스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이 부분도 점검하여 커브 거래를 진입하면 좀 더 정확하다.
또한, 1) 방향성 거래의 유의사항처럼 Risk Off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일반론과는 다르게 경기의 다운리스크 속에서도 모든 금융자산 폭락시는 장기채권도 폭락(금리 급등)하면서 커브가 스티프닝 될 수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개인의 국채선물 활용
파생경험이 있는 투자자라면 자신의 여러 경험을 녹여서 국채선물을 충분히 거래할 수 있다. 수많은 바스켓종목이 있어 다 보기가 힘든데다가, 삼성전자의 영향이 너무 큰 코스피선물과 달리 국채선물은 바스켓채권도 몇 개 안되고 사실상 금리변화와 커브스프레드 변화의 예상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깔끔한 면도 있다. 그러나 hts로는 뉴스 이외에 채권 현물 시장의 빠른 정보를 접하기 힘든 면이 있다.아무래도 주식시장보다 개인에게 떨어지는 정보가 적은 시장이긴 하다.
그래서 간단히 위 내용을 종합하여 드리면,
1. 굳이 국채선물을 거래하지 않더라도, 국채선물 창도 함께 띄워놓고 보면 지수만 볼 때보다 덜 지루할 것이고, 종종 국채선물의 좀 더 선행적인 흐름을 보고 주식시장을 이해하고 대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 뉴스에 대한 이해도도 좋아질 여지가 있다.
2. 거래를 한다면, 손익구조와 증거금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전제로, 여유 있는 자금으로 좀 긴 호흡으로 해야하며 방향성 거래와 커브 거래가 수월하다. 정보가 적은 개인 입장에서 기관의 단기적 움직임을 다 따라 잡을 수 없으므로 긴 호흡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
특히, 채권특성상 트렌드를 탈 경우 상당기간 이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역추세를 탔다가 반전을 기다리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포지션 장기보유시에는 이 점을 크게 고민해야 한다. 가끔 리스프 오프로 급변하는 장세에도 신경써야 한다.
차익/월물간 스프레드 거래는 규모/거래의 어려움 등으로 사실상 기관으로 영역으로 보는 것이 좋다.
방향성이 확실하게 보일 때는 방향성 포지션 진입이 유리하지만 등락폭이 크고 흔들리기 쉽다. 4)의 커브 거래의 경우에는 손익변동성도 방향성 거래 대비 완화되므로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으며, 방향이 틀려도 스프레드 변화만 맞으면 수익이 나는 점도 좋다. 진입시 각 선물의 이론가와의 괴리 정도를 확인하면 더욱 꼼꼼한 포지션이 된다.
좀 무거웠네요.
현황파악에 도움될수도 있는 사이트
본드웹 : http://www.bondweb.co.kr/
기재부 국고채 통합정보시스템 : http://www.ktbinfo.or.kr/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 http://www.kofiabon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