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백일


1. 내일이면 나도 스팀잇 시작한 지 백일이다. 참 숨가쁘게 달려온 나날들이다. 난 엄청 열정적인 사람이다. 뭔가 이거다 싶은거 발견하고 하기로 결정하면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하루 24시간을 오로지 그것만 생각하고 하얗게 불태운다. 그러다 남은 것 없이 다 타버리면 미련없이 버리는 스타일이다. 한마디로 무서운 사람이다.


2.남자를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다.사랑에 빠지면 물불을 안가린다. 오로지 그만 바라보고 모든 걸 쏟아붓는다. 서로가 사랑할 때는 괜찮으나 짝사랑일 경우는 참 어마무시한 결과가 나온다. 스토커가 되는거지. 그래서 첫사랑에 실패했다. 그는 나를 아마 스토커로 기억할 것이다. (나는 사랑한다고 했는데 그는 나의 넘치는 사랑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 애가 이해가 간다. 이제 갓 스물에 사랑한다고 달려드는 여자애가 당연히 부담스러웠겠지.) 몇 번의 사랑들이 다 백일을 넘기지 못했다. 나의 불타는 사랑은 언제나 두달을 넘기지 못했고 그러다 보면 백일 전엔 끝나는거다. 난 사랑에서 주체적이다. 남자가 더 사랑해야 한다 이런거 없다. 내가 사랑해야 한다.


3.지금 남편이 된 사람을 만나고 난 이 사람과도 백일을 넘기지 못할 것을 직감했다.(언제나 그렇듯이.) 그래서 만난지 백일이 되기 전에 결혼해버렸다. 결혼을 꼭 해야한다고 생각했었다.(지금이라면 안그럴거 같지만.) 한때는 후회하기도 했지만 나의 선택이고 나의 보물들을 갖게 해준 사람이라 생각하면 고맙기도 하다. 아직도 나의 사랑을 확인하려 하는걸 보면 귀엽기도 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선택이 최고라고 믿는 사람이라 날  엄청 사랑한다. 이젠 함께 나이 들어가며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가 될수 있을거 같다. 다행이다. 여행을 좋아해서 다행이고 운동을 좋아해서 다행이다. (남편은 나의 마지막 사랑이고 나는 남편의 첫사랑이다. 우린 제법 잘 어울린다.)


4.스팀잇 첫달, 둘째달에는 수익과 명성이 나의 화두였다. 명성이 얼마가 올랐고 수익이 얼마가 나왔고...하지만 100일의 화두는  사람이다. 결국 사람이었다. 글을 쓰고 생각을 나누고 감정을 나누고...내가 들어왔을 때도 하락장이었고 지금도 하락장이다. 수익으로  보면 형편없지만 (물론 가진 스파로 남들보다는 훌륭한 수익이다. 인정한다.) 이렇게 이런 공간에서 뭔가를 나눌수 있다는 것이 아직은 마음을 끈다. 이제 아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일단 첫번째 댓글을 달아야 소통의 시작이다. 보통은 바로 댓글을 달지 못한다. 탐색의 시간이 필요하다. 첨에는 보팅만 놓고 수줍게 돌아선다. 몇 번 그러다가 다른 분의 댓글에서도 자꾸 보다보면 아는 사람 같아진다. 그러다 어느날 나도 모르게 그 분의 글에 댓글을 달고 있다. 그렇게 시작한다. 너와 나 오늘부터 1일!


5. 나이 들면 무슨 재미로  살까? 하는 고민을 자주 했었다.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 나이 든 사람들의 생활은 천차만별이다. 젊어서부터 좋아하는 것을 취미로 가지고 있어야 나이 들어서도 연결되고 재미있게 살수 있다 생각한다. 각종 취미 생활도 섭렵하고 나만의 최애템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 중의 하나가 스팀잇이다. 스팀잇은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좋은 취미 생활이 되리라 생각한다. 재미있고 안심심하고 용돈도 벌고 (잘하면 연금 수준이 될지도. 스팀 가즈아!!)... 백일 후기도 결국 스팀잇 예찬으로 끝낸다. 이제 다음 1년 후기로 만나길 바란다. 진심으로.


6.글을 이렇게 옆으로 길게 쓰니 좀 잘 써보인다. 

(@mipha님 작품입니다.)

H2
H3
H4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10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