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부터 미국과 북한사이에 설전이 오가고 있다.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오간다. 우리는 그런 이야기들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어서 인지 별로 감흥이 없다. 며칠 이러다가 어떻게 정리되고 세상은 마치 아무일도 없는 것 처럼 흘러가겠지하는 생각인 듯 하다. 청와대에서 위기는 기회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다 그런 생각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유없는 낙관론이라고 하는 것이다.
세상일이 어떻게 돌아가게 될 것인지를 미리 알 수는 없다. 그것을 아무 이유없이 크게 잘못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비관론이라고 하고 별 이유없이 다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낙관론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비관론 보다는 낙관론을 지지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특히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을때, 그 과정을 변화시킬 능력이 없을때 낙관론을 가지게 된다. 반면에 그 과정에 개입할 능력이 있을때 비관론적 경향을 보인다. 지금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미국과 한국이 보여주는 행태와 정확하게 동일하다. 미국은 비관론적인 경향을 한국은 낙관론적인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대한민국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핵문제의 과정에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
지도자들은 근거없는 낙관론에 빠지면 안된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것은 일정부분 내가 어쩔 수 없지 않느냐 하는 포기하는 심정에서 나온 경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같은 필부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도자들마저 그런 상황에 빠지면 어떻게 하겠는가? 지금이라도 이런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필자가 보는 지금의 안보상황은 매우 위험하다. 북한은 자신들이 추구해온 전략의 성공 바로 일보직전에 있고 미국은 자신들의 세계전략이 가장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이런 상황이 가장 위험하다. 이런 상황에서 통상 전쟁이 일어났다.
지금 우리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나 천안함 폭침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위험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북한은 기술적으로 탄두의 궤도 재진입만 해결되면 미국 본토를 핵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된다. 반대로 미국은 북한으로 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당하게 된다.
따라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방책은 두가지 밖에 없다.
첫째는 북한이 핵능력을 완벽하게 갖추기전에 그것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제거하는 것.
두번째는 북한이 핵능력을 갖추는 것을 용인하고 그 이후의 안보상황을 그려나가는 것.
미국이 무엇을 택할 것 같은가? 첫번째는 전쟁까지도 불사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엄청난 피해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은 괴멸적 타격을 입게될 수도 있다. 이미 그 문제에 대해서는 수없이 많이 이야기한 바 있다.
두번째 북한이 핵능력을 갖추고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하는 상황이라면 한국의 운명은 북한에게 달려 있는 상황이 되기 십상이다. 그렇게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 아마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뒤에서 부추길지도 모른다. 트럼프가 대선유세간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하겠다는 이야기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문제는 미국이 북한의 핵능력을 저지하기 위해 행동을 불사할 때의 경우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안된다는 주장만 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에는 그런 주장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능력을 무력으로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가지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그 마지막 기회를 사용하느냐 안하느냐 하는 결정에 한국의 요구나 주장을 받아 들일 만큼의 여유가 없을 것이다.
지금 이상황에서 키는 여전히 중국이 쥐고 있다. 중국의 북한핵에 대한 태도가 어정쩡하다는 것은 세계가 다 알고 있다. 그것은 중국이 세계를 다루는 바로 이이제이 전략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을 활용해서 미국을 다룬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 같다. 경험은 누구에게든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강력한 요인이다. 중국은 수천년동안 합종연횡과 이이제이의 전략을 사용해왔다. 지금이라고 해서 그런 전통과 경험이 달라지지 않는다. 중국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로 가져가고 싶어 한다. 그런과정에서 북한을 이용해 미국을 견제하고 미국이 중국에게 직접적으로 압력을 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마 북한이 아니었다면 중국은 훨씬 일찍 미국의 압력을 직접 받았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중국을 직접 압박하지 못하는 것도 북한문제 때문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제 미국의 화살도 점차 중국을 향하고 있다. 중국도 뭔가 입장을 분명하게 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중국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말로 어영부영 빠져나가려고 해서는 안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지금부터 내년 전반기까지 우리는 1950년 한국전쟁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 아마도 미국이 행동을 결심한다면 준비는 지금부터 6개월 정도면 충분하다.
미국은 중국에게 보다 직접적인 압력을 가할 것이다. 만일 그것이 제대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마지막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