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8
논산 쌍계사를 포스팅한지 며칠이 지나서야 2편을 올리게 되었다. 이런 저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보니 시간이 지체되어 버렸다. 1편이 쌍계사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라면 이번은 본격적인 소개이다.
쌍계사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단연코 문살장식이다. 문살장식은 압권이다. 대웅전 전면의 문살에 각각 조금씩 다른 형태로 장식이 되어 있었다.
그중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대웅전의 가장 가운데 있는 문이다. 다른 장식보다는 정교하고 무게감이 느껴진다.
옆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찍고나니 마음에 들었다. 대웅전의 어두움 그리고 화려한 문살장식이 잘 조화를 이룬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사진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래도 마음에 드는 컷이 나오면 기분이 좋다. 이맛에 사진을 찍는 것 같다.
대웅전 좌우에도 문이 있고 그 위에 장식이 있다. 대웅전 좌우에 있는 문은 신도들이 드나드는 문이다. 정면에 있는 문은 스님들만 드나들 수 있다. 신도들이 드나들 수 있는 문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문이다. 역사가 보인다. 시간의 흐름이 고스란히 문살에 스며들어 있다. 문위의 장식이 눈에 들어왔다. 연꽃은 아니다. 무슨 꽃일까? 궁금했다. 역시 물어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초문 같기도 하다.
아무렇지도 않게 놓어 있는 주춧돌과 기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런 모습으로 어떻게 잔인한 세월을 견뎌 왔을까?
쌍계사 정면 현판의 좌우에 있는 대들보의 머리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한쪽은 황룡이 그리고 한쪽은 청룡이 그려져 있었다. 청룡은 물을 상징한다. 일전에 청룡은 용왕을 상징한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왜 절에 청룡을 새기고 그리고 했을까? 절에 화재가 나지 않도록 기원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웅전 안의 삼존불상 위에는 닫집이 있다. 닫집은 궁전이나 절에만 있다.
쌍계사의 닫집도 독특하다. 닫집의 끝 부분은 연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가운데 석가모니 불의 닫집에는 봉황과 두마리의 새가 있다. 하얀 새가 무슨새일까 물어본적이 있다. 제대로 정확하게 답변해주는 사람들이 없었다.
내눈에는 기러기 같이 보이는데 어떤 사람은 학이라고도 한다. 절에가서 물어봐도 다들 잘 모른다.
불교는 상징의 종교이다. 부처님의 손 모습도 각각 다 의미가 있고 동물들도 다 나름의 의미가 있다. 당연히 대웅전 안에 있는 흰새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흔히들 보고 지나치는 것에도 다 의미가 있다. 잘 모르는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다.
쌍계사 대웅전 안에서 볼 만한것은 대들보다. 대들보가 멋들어지게 휘어져 있다. 그리고 대들보 위에 용이 내려다 보고 있다. 대들보 위에 용이 있는 것은 그리 자주 보지 못했다. 통상 닫집 안에 용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고 보면 쌍계사는 용으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화마를 피하고 지금까지 견뎌왔는지 모른다.
고즈넉한 가을 오후 논산 쌍계사를 찾아 가보시라. 그곳에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넓은 대웅전 마당을 거닐면서 생각도 정리할 수 있다.
잘 알려진 다른 절보다 훨씬 운치있고 웅장하며 멋있지만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가 있다.
마음에 드는 시집한권과 커피를 마호병에 담아 절 구석 해가 잘드는 곳에 앉아 있으면 좋을 듯 하다.
어디서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있을까?
절 앞마당 한쪽 구석에 가을 햇살을 머금은 느티나무가 홀로 이 가을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