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0
일전에 춘천에 다녀 온 적이 있다. 일행들과 식사를 하러 갔다. 더덕정식이라고 하는데 맛이 특별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이상했다. 서울이라면 이렇게 사람이 많을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여겨졌다. 세상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식사를 하는 도중 주변을 이리 저리 살펴보았다. 어떤 특별한 점이 있기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올까?
이 식당만의 특징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두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식당의 분위기가 좋다.
들어가는 입구
식당 내부
더덕정식을 취급하는 집인데 마치 양식집처럼 분위기가 고급지다. 춘천하면 닭갈비와 막국수가 유명하다. 그래서 춘천 구경오는 사람들은 모두가 다 닭갈비와 막국수를 한번은 먹어본다. 정작 춘천사람들은 닭갈비와 막국수에 심드렁하다. 워낙 많이 먹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서울사람에게 잘알려진 닭갈비집이나 막국수집에는 잘 안가는 경향도 있다.
이집은 더덕정식을 한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다. 이집에는 관광객들보다 춘천사람들이 더 많이 온다고 한다.
이 집이 까탈스러운 춘천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분위기가 좋다. 더덕정식은 15,000원 정도하는데 그 정도 가격에 많은 반찬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아주 적절한 전략인 듯했다. 춘천만의 특징을 잘 파악한 것 같았다.
춘천은 춘천만의 특징이 있다. 춘천은 강원도청 소재지이지만 군사도시와 같은 분위기도 있다. 주변에 군부대도 많이 있다. 춘천사람들은 전라도에 못지않게 예술적 취향도 매우 높은 편이다. 군부대가 많다고 춘천사람들을 거칠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감수성들이 예민하고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높다. 관심만큼 수준도 높은 편이다.
당연히 춘천사람들은 밥을 한끼 먹어도 분위기 있는 식당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문화적 감수성이 높은 춘천사람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할 정도이다.
두 번째는 음식을 준비하고 내놓고 다시 치우는 서빙 시스템이다. 대중 음식점 답지 않게 이집은 매우 조용하다. 통상 한식집은 소란스럽다. 손님들도 시끄럽고 종업원도 시끄럽다. 그런데 이집은 매우 조용하다.
왜 그런가 했더니 종업원들이 많지가 않다. 서빙을 아줌마들이 하지 않고 어떤 총각이 카트위의 나무판위에다 상을 차려 손님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위에다 밀어서 올려놓는다. 당연히 아줌마들이 많이 없다.
그러니 식당도 소란스럽거나 바쁘지 않다. 홀에는 아줌마 한 명 정도가 간단하게 뒤처리를 하는 정도다. 아줌마하고 찾는 소리도 없다. 반찬도 충분하게 여러 가지를 많이 주기 때문에 아줌마 찾을 일도 없다.
혁신은 모든 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혁신을 하는 곳은 성공을 하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한다. 이집은 서빙시스템으로 아줌마들을 많이 고용하지 않을 수 있어서 인건비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식당하는 집들은 대부분 인건비 때문에 죽어난다. 사람구하기도 어렵고 또 일정한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이 집은 서빙시스템 살짝 바꾸는 것으로 그런 어려움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춘천사람들의 취향에 맞게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서빙 시스템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여기 저기 다니면서 성공한 곳과 실패한 곳을 찾아본다. 성공한 곳은 성공할 이유가 있었고 실패한 곳은 실패한 이유가 있었다.
이 집은 서빙시스템과 분위기 때문에 성공한 듯하다. 물론 반찬도 무지 많아서 맛에 앞서 심리적으로 기분좋게 만들어 주었다. 성공의 이유는 혁신이다. 혁신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내가 하려는 사업이 어떤 면에서 다른 곳과 구분할 수 있는 혁신을 담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냐 보통 대충 남들 하는 것처럼 해서는 백이면 백 다 실패한다. 무엇을 하든지 마찬가지다.
성공의 문은 매우 좁다. 그 문을 통과하는 길은 혁신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