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8
사실 오늘은 이런 글을 쓰려고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에 관한 글을 써보려고 했는데 최근 뉴비들이 보상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는 글이 있었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그동안 생각했던 것이 있어서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저랑 생각이 다른 분들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뉴비들이 들어와서 얼마있지 못하고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이유를 진단해주셨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의 하나가 보상의 불공정성입니다. 몇시간 동안 글을 정성들여 글을 적었지만 그냥 한번 쓱 써갈긴 글보다 보상을 적게 받는다는 것입니다. 내가 들인 공과 남이 거두어간 무성의한 글의 댓가를 비교해보면 화가 난다는 것이지요. 내용없고 무성의한 글을 쓰고도 많은 보상을 가져가는 사람들은 스팀파워를 많이 보유한 사람들이라는 것이지요.
저도 뉴비때 똑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불평을 했습니다. 저는 UI에 얼마 보상받는다고 하는 부분을 없애자는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자기글에 대한 보상만 볼 수 있고 남이 얼마나 받는지에 대한 보상은 볼 수 없도록 하자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도 문제가 많겠더군요. 엉망으로 글을 쓰고 보상을 많이 받는 불공정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자체가 없어지는 것이지요. 담합을 하던 어떤 짓을 하든 코뮤니티에서 전혀 알 수 없게 됩니다. 결국 최선의 공정성은 최대한의 정보공개에서 나온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더군요. 정보가 많이 공개되면 될수록 공정하게 되는 듯 합니다.
각설하고 가장 많은 불만이 되고 있는 글의 평가에 대한 공정함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내가 열심히 썼고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고 해서 좋은 글이 될까요? 어떤 사람은 평생을 공부하고 책을 읽어서 아는 것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능력자들은 적은 시간과 노력을 드리고도 양질의 글을 써냅니다. 내가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해서 좋은 글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문제는 내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이 아닐까요. 내가 그런 실력과 능력을 갖추었을까에 대한 끊임없는 반성과 회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무리 잘썼다고 자평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잘쓴 글이 남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을 경우는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관점을 내가 아닌 남으로 바꾸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래의 보상이 많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고래가 대충쓰고 보상을 많이 받아가는 것이 아니라 고래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상을 많이 받아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질도 높지 않고 고래도 아닌데 항상 많은 보상을 받아 가는 경우가 있으면 열이 받습니다. 그런 경우는 대부분 담합보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동안 kr코뮤니티에서 그런 문제로 시끄러웠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지만 항상 지속적으로 관찰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불의가 이곳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하겠지요.
결국 대충 쓴 고래의 글이 문제이군요. 저도 kr코뮤니티에서는 고래에 속하겠습니다. 비교적 스팀파워를 많이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너무 단도직입적이라고 하실 수 있으나 고래가 보상을 많이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고래가 되는 길은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스팀파워를 자기돈으로 사서 모으는 길입니다. 먼저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을 써서 고래가 되겠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고래가 되기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의 자본이 투자되어야 합니다.
고래들은 자신의 자본을 상당히 투자한 사람들입니다. 더구나 작년부터 투자한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손해를 감수하면서 계속 투자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런 경우에 속합니다. 올해 초에 스팀가격이 폭락했을 때 좀 사모아서 상황이 괜찮아 졌습니다만 자본이 많이 투자된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지금도 조금씩 사모으고 있습니다. 스팀잇의 미래를 보고 하는 일이지요.
고래들은 자신이 가진 보팅파워를 가지고 자신의 포스팅에 보팅을 하고 또 남의 글에도 보팅을 합니다. 지금 한국의 고래들이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의 글에만 보팅을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듯 합니다.
그리고 많은 보상을 받아 가는 고래들의 글을 보아왔는데 그렇게 수준이하의 경우는 아니더군요.
통상 수준이하의 글을 쓰면서도 담합하지 않고 보상을 많이 받는 경우는 관계를 잘 구축하는 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의 보팅파워로 상대방에게 보팅을 잘해주는 것입니다. 속칭 관리를 잘하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대충 쓰는 것 같아도 다른 사람들이 보팅을 많이 해주는 것이지요. 내가 열심히 글을 썼으니 너네들은 와서 읽고 보팅이나 해라 하는 생각으로는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합니다. 스티밋이 사회관계네트워크인 이유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좋은 글을 쓰더라도 타인과 관계를 맺지 못하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합니다.
스티밋은 많은 변화를 거쳐왔습니다. 지금껏 19번의 하드포킹을 통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왔습니다. 그중에 스팀파워를 보유하고 있는 양에 대한 보상보다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보상을 더 중요하고 비중있게 하는 하드 포킹도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스팀파워만 보유하고 있어도 상당한 정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글쓰는 것에 대한 보상이 비교적 적었지요. 지금은 글써서 받는 보상이 스팀파워를 단순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많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스무디라는 서양고래는 보팅에 대한 리워드를 많이 주어야 한다고 떠들기도 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요지는 글에 대한 보상이 불공평하다고 하지만 지금의 보상체계는 상당히 많은 개선이 이루어진 결과라는 것입니다.
제도의 불합리성은 노력을 통해 고쳐나가야 합니다. 어떤 제도도 완벽할 수 없습니다. 제도만 탓해서는 절대로 전진할 수 없습니다. 글을 써서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좋은 글을 쓰고 많은 사람들과 접촉을 유지해서 스스로 독자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스티밋은 신이 만들어낸 SNS가 아닙니다. 이기적인 인간들이 한푼이라도 벌어보겠다고 만들어낸 것입니다. 지극히 이기적인 마음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조화를 만들어 내고 거기에서 보상이 나오고 돈이 생기는 곳입니다.
내가 좋은 글을 썼는데도 불구하고 보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불평을 볼 때 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저도 처음 출발할때는 0.1달러 받기도 어려웠습니다. 내가 그러니 당신들도 그렇게 하면 됩니다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당시 쓴 글을 보니 조금 수준이 떨어지더군요. 당시에 쓴 글로 지금 보상을 받는다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무리 뉴비신세라 하더라도 지금이 그때보다 나을 것 같더군요.
즉 1년전보다 지금의 환경이 훨씬 좋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나 그때나 문제 제기의 정도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 스티밋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한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구린 UI 때문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저도 왜 이런 말도 안되는 UI를 지금껏 유지하고 있는지 왜 안고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어떻게 해라하고 하기는 어렵지만 능력자께서 여기에 대한 글을 써서 영어로 올려주신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글도 쓰다보니 늘더군요. 처음에는 분량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제는분량을 줄여나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번 쓰면 너무 길어져서 독자들의 적정 인내한계선을 넘는 듯 하거든요. 이미 넘었지요?
내가 불공평하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하고 불공평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