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6
몰락은 정점에서 비롯된다. 성공의 원인이 몰락의 씨앗이 된다.
세상일이 다 그런 것 같다.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다. 중국은 지금 정점에 다다른 것 같다. 경제도 그렇고 정치도 그렇고 군사력도 그렇다. 미국을 능가할 수 있는 국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지 오래되었다. 구매력 기준으로는 이미 미국을 초월했다고 한다.
중국의 기세는 대단하다. 오죽하면 참여정부 때에는 일부 인사들이 한미동맹보다 한중동맹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얼마전만해도 중국의 기세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느낌이 달라졌다. 중국의 위세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시진핑의 위세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전략의 방향을 바뀐다음부터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미국의 존재감이 좀 더 강해진 것 같다. 그만큼 중국의 위세도 조금 꺽인 것 같기도 하다. 필자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경제적으로도 중국은 정점에 있다. 아니 정점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중국의 경제성장정도가 이전보다 확연하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규모면에서는 여전히 대단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떨어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최근부터 중국에 대한 투자 규모가 줄어들었다.
원래 중국은 문제가 많은 나라다. 넓은 땅과 많은 민족들을 통합해 나가려니 당연히 중앙집권적인 강력한 권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권력이 집중되면 부작용이 나오는 법이다. 우리는 그런 예를 모택동시절에 보았다. 홍위병과 같은 사태는 공산주의 때문이 아니라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권력이 강화되면 될수록 반작용도 심해진다. 중앙에서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생긴다는 것이다. 권력이 강화되면 될 수록 내부 권력투쟁도 격화된다. 권력투쟁이 격화되면 결국 원심력도 더욱 강화된다. 내가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원심력이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것은 중국의 경우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중앙집권적인 국가는 모두 그런 경향을 겪게 된다. 가깝게는 소련의 붕괴이후 중앙아시아와 우크라이나 발트3국이 분리한 것이 그예이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그런 경우를 수없이 겪었다.
권력을 강화하고 좀더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그리고 권력자의 본능이다. 본능은 인간을 살게도 만들지만 죽음에 이르게도 만든다. 등소평이후 중국에서 후계체제에 관한 시스템을 유지한 것은 권력의 집중을 통한 제왕의 등장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다시금 모택동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시진핑은 스스로 다시금 모택동이 되기 위한 길에 나섰다. 앞으로 중국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중국이 오히려 지금과 같은 강력한 결집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내부 권력투쟁은 점차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진핑의 권력이 강화되고 길어지면 질수록 중국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모택동은 중국 건설이후 수없이 많은 과오에도 불구하고 공7과3이라는 평가를 받고 격하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진핑은 모택동이 아니다. 권력이 장기화되면 시진핑은 그 어떤 지도자들도 겪지 못한 불행한 운명에 처할수도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냉정하고 무섭다. 그 누구도 예외는 없다.
우리 주변에 중국과 같은 강력한 국가가 있으면 피곤하다. 그러나 앞으로 10년정도만 시진핑이 지금처럼 권력을 강화하고 장기화하면 중국은 제풀에 무너질 수도 있다.
아마 우리의 통일은 그때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시스템에 결정적인 균열이 생길때 변화의 동인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시진핑의 장기권력 장악 가능성을 필자 혼자 반기면서 속으로 웃고 있다. 이제 조금만 참으면 진짜로 중국의 정치권력이 분열하면서 한반도가 통일될 가능성도 오고 있는 것이다. 한번 기다려 보자.
인내는 최선의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