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살며 사랑하며) 아들에게 배우기, 말조심하며 살자.

201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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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완전하지 못한 존재이다.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 인품이 저절로 좋아지고 훌륭해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나이를 들어보니 절대로 그렇지가 않았다. 오히려 어릴때보다 훨씬 이기적이되고 남을 이용하려고 하고 욕심을 많이 부렸다. 나이가 들면서 나쁜짓도 더 많이 하게 된다. 어린아이가 죄짓는 경우는 없다. 모두 어른들이 죄를 짓는 것이다.

인간의 지성이란 축복이 아니고 죄를 짓도록 하는 도구인지도 모른다. 그저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순순하게 살 수 만 있다면 그것이 바로 천국일 것이다. 아담과 이브가 쫓겨 나오기전에 살았다는 곳이 바로 순수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지혜의 사과를 먹어 눈이 열리게 되면서 인간은 죄에 시달리게 된다.

너와 나를 구분하게 되고 교활한 이성이 순수함을 압도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 인간의 이성은 다른 동물보다 인간이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오히려 인간은 이성을 가짐으로써 동물보다 더 죄많은 삶을 살게된지도 모른다.

어릴때 채근담 같은 글귀를 많이 읽었다.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는 하루에 한개씩 꼭 읽고 외우도록 하셨다. 요즘들어 생각해보면 채근담은 어릴때가 아니라 나이가 들어 필요한 글인 것 같다.

제주도 여행할때 우도에서 점심을 먹게되었다. 어느 식당을 들어갔다. 그정도 되는 관광지는 어디가도 대충 먹을 만하다. 그런데 그집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나오기 뭐해서 주문을 해서 먹었다. 젊은 친구가 주인인듯 했다. 나이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은 되었던 것 같다.

주문을 하고 좀 있다가 식사가 나왔는데 정말 엉터리였다. 나는 말이 많다. 그래서 이래서 장사를 하겠냐는 둥. 젊은 놈이 생각없이 산다는 둥. 이런 저런 궁시렁을 했다. 아들 놈은 그냥 말없이 먹더니 나가자 한다.

밖에 나가자 마자 아들에게 한소리 들었다. 맛없으면 대충 나오면 되지 왜 거기서 그 친구 들을수 있는데 말이 많으냐 하는 것이다. 맛이 없고 정성이 없으면 망할 것인데 그것은 내가 알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아들에게 한마디 들었다. 내가 더 문제라고 말이다. 아무 말이나 한다고 힐난을 들었다. 어리다고만 생각했는데 나보다 더 성숙했다. 아들 놈 보기가 미안했지만 그래도 나보다 더 성숙한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말은 칼보다 더 무섭다. 아가사 크리스티 추리소설 뽀아로 경감 시리즈의 마지막이 생각난다. 뽀아로 경감은 마지막으로 연쇄 살인범을 살해하고 자살한다. 그 연쇄 살인범은 칼이나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말과 표정으로 사람을 죽인다. 그는 자기가 죽이고 싶은 사람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도록 말을 한마디 툭 던진다. 그런 과정을 통해 살인대상으로 선택된 사람이 삶에 대한 의욕과 의미를 상실하도록 만든다.

뽀아로 경감은 그런 것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그 사람을 살해하고 심장약을 먹지 않는다. 그리고 스스로 죽는다.

말이 칼보다 더 무서운 이유다. 그런데 우리는 그 무서운 흉기를 아무데서나 흔들고 다닌다. 흉기를 아무데서나 흔들고 다니면 결국 자기도 다친다.

나도 말잘못해서 다친적 많이 있다. 남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힘들게 만들었다. 그래서 내가 다쳤다. 남을 다치게 하는 만큼 나도 다치게 되더라.

MB도 외국으로 나가면서 말한마디 잘못해서 도마에 올랐다. 칼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고 말 많은 사람은 말로 망한다.

침묵은 금이라는 경구를 어릴때 부터 들었다. 그러나 제대로 지켜본 적이 없다. 이제 사회생활 끝날때 쯤 되니까 알겠다. 침묵이 금이라는 것을 말이다. 다시 사회생활하면 내 말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을까? 글쎄, 그것은 잘 모르겠다. 알고 느낀 것과 행동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니까?

그런데 말조심보다 상대방을 얼마나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을때 말이 칼보다 더 무서운 흉기가 되기 때문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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