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최영미 시인의 소란을 보면서 스팀잇을 생각하다.

2017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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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시집을 써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최영미 시인의 서교호텔 1년 거주요구로 소란이 발생했다. 필자는 그 소란을 바라 보면서 머리가 복잡했다.

최영미 시인은 1961년 생으로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미술사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당시 서울대 인문대는 운동권의 산실이었다. 당연히 최시인은 운동권에 투신했고 잡혀 다니기도 한 듯하다. 마르크스의 자본론도 번역했다. 김영민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는데 그 당시 내가 김영민이 번역한 ‘자본론 1’을 읽어보았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다. 최시인이나 나나 같은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시인은 가난하다. 시인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은 가난하다. 가난히 예술의 숙명이다. 그런데 왜 그런 길을 택했는지 모르겠다.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말이다. 어찌했든 최시인은 시와 소설의 세계에 투신했고 꾸준히 활동을 했다. 시간이 가면서 살림도 나아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모양이다.

살고 있던 월세방 주인이 월세를 올려달라고 하고 이제 그 월세를 낼 돈이 없었던 것이다. 1년간 총수입이 1300만원이 안된다고 하니 모양만 번지르르하지 도대체 무슨 삶의 품위를 영위할 수 있겠는가? 최시인은 2016년에 국세청으로부터 무주택 저소득층이 받는 근로소득 장려금을 받기도 했다. 1년에 59만 5천원이란다.

그런데 최시인이 최근에 문제의 페이스 북에 빠진 모양이다. 자신들의 독자와 페이스북으로 소통했던 모양이다. 거기에다 최근 문제가 된 포스팅을 올린 것이다. 고급 수영장이 딸린 서교호텔에 1년간 살게 해주면 평생 호텔 홍보대사를 해주겠다고 한 것이다. 미국의 작가 도로시 파커도 호텔 측에서 홍보차원에서 평생 살게 해주었다고 하면서 말이다.

아마 최시인은 반쯤은 농으로 했을 것이다. 그게 편지 풍파를 일으켜서 난리가 났다. 일부 언론은 졸라까기 시작했다. 최시인으로부터 강의를 듣고 있던 의사부부가 자신들이 호텔 값 1년을 내겠다고 하기도 했다.

나중에 최시인은 월세 방 주인이 1년간 월세를 올리지 않겠다고 해서 1년간 그대로 더 있는다는 포스팅을 페이스 북에 올렸다. 세상이 온통 시끄러워지니 평소 계급문제에 의식이 철두철미한 최시인은 SBS에다가 호텔 무료숙박요구는 실수라며 용서해달라는 방송까지 내보냈다. 정말 가지가지 한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들이 얼마이며 OECD가입국이라고 떠들고 다닌지 얼마인데 가난한 시인의 처소문제 하나로 이렇게 소란을 떨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문제는 페이스 북 때문이었다. 만일 최시인이 스팀잇을 이용했더라면 절대 그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강의 올려서 보상도 받고, 밋업도 주관해서 문학과 인생에 대해서도 강의하고 그러면 생활이 좀 나아지지 않았을까? 아마 스팀잇에 그런 포스팅을 올렸더라면 우리가 보팅해서 호텔 값 정도는 얼마라도 댓을 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가? 스팀잇 가격 지금보다 10배 올라가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 정도는. 아니 시인과 예술가 중에서 몇사람이 그런 생활을 한다는 것이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다. 우리사회가 그 정도도 수용할 수 없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최시인이 정말 꼭 그러겠다고 한 것도 아니다. 가볍게 농담하는 수준으로 이햐기 한 것이 일파만파 되어 버렸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저급한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최시인의 문제는 역설적으로 페이스 북이 지니고 있는 문제를 보여준 것이다. 무슨 문제일까? 어떤 방식으로든 페이스 북에 올라가는 글은 외부로부터 검열을 당하고 무방비하게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페이스 북은 그 과정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서 페이스 북 이용자들이 최시인 사건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했다. 페이스 북은 최시인이 일방적인 사회적 매도를 당하는데도 아무것도 하지못했다. 그것은 페이스 북 이용자들이 아무런 영향력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스팀잇에 최시인이 그런 글을 올렸는 데 언론에서 대서 특필했담변 어떤 일이 벌어질까 즉각 kr-agora에서 치열한 논쟁과 함께 보팅 세례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언론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조금 만이라도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침소봉대한다. 그래서 한번 당하면 끝장난다. 얼마 전 204번 버스 운전사 문제도 만찬가지다. 언론에서는 문제를 크게 만들 뿐이었다. 결국 그 문제를 해결한 것도 버스 운전사의 딸이 눈물 흘리며 SNS에 올린 해명 글이었다. 여러 SNS 중에서도 스팀잇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스팀잇처럼 스스로의 검토와 의견교환이 활발한 곳이 어디있겠는가? 아마 최시인이 스팀잇에 글을 올렸다가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아마 스팀잇 동지 전체가 나서서 싸웠을 것이다. 안 그런가?

그래서 말인데 스팀잇 동지중 누가 최시인에게 가서 스팀잇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가입시킬 분 안계신가? 아마 최시인은 지금처럼 당할 일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최소한 여기에 가입해서 주기적으로 글을 쓰면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최시인 정도의 지명도면 그리고 그 정도 능력이라면 스팀잇 동지 여러분들도 다들 보팅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당연히 최시인을 따라다니는 사람들도 스팀잇에 가입할 것이고 말이다. 너무 속이 보이는가? 그런데 세상 모든 일은 다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그냥 그것을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다.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라고 말이다.

서울 숲에 한다는 스팀인 홍보 사업도 스팀잇 동지들 끼리로만 하기보다는 최시인에게 한번 문구를 받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만일 최시인이 하신다고 하면 거기에 필요한 비용은 제가 낼 용의가 있다.

필자는 건강상 문제로 사람 만나기가 어렵다. 그것보다 이제 그렇게 움직일 만한 내적인 힘이 별로 없다. 나이 들면 다 그런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행동하는 젊은이들의 것인 것이다.

누가 한번 나서보실 용의가 있는 분 없으신지? 성사 시키시면 소주한잔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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