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https://steemprojects.com/)
2017년이 암호화폐와 ICO의 시대, 즉 이 암호화폐라는 것이 기존의 일부 얼리어답터들에게만 논의되던 것이 광범위한 대중레벨에서 논의되고 각 국가별로 ICO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되는 시대였다면, 2018년은 DApp의 시대, 즉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플랫폼 코인을 기반으로한 다양한 디앱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촉발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2008년 7월, 아이폰 3G가 세상에 등장하면서 대중들은 스마트폰 기계에 집중하던 시기에 개발자들은 App Store라는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에 열광하기 시작했죠. 2008년 등장할 당시 고작 500개도 되지 않던 앱스토어는 2011년 부터 수 많은 개발자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하며 App이라는 용어가 대 유행을 하기 시작했죠. "앱 개발자"라고 하면 힙해보이던 그 시기부터 소위 🐶나🐮나 모두 앱 개발에 뛰어들면서 2017년에 애플 앱스토어에는 무려 210만개 이상의 앱이 업로드 되었습니다.
지금 디앱의 세계 역시 앱스토어의 2008~2010년 모습과 유사한 상황입니다. 그당시 앱개발자 하면 모바일 앱을 뚝딱 만들어서 앱스토어에 출시하는 쿨한 모습을 상상했다면, 이제는 이더리움, 스팀 등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의 디앱을 만들어서 서비스 앞에 "Decentralised" 단어를 붙이는게 쿨해보이는 시대가 되었죠. 오늘 글에서는 이 DApp에 대해 저같은 문돌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소개해 보겠습니다.
DApp의 정의
옛 어른들이 모든 일에 항상 정의가 중요하다고 했죠. 이 힙한 단어, 디앱에 대한 정의를 우선 간략히 해보고 본문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대부분 아시다시피 DApp은 Decentralised Application의 약어인데요, 정확한 정의는 개발자 / 비개발자 티어로 나누어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개발쪽 티어로 디앱을 정의하면 백엔드 코드가 탈중앙화된 peer-to-peer network 위에서 돌아가고 (혹은 데이터 호출 및 등록을 블록체인 데이터베이스에 하고) 이를 프론트엔드에서 인터페이스로 제공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더 간결하게 얘기해서 일반적인 앱과 디앱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App = Frontend + Centralised Server
DApp = Frontend + Blockchain Server
자, 이걸 비개발자 티어로 쉽게 정의를 내려보면, 디앱은 껍떼기는 같은데 내가 앱에서 하는 각 행위들의 데이터가 중앙서버가 아닌 수많은 개별 서버로 왔다갔다 하는 앱이다... 라고 이해하면 되는거죠. 예를들어 제가 운영하는 (광고 아닙니다 ㅎㅎ) 스팀헌트를 통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스팀헌트는 "STEEM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디앱입니다. 스팀헌트의 프론트엔드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요 인터페이스가 제공됩니다.
- 제품 포스팅 (타이틀, 제품설명, 제품 이미지, 태그 등)
- 사람들이 올린 제품 포스트들 열람, 업보팅, 댓글, 리스팀 등
- 내 스팀헌트 프로필 및 다른 헌터들 프로필 보기
위 인터페이스는 프론트엔드, 즉 유저의 디바이스 상에서 제공되는 기능들이죠. 스팀헌트 유저가 1번의 액션을 하면 저 포스트의 데이터 단위인 텍스트 및 이미지가 스팀 블록체인으로 보내져서 블록에 기록됩니다. 스팀헌트 유저가 2번 액션을 하면 스팀헌트 클라이언트는 해당 포스트에 해당하는 블록 데이터를 불러와서 보여주고, 여기에 유저가 업보팅, 댓글등을 하면 다시 이걸 스팀 블록체인으로 보내서 기록하는거죠. 3번 액션 역시 해당 유저 어카운트를 스팀 블록체인에서 찾아서 해당 유저의 다양한 정보 및 스팀헌트를 통해 포스팅 한 데이터만 골라서 잘 정제하여 스팀헌트 클라이언트에 보여주게 됩니다.
(위에 보이는 데이터들이 중앙 서버가 아닌 스팀 블록체인 서버로 왔다갔다 하는게 디앱인거죠 / 출처 - https://steemhunt.com/)
DApp의 온체인과 오프체인
디앱의 세계에서는 온체인 (on-chain)과 오프체인 (off-chain)을 명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온체인이라 함은 앱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상에 기록하는 행위를, 오프체인은 블록체인 밖에, 즉 해당 앱의 중앙 서버에 기록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스팀헌트에는 아직 딱히 오프체인이라고 할만한 트랜젝션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제가 좋아하는 DLive를 통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디라이브가 지난주 소개한 신기능 중에 "라이브챗"이 있습니다. 라이브방송중에 사람들이 같이 채팅하고 선물하기 등의 노티피케이션이 표시되는 일반적인 라이브챗 기능입니다. 이 라이브챗을 만일 모두 스팀 블록체인, 즉 온체인에 기록하려면 데이터가 비대해질 뿐 아니라 댓글 하나하나별로 모두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여기서 또 실시간으로 불러오느라 속도도 엄청 느리게 되겠죠? 또한 라이브로 이걸 계속 띄워주려면 물리적으로 계속 리프레시도 해야겠죠... (실제로 이 기능이 출시되기 전까지 DLive는 라이브챗을 저렇게 어마무시한 온체인으로 시전해 왔습니다 ㅎㅎ) 즉, 오프체인이란 이런 블록체인상에 굳이 같이 기록될 필요가 없고 속도가 생명인 트랜젝션들은 따로 빼서 앱의 중앙서버에 기록하고 호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측에 있는 라이브챗이 바로 대표적인 오프체인의 예시입니다.)
DApp의 현재
스팀 뿐 아니라 블록체인 업계 전체의 디앱이 몇개나 있는지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추정된 데이터가 없는듯 합니다만, 우선 가장 형님격인 "이더리움" 기반 디앱은 현재까지 총 1458개가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ref - https://www.stateofthedapps.com/). 스팀의 경우 스팀 프로젝트 (https://steemprojects.com/)에 등록된 앱들이 총 350개가 있는데요, 여기 등록되지 않은 앱들도 제법 있기 때문에 대략 400개 정도로 추정해 볼 수 있겠네요.
그럼 이 앱들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Matt Odell의 얼마전 트윗을 보면, 이더리움 top10 앱들의 DAU 전체가 16K라고 하는데요, 특히 그 유명한 크립토키티의 DAU가 600명정도 수준이라고 합니다. DAU가 유명세에 비해 너무 낮아보이는 이유는 아무래도 페이지뷰를 기반한 통계라기 보다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가스비를 사용하는 (즉, 돈을 내는) 유저 기준으로 계산되었기 때문인듯 합니다.
https://twitter.com/matt_odell/status/991440841502687232
(출처 -
)
스팀 앱들의 경우 아래 자료에 "Active Accounts"라고 있는데요, 설명이 "the number of accounts using each of the Steem apps in the last 7 days"라고 되어 있는데요, 이건 페이지뷰에 기반한 통계가 아닌 스팀 어카운트를 기준으로 일주일간 유니크 숫자를 뽑은 데이터이기 때문에 위 숫자와 다이렉트로 비교해볼만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보면, 스팀잇이 44K이 넘고, DLive는 1700명이 넘네요. #KR 커뮤니티의 대장격인 steemkr이 175명, 저의 Steemhunt는 아직 48명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런칭 2개월이 안됐는데 300개 넘는 앱들 중 22위에 랭크되어 있으니... 크게 나쁜 성적표는 아니라고 자찬하고 넘어가렵니다 ㅎㅎ
(ref - http://steemreports.com/sincerity-most-used-apps/)
스팀 디앱의 수익구조
뭐든지 생태계가 성장하려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탄생되어야 겠죠. 그런 측면에서 BM은 대단히 중요한 이슈입니다. 현재 스팀 디앱들은 크게 다음과 같은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직접적인 BM이 아예 없는 앱들도 매우 많습니다).
- Beneficiary Cut
- Sponsorship Program
1번의 경우 위 디앱의 클라이언트를 통해 생성되는 글보상 (Author Reward)중 일부를 디앱 계정의 컷으로 떼어가는 모델로서 가장 보편적인 모델입니다. 그 유명한 유토피안은 15% (원래 25%였다가 얼마전 낮췄다고 하네요), 스팁샷은 15%, 저희 스팀헌트도 15%의 컷이 있습니다.
(얼마전 스팀헌트에 올린 유토피안 글의 beneficiaries 입니다. ref - https://www.steemdb.com/utopian-io/@steemhunt/steemhunt-back-end-improvements-1-may/data)
사실 15% 하면 엄청나게 많아보이는 것 같지만 대부분 고만고만한 글보상에서 떼어가는 저정도 컷으로는 개발자 1-2명 고용하기도 힘든, 비즈니스로서는 크게 가치가 없는 BM입니다. 유토피안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번, 스폰서 프로그램이라는 독특한 BM을 만듭니다.
스폰서 프로그램이란 많은 사람들로부터 스팀파워를 델리게이션 받아서 이렇게 모인 보팅풀로 자기 디앱에 올라오는 컨텐츠들을 업보팅 하고, 그 수익의 일부를 스폰서들에게 돌려주고 본인들도 어느정도 챙기는, 1번을 기반으로 수익구조를 더 진화시킨 모델이죠. 유토피안은 여기서 또 스팀잇이 운영하는 @misterdelegation 및 @ned로 부터 어마어마한 무료 스파 (리워드 제공이 필요없는) 임대를 따내어 보팅풀을 어마무지한 규모로 만들었습니다 (전체 3백만 임대 스파의 반 이상이 저 두 계정에서 온 무료 스파이죠). 이걸로 보팅도 하고 스파 임대자들에게 리워드도 제공하고, 본인들 수익배분도 가능하게 됩니다.
DLive는 좀더 지능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디라이브는 유토피안과 같은 공식적인 스파 임대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현재 2백만이나 되는 스파는 모두 스팀잇으로 부터 무상 임대 받은거죠. 이 어마어마한 보팅풀로 디라이브 역시 자기 플랫폼의 컨텐츠들을 업보팅 합니다. 한가지 큰 차이는, 디라이브에는 공식적인 컷이 없습니다. 즉, beneficiary가 0%이죠. 그럼 저 10명 남짓 되는 운영진들은 무료로 저 앱을 운영하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디라이브 보팅이 저 운영진들 포스팅에도 보팅을 주는데 그 규모가 워낙 커서 굳이 컷을 떼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라고 하네요. 이같은 스팀 디앱들의 수익모델은 향후 SMT가 출시되면 이더리움 기반 디앱들 처럼 독자적인 토큰 이코노미를 갖춤으로써 더 진화하게 되겠죠.
스팀헌트는 현재 15%의 컷 중에서 5%는 스파 임대자들에게 리워드로, 나머지 10%를 저희 운영비로 충당중이긴 하지만, 보팅풀이 워낙 미미해서 (24K) 저 운영비로는 저희 보팅풀 키우는데도 벅찬 상황입니다.
(여기서 간접광고~ 저희 스팀헌트에게 스파 임대를 해주세요! 자세한 내용은 이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 8백만 유저를 공략하기 위한 스팀헌트의 스팀파워 델리게이션 프로그램.)
오픈소스가 촉발하는 Era of DApp
위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옛날 2011년이 "모바일 앱 개발" 전성시대의 시작이었던것 처럼 2018년은 디앱의 전성시대를 여는 서막의 해가 될 것입니다. 디앱을 중심으로 촉발되는 생태계의 파급력은 모바일 앱 전성시대에 비해 적어도 10배, 100배 이상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바로 오픈소스입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디앱들은 100% 오픈소스로서 소스코드가 적어도 GPL 혹은 MIT 라이선스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즉, 누구나 마음대로 갖다 쓸 수 있는거죠.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모바일 앱들 중 소스코드가 100% 공개된 오픈소스 앱들은 몇개 안되는 것과 매우 다른 생태계 입니다.
따라서 디앱 개발의 세계에서는 자질구례한 인터페이스 개발에 큰 시간을 쓸 필요 없이 대부분을 다른 프로젝트의 소스코드를 업어와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누가 저희 스팀헌트 앱과 같은 디앱을 만들고 싶어서 저희 소스코드를 업어가서 독자적인 앱을 손쉽게 만들 수 있죠.
이 오픈소스의 세계에서 디앱의 KSF (Key Success Factors)는 인터페이스의 수려함 보다는 커뮤니티, 토큰 이코노미, 컨센서스 프로토콜 구축 등에 있고, 디앱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이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스팀헌트도 웹클라이언트, 백엔드 코드가 모두 MIT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 https://github.com/Steemhunt)
...
지금까지 스팀 디앱의 세계에 대해 (문돌이인) 제가 개인적으로 이해한 수준에서 설명 해 봤습니다. 이 350개가 넘는 스팀 디앱들이 실제 유저들의 유즈케이스를 만들어가고 있는 덕분일까요? 스팀 블록체인은 현존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중에서 액티비티가 가장 활발한 블록체인 입니다. 향후 스팀 생태계가 익스포넨셜 커브를 그리며 성장하는게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이지요. (스팀 가즈아!!)
(ref - http://blocktivity.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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