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maker]부여(扶餘)에서 대륙의 한(恨)을 보다

지명을 말할 때 부여만큼이나 그 시간적 의미가 중요한 곳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백제 성왕이 수도를 옮긴 이후로 번성했던 부여가 지금은 부여군으로 쪼그라들어서 그냥 부여라고 하면 그것이 그 옛날 만주를 주름잡았던 부여(夫餘)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현재의 행정구역인 부여군(扶餘郡)을 말하는 것이지 종종 헛갈릴 정도가 되었다.

지도1.png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유로 고구려와 백제의 역사는 그렇게 오래 전의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중국에 비해선) 제대로 된 사료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1996년 이문열이 쓴 '대륙의 한'을 읽으면서 근초고왕의 요서 공략사를 알게 되었는데 그런 연유로 2011년 배우 감우성이 열연한 KBS 드라마 '근초고왕'을 참 재미있게 보았다.

사비성 터였던 부소산성 일대는 한눈에 파악이 될 정도로 아담해 보인다. 하지만 직접 발과 눈으로 확인한 부여군은 결코 작지 않으며 백제의 웅혼한 기상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지도2.jpg

부소산성

크기변환_IMG_0907.JPG

크기변환_IMG_0909.JPG

부소산성은 금강을 굽어볼 수 있는 곳으로 당시 도읍이었던 사비성을 지키기 위해 축조된 것인데 낙화암(落花巖)과 고란사(皐蘭寺)를 품고있다.

낙화암하면 삼천궁녀인가? 그러나 실제 낙화암에 올라보면 그것이 과장된 문학적 표현이거나 아니면 악의적인 역사의 왜곡임을 잘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낙화암에서 삼천명이 점프를 하려면 인당 10초씩만 잡아도 거의 8시간은 족히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역시 역사 공부는 발로 하는 것이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다. ㅎㅎ

낙화암

크기변환_IMG_0925.JPG

크기변환_IMG_0926.JPG

크기변환_IMG_0931.JPG

크기변환_IMG_0962.JPG

낙화암에서 배를 타기 위해 포구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고란사를 만나게 된다. 고란사는 낙화암에서 순절한 궁녀들을 기리기 위해 지은 절이라는데 절 뒷편에 서식하는 고란초에서 그 이름을 얻었다 한다.

고란사

크기변환_IMG_0935.JPG

크기변환_IMG_0937.JPG

부소산성 금강 건너편에는 백제문화단지가 있다. 1993년부터 20여년간 조성해오고 있는 이 문화단지에는 사비궁, 능사와 위례성이 재현되어 있으며 생활문화마을도 있어 백제의 계층별 주거문화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여기가 혹시 사비궁터인가 잠시 의아해했지만 유적이 발굴된 곳에는 건물 복원을 하지 않는다는 (너무나 당연한)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내심 부끄러웠다. ㅎㅎ

재현된 사비궁

크기변환_IMG_1017.JPG

크기변환_IMG_1025.JPG

크기변환_IMG_1031.JPG

재현된 능사

크기변환_IMG_1041.JPG크기변환_IMG_1049.JPG

능사는 부여로 도읍을 옯긴 성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들어진 왕실의 사찰이다. 능사에는 5층 목탑이 하늘 높이 서 있는데 당시 목탑의 구조를 상세히 알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

크기변환_IMG_1054.JPG

크기변환_IMG_1055.JPG

크기변환_IMG_1064.JPG

재현된 위례궁

크기변환_IMG_1076.JPG

크기변환_IMG_1085.JPG

크기변환_IMG_1086.JPG

사비궁과 위례성 등이 매우 치밀하게 고증되고 복원된 편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사극 촬영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때마침 '근초고왕'이 막 종영한 터라 섭섭하던 차에 위례궁 앞에 세워진 포스터를 보니 몹시 반가웠다.

포스터.jpg

H2
H3
H4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5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