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사랑이야기 #제3화

어제 저녁 얼마나 마셨을까?
아침 햇살에 눈을 뜨니
온통 난장판이다.
4홉들이 소주병이 여기저기 뒹굴뒹굴..
누군가는 토한 흔적도 있다.

까만콩 어딨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경선이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린다.
"난 귀지 파주는 거 무지 좋아해"
정말? 내 귀를 의심한다.

근데..
벌써 녀석의 귀를 파쥤는지
수호는 귀를 털고 있고
경선이는 민경이의 귀를 잡아당기고 있다.
"민경이 다음은 태준이 너야~"
민망해진 나는 "아냐, 난 됐어. 귀 안 파"
급히 밖으로 나온다.
에이..바보!
되긴 뭐가 됐냐? 니가 왜 귀를 안 파?

아침을 먹고 나서 수호와 이불 빨래를 했다.
이불에다 토하면 어떡하냐는..
민박집 할머니의 호통을 들으면서...
경선이가 수고한다며 미숫가루를 두 컵 타왔다.
내 것만 타오지...ㅋㅋ
내가 이렇게 속좁은 녀석이었나?

밖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린다.
방송국 제작진인데
여름 휴가지 소개 프로그램을 내보낸단다.
강문 해수욕장의 가자미 낚시를 소개하는데
무상으로 배도 빌려주고
낚시도 하게 해준다고...
이런 좋은 기회가 있나?
텔레비전에 출연한다는 생각에
모두 흥분이 됐다.

다들 이쁜 옷으로 갈아입는다고 난리인데
바쁜 나머지 기타만 덜렁 들고온 나는
따로 갈아입을 옷이 없다.
수호랑 영훈이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선이가 흰 티셔츠 하나를 건넨다.
헤! 왕자님의 유리구두..아니..경선이의 티셔츠는
내 차지다!
너무 말라 늘 불만이었던 내 몸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여자 사이즈를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기특한 내 몸..
메롱..수호야, 약 오르지?

신데렐라처럼..아니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낚싯배를 타러 간다.

가자미야..
기다려라..
행운의 사나이가 나가신다..

다음 회에 계속...

사진의 꽃은 달콤한 향이 압권인 금목서...꽃말은 당신의 마음을 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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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에서 '건축학개론 MV - 아이유 '너의 의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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