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종일 조민기의 자살에 대한 뉴스로 시끄러웠습니다.
잘생긴 인기 배우로 자상한 아빠, 다정한 남편의 이미지로 살아 오던 그의 삶에 미투운동의 확산은 그의 민낯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삶을 한순간에 뒤 흔들어 놓았습니다.
지저분한 성추행 사건들이 연일 폭로되었고 추가 폭로가 뒤따랐습니다.
아니라고 부인하다가 사과하더니 결국 경찰 소환장을 받기에 이르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죽음에서 어떠한 연민도 느끼지 못합니다.
스스로 목을 꺽는 동백꽃과 추악함의 말로에서 목을 꺽은 그의 자살이 대비되는 하루였습니다.
동백꽃의 낙화가 더욱 경외롭습니다.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
동백꽃을 보라
지상의 어떤 꽃도
그의 아름다움 속에다
저토록 분명한 순간의 소멸을
함께 꽃피우지는 않았다.
모든 언어를 버리고
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
허공에 한 획을 긋는
단호한 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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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 <동백꽃>중에서
사진은 작년 이맘때 후쿠오카성곽 아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