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지방선거 1면보기

선거 다음날 아침은 각 신문사 1면톱 제목이 기다려진다. 똑같은 내용을 어떻게 각을 세웠는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광역단체 두곳 빼고 다 먹었다. 자유한국당은 경북도, 대구만 건졌다. 이 팩트를 어떤 제목과 어떤 사진으로 표현했는지 알아보자. 다들 아시다시피 완전히 주관적인 내 해석이니 불편하면 패쓰하시길.


경향신문_기사 제목을 입력하세요_2018-06-14.jpg

경향신문

홍준표의 망연자실한 얼굴로 지면 3분의 1을 깔았다. 너는 이제 엿됐다 이거다. 다른 신문처럼 지도 그래픽이나 당선인 얼굴들을 넣지 않고 홍준표 얼굴만 대문짝만하게 넣었다. 아침에 마주치기에 좋은 비주얼은 아니지만 경향신문과 성향이 비슷한 독자는 아주 꼬실 것 같다. '여당 압승 보수 몰락'이라는 제목은 특별히 튀진 않는다. 개인적으론 동의하지 않는 제목인데 다들 보수 몰락, 보수 참패라고 제목을 달았다. 자유한국당이 보수인지? 민주당이 보수 아닌지? ㅋㅋㅋ 순전히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경향은 내 생각과 일부 비슷한 것 같다. '진보 압승'이라고 쓰지 않고 '여당 압승'이라고 썼다. 뒤에 '야당'이라 쓰지 않고 '보수'라고 썼는데 말이다.


국민일보_기사 제목을 입력하세요_2018-06-14.jpg

국민일보

국민은 '사상최대 압승'이라고 말을 더 붙였다. 그리고 거대한 인포그래픽을 넣어서 선거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일반적인 1면 편집.


동아일보_기사 제목을 입력하세요_2018-06-14.jpg

동아일보

제목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재미없어지려고 한다. 동아는 보수가 길을 잃었다고 했다. 공허하게 들린다. 보수가 길을 잃은 지가 언제인데 ㅋㅋ 김구 선생이 사망했을 때 보수가 길을 잃은 건 아닌지. 자꾸 너무 개인적인 생각을 쓰지만 자한당이 보수라고 치더라도 길을 잃은 지는 꽤 오래 됐다.
편집기자 출신으로 봤을 때 그래픽 오른 쪽에 투표함 사진은 정말 쓸 데 없다. 가운데 지도와 얼굴 사진을 좀 더 시원하게 쓰는 게 나았을 듯. 왼쪽 지방선거 표심 변화 그래픽은 쓸만하다고 생각한다. 1면에 전권이 있다면 저걸 크게 썼을 듯.


서울신문_기사 제목을 입력하세요_2018-06-14.jpg

서울신문

우리공장이지만 난 이 제목 반댈세. 너무하지 않은가? 오소리들이 보면 아주 좋아할 제목이지만, 지난 10년 한나라와 새누리당 정권에서 서울신문이 어떤 제목들을 달았는지 아는 사람이면 낯뜨겁기 짝이 없다. 재작년에 촛불 제목 쎄게 달았다고 1면 편집자를 읍읍읍읍 더 이상 길게 얘기 못하겠다. 보고 있는 식구도 있는데.


세계일보_기사 제목을 입력하세요_2018-06-14.jpg

세계일보

제목들이 서로 짠 듯 똑같다. 특히나 서울신문 빼고 가판이 있는 신문들(경향, 국민, 세계)끼리 더 똑같다. 반성들 하자.


조선일보_기사 제목을 입력하세요_2018-06-14.jpg

조선일보

제일 재밌는 1면 등장이다. 역시 이 공장은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 "지방권력까지 움켜쥐다"라고 썼다. 중앙권력을 장악한 여당이 지방까지 움켜줬으니 이제 큰일났다(?)는 것 같다. 팔면봉도 압권이다. 안 보이시는 분들을 위해 '여, 전례없는 수도권 싹쓸이에 PK서도 대약진... 정권 심판론은 흔했지만 이처럼 혹독한 야권심판은 처음' '교육감 선거 17개 시도 중 13곳 이상에서 친전교조 후보 당선 유력. 전교조 시도지부장이 교육감 지름길?' '트럼프 "김정은, 훌륭한 인격에 주민들 사랑한다"고. 이따위 말이 한국 운명에 영향 끼치는 냉엄한 현실'
1등신문답게 그래픽이 제일 알아보기 쉽고 깔끔하게 만들어졌다.


중앙일보_기사 제목을 입력하세요_2018-06-14.jpg

중앙일보

팩트만 가장 정확하게 전달한 제목을 꼽으라면 여길 꼽겠다. 아니 내 생각과 비슷하고 해야 하나. 이번 선거는 보수의 몰락도 아니고 진보의 승리도 아니고 걍 민주당(여당)의 사상 최대 압승.


한겨레신문_기사 제목을 입력하세요_2018-06-14.jpg

한겨레신문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넣어서 마음에 드는 제목. 부울경 당선인들 환희에 찬 표정을 비중있게 넣어서 지면 분위기도 좋다. 오거돈은 얼매나 좋을꼬.


한국일보_기사 제목을 입력하세요_2018-06-14.jpg

한국일보

역시 '영남권 첫 깃발'이라고 세부적인 팩트를 제목에 넣고 '지방권력도 석권'이라고 의미를 넣었다. 조선은 '지방권력까지 움켜쥐다'라고 해, 뭔가 부정적이고 그악스러운 느낌인데 '석권'이라고 한자어로 쓰니 특별한 감정이 담기지 않은 중립적인 표현이 되는 듯. 그래픽은 당선인별로 당색이 잘 눈에 띄지 않아 보인다.


끝. 문화일보는 이따 내용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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