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몇 일 전에 위와 같은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글쓰는 데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있어서 보상에 대해서는 조금 신경을 덜 쓰고 있었는데, 문득 이 메시지를 보니 홍보비를 주면 자신이 홍보해 주겠다는 솔깃한 내용이었습니다. 스팀잇 시스템 내에서도 공식적으로 스달을 받아서 홍보글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사설 홍보글 페이지 정도로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것도 같습니다. 뭔가 마음 한 구석에는 꺼림직함이 남지만요.
이걸 계기로 조금 검색을 해보게 되었는데, 리스팀으로 홍보를 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스달을 보내 주면 업보팅을 해주겠다는 페이지들이 꽤 있었습니다. 궁금해서 steemd로 살펴보니 정말 돈을 받고 보팅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파워의 한계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김선달처럼 대동강 물 팔아 이익을 얻는, 꽤 그럴듯한 장사로 보입니다. 글쓴이들은 포스팅하는데 들인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바라는게 당연하고, 투자자는 투자에 대한 수익을 얻어야하지만 셀프보팅이 지나치면 제재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직접 업보트를 해주겠다는 고래의 제안은 앞서 리스팀으로 홍보를 해주겠다는 제안보다 훨씬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보팅을 돈으로 사고 판다는 개념에 마음 한 구석에 있는 양심 비슷한 것이 자꾸 훼방을 놓습니다. 당사자는 양쪽 다 윈윈인게 분명합니다만, 스팀잇 생태계를 해치는 행위인지는 아직 판단이 잘 안섭니다. 그리고 태그를 달면 업보팅을 해주겠다는 이벤트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아직 생각이 정리가 안됩니다.
권리 남용이라는 것은 참 그 경계가 모호합니다. 스팀잇이 생각의 가치에 투자한다는 이념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 이는 권리 남용 또는 어뷰징이 되겠지만, 스팀잇은 또한 투자의 대상이기도 하니, "내가 그렇게 믿고 있다고해서 남에게 그것을 강요할 정도의 남용인가"라는 정도의 문제가 떠오릅니다.
아직 셀프 보팅, 담합 보팅의 문제에 대해서도 왈가왈부가 많은 판에, 이정도면 애교일까요? 어디까지가 권리 남용인가의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인데, 만약 이것이 "그다지 권하지는 않지만, 권리 남용은 아닌" 수준이라면 스팀잇 내에서 꽤 번창하는 사업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