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벽 & 편집증 환자] 3탄 "컴퓨터 파일, 폴더, 택"

*이번에 포스팅 하는 글은 몇 년 전에 제 개인 페북에서 한 번 간략하게 다룬 이야기입니다. 컴퓨터 파일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아마 작업을 하거나 자료를 많이 모으시는 분이라면 엄청나게 쌓인 파일 때문에 고생좀 해 보셨을 겁니다. 물론 나름의 정리를 잘 하시는 분들은 예외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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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자료는 내가 만든 자료]

자료의 중요도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한 가지는 외부에서 가져온 거죠. 음악이나 영화파일들, PDF문서파일들은 사실은 공들여 모았지만 내가 만든 자료들에 비하면 용량이나 시간부족 등 몇몇 문제에 부딪혔을 땐 먼저 버려야 하는 조금은 덜 중요한 것들이죠. 그러나 내가 작업하거나 만든 파일입니다. 이건 한 번 잃어버리면 다신 찾을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관리를 정말 잘 해야 합니다.글을 많이 쓰시는 분들, 컴퓨터에 노트 혹은 기록을 많이 하시는 분들, 어떻게 하세요? 예전엔 컴퓨터에 기록할 창작물(?)이 있으면 아래아한글파일에 막 썼습니다. 열기, 찾기, 수정 모두 편했거든요. 그런데 양이 많아지니까 파일자체가 수정되는, 이를테면 글꼴이나 프로그램이 업데이트 되고, 또 컴퓨터나 하드디스크를 바꾼다던지 이런 여러 상황에서 분실할 때가 있더군요. 물론 외장하드도 있고 뭐… 그렇게 계속 환경이 바뀔 때 마다 열심히 새로운 포맷으로 바꿔서 컨트롤씨/브이를 엄청 해대며 점점 살쪄가는 자료들을 복사하고 백업하고… 그렇게 했죠.

[폴더 정리]

그 기본 기반은 역시 파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파일들을 정리할 땐 역시 폴더죠. 하지만 폴더수가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습니다. 뭐 파일 종류에 따라 좀 다르겠지만, 대개 폴더타입으로 정리하다보면 양이 많아지면 감당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상위폴더 아래 줄줄이 달린 하위폴더들, 또 하나의 문제는 하나의 파일이 반드시 하나의 폴더와 성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죠. 이를테면 빨갛고 새콤한 사과란 파일이 하나 있는데 제 정리 방법으로는 과일폴더, 새콤한 맛 폴더, 빨간색 물건 폴더 3개를 만들어 둔 거죠. 그럼 이 파일을 셋 중에 한 곳에 넣어둬야 하는데 애매한 겁니다. 어떻게 한 곳에 넣었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찾을 땐 결코! 생각이 나질 않죠. 그래서 저 사과파일을 다시 찾으려면 세 개의 폴더를 다 열어봐야 할 때가 부지기수였습니다.

[폴더 & 택]

그 때 나온 게 바로 택(tag)이란 개념입니다. 폴더를 만들고 파일들을 분류해서 넣는게 아니라, 파일 자체에 택을 다 붙여둡니다. 하나의 파일에 엄청나게 많은 택을 붙이는 것도 가능하죠. 물리적인 세계에선 그렇게 하면 오히려 더 햇갈리고 복잡해질 겁니다. 그러면 저 사과파일에 과일택, 새콤한 맛 택, 빨간색 물건 택을 세 개 모두 붙여둡니다. 그럼 신기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3개의 상자를 다 열어보면 상자마다 다 사과가 들어있습니다. 마치 분신술을 부리는 것처럼요. 실제로는 3개가 된 것은 아니죠. 그 3개는 어쩌면 가짜기도 진짜기도 합니다. 택을 붙이는 순간, 다 섞어버려도 상관 없습니다. 사실은 폴더를 만들 필요도 없죠. 내가 만든 택들을 컴퓨터가 순서대로 마치 폴더처럼 싹 정리해 주니까요. 폴더란 개념이 거의 의미가 없어지는 상황이죠. 물론 습관이 남아있어서 저도 아직도 폴더를 쓰긴 합니다만, 그 작업도 훨씬 쉬워졌습니다. 필요한 택을 선택하면 해당하는 파일만 보여줍니다. 그것만 싹 긁어서 하나의 폴더에 던져 넣으면 되니까요.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각기 다른 폴더에 들어있더라도, 특정한 택을 호출하면 폴더들을 열어보지 않아도 하나로 싹 보여주니까요. 결론으로 말하자면 폴더와 택의 입체적인 합주랄까요?

[택과 파인더]

저는 맥 컴퓨터를 쓰고 있습니다. 윈도우도 사실 비중있게 사용했었는데 한 10년 전 쯤 맥으로 바꾸고나선 이른바 앱등이(좋은 말로 사과농장주로 불리는 애플빠들을 낮춰부르는 말)가 되어버려서 말이죠. 윈도우도 아마 기능이 있을 것입니다만, 윈도우에선 탐색기 (원래 빌게이츠 이전에 윈도우를 개발했던 사람이 탐이었습니다. 그 사람한테 너무 괴롭힘을 당한 직원들이 이름을 저렇게 지었다고 합니다.)라고 불리는 파일관리창은 맥에서는 파인더라고 하는데요. 근래와서 파인더에서는 바로 저 택기능을 지원합니다. 그래서 한결 작업이 쉬워졌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파일들을 택 하나로 소환할 수 있으니까요.

[파일의 성격에 따른 다양한 툴의 이용]

하지만 아무리 덜 중요해도 우리 편집증환자에겐 창작은 물론 모은 자료들도 너무 중요합니다. 문서, 음악, 그림, 사진, 영화, 메모 등등 엄청난 자료들을 관리하기에 저 택과 폴더로 관리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불가능은 아니더라도 너무 많은 에너지를 파일을 찾고 관리하는데 쓰게 되고, 또 파일을 보는 일관성이 없어지니까요. 그래서 자료들은 각각의 성질에 따라 관리앱(혹은 프로그램)을 구동해야 합니다. 시각화에 가장 좋은 건 음악은 아이튠즈, 책은 아이북, 영화는 무비 익스플로러, 혹시 논문같은 문서들을 관리하시는 분들은 페이퍼 같은 툴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거의 맥 기반이라 윈도만 쓰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만, 제가 이 편집증환자코너에서 유용하게 쓰고 있는 이 툴들의 방법들을 소개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성격이 확실치 않은 다양한 메모들이나 한장짜리 사진메모, 분류하기 어려운 스크랩페이퍼 등, 그냥 던져두고 천천히 관리하기 좋은 에버노트 같은 툴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일의 성격에 따른 다양한 툴의 이용]

가장 중요한 것은 가능하면 양은 줄여야 하고, 접근이 쉽고 빨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필요한 자료는 바로 찾아야 합니다. 어디 뒀는지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헤매게 된다면 정리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빨리, 쉽게 찾는 것이 자료수집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죠. 그래서 평소 자기의 포맷을 확실히 정해둬야 하고 일정기간은 정리에 신경을 기울여야합니다. 그리고 보존에 있어서 하나 더, 가장 안전한 휴먼드라이브를 추천합니다. 개인 창작물이 아니라 외부에서 수집한 자료일 경우 공유할 수 있는 다수의 사람들과 무조건 공유해야 합니다. 자료를 보존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죠.

횡설수설 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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