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로 끄는 제목을 선정한 만큼 우선 비드봇과 셀프보팅 어뷰징에 대한 정의부터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 비드봇: SBD를 보내고 내 글의 주소를 남기면 글에 보팅을 해 주는 서비스
- 셀프보팅 어뷰징: 스팸성 글을 올리고 셀프보팅을 해서 커뮤니티에 해를 끼치면서 자신의 수익을 올리는 행위
저는 예전부터 말씀드렸지만 셀프보팅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자기가 열심히 쓴 글을 자기가 보팅하는거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익만을 위해서 의미없는 글들을 기계적으로 올리고 셀프보팅을 하는것은 확실한 어뷰징이라고 생각하고 이에대해서는 대부분의 유져분들이 동의하실거라 생각합니다.
1. 셀프보팅 어뷰징
커뮤니티에 발각되면 다운보팅을 먹거나 영원히 추방될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셀프보팅으로 어뷰징을 하는 이유는 당연히 최고의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24,000 SP 정도를 가지고 있는 계정의 풀 보팅은 $4.5 STU 정도 됩니다.
하루에 10번의 풀보팅이 가능하고 100% 셀프보팅을 한다는 전제하에 하루 수익은 $45 STU, 1년 수익은 $16,425 STU가 될 것입니다.
현재 스팀/스달 가격 기준 달러로 환산하면 $66,000을 투자해서 $20,079불 정도를 번거니까 30% 이상의 ROI가 나오는군요.
하지만 이런 어뷰징 행위를 막기위해 열심히 모니터링을 하는 커뮤니티 멤버들과 고래들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1년 내내 안들키고 저런 어뷰징을 할 수는 없습니다.
2. 보팅풀 / 순환 보팅
좀 더 찾아내기 어렵게 하려면.. 조금 더 귀찮지만 계정을 여러개 만들면 됩니다.
스파를 여러개의 계정에 나눠 담고 서로서로 보팅을 해주는 방식으로 하면 셀프 보팅이 아니기 때문에 발견해 내기가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보팅 파이같은 툴을 사용하면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고래들이나 다른 유져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유져들은 쉽게 걸릴 수 있고 욕도 더 많이 먹겠죠 ㅎ
3. 비드봇 / 스파 임대
그럼 수십 - 수백만 스파를 가지고 있는 고래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기 때문에 셀프보팅을 못할까요?
당연히 더 찾아내기 어렵게 만들려는 시도가 있겠죠. 바로 비드봇입니다.
비드봇은 예전에는 란도웨일이나 미노부스트 같은 서비스들이 유명했지만, 요즘에는 smartsteem, appreciator, upme 등이 주로 보입니다.
글을 쓰고 SBD를 보내면 보낸 SBD보다 더 많은 보팅 파워로 보팅을 해주는 서비스 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Steem Bot Tracker를 보시면 대부분의 서비스의 ROI가 -10% - 10% 정도 수준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고 사실상 복불복입니다. 물론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글을 더 많이 노출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유져 입장에서의 니즈는 있습니다.
수익도 거의 안나는데 이게 왜 셀프보팅이랑 같냐구요?
비드봇을 사용하는 유져분들이 아니라 그 비드봇에 스파를 임대해주는 스폰서들을 말하는겁니다.
여기서 한번 더 정리해보죠
가장 간단한 셀프보팅입니다. 자기 스팀파워의 100%를 모두 자기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수익률이 높지만 커뮤니티에 발각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보팅풀 / 순환 보팅 방식으로 하면 조금 더 귀찮긴 하지만 발각될 가능성은 좀 더 낮아집니다.
마지막으로 비드봇 모델입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유져 A는 기대수익이 제로에 가까우므로 A가 $10을 지불하면 비드봇은 리워드풀에서 $10불만큼을 A에게 보팅 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드봇 자체가 셀프보팅을 한다고 봐야하겠죠. 하지만 그 뒤를 더 보시면, 비드봇이 어뷰징하는 리워드풀은 그 비드봇에 스팀파워를 임대해주는 스폰서들로 부터 나옵니다. 결국 위의 다이어그램을 더 간소화 해서 비드봇이라는 대행업자를 빼버리면
이런 그림인거죠. 스폰서들은 비드봇에 5% 운영 수수료를 주고 95%의 스팀파워로 셀프보팅을 하고 있는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만큼의 고래들이 이 시장에 들어와 있을까요?
수백개의 비드봇 업체들중 상위 10위권안에만 봐도 기본 풀보팅 금액이 $250 SBD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스팀잇 최고의 고래인 freedom의 경우에도 보유한 7백만 스파 대부분을 SP를 비드봇에 임대하고 있습니다.
비드봇 임대의 연 수익률은 30-50% 정도로 셀프 보팅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목에서처럼 저는
비드봇에 스파를 임대하는 일은 하루 10번 본인글에 풀 보팅 하는 셀프보팅 어뷰징과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요즘 스팀에 가장 회의감이 드는 이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스팀헌트라는 프로젝트를 메인으로 하고 있는 스타트업 팀으로 스팀의 흥망은 저희 프로젝트의 성공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인데요, 어뷰징은 갈수록 더 정교해지고 유져들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방식으로 행해집니다.
스팀 백서에 보면 이런 문제에 대해 "커뮤니티의 자정작용"으로 해결될거라고 말합니다. 비드봇 서비스는 유져들이 문제에 대한 인식 자체를 못하게 함으로써 자정작용이 작용하지 않는 가장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는 어뷰징이라고 생각합니다.
@steemhunt 에서는 프로젝트 성장을 위해서 스파 임대 스폰서를 모집하고 있고, 많은 한국 커뮤니티 유져분들이 십시일반 도와주셔서 프로젝트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비드봇에 비해서는 의미없는 수익률이지만, 스팀의 큰 그림을 보시고 투자해주신 부분이라 생각하여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현재 저희는 24,000SP 정도의 스파를 모았지만, 커뮤니티의 임팩트 있는 성장을 위해서는 총 30만 SP 정도의 임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저희 팀은 steemdev 슬랙 채널에도 들어가 있는데, 대부분의 고래들이 모여있는 채팅방이고 ned만 초대 가능합니다. 스팀잇 본사의 스파 지원은 아마도 저희 유져가 10배 이상 늘어난 시점에서 가능할것 같아, 고래들의 지원을 요청해봤지만 답변은 이러했습니다.
"여기에 대부분의 스파가 모여있는건 맞다. 근데 이미 다들 비드봇에 임대하고 있어서 너네한테 서포트해줄만한 여력이 없다. 슬프지만 진실."
스팀 개발자들과 코어팀, 상위 증인들이 모두 모여있는 채팅방에서 이런 답변이 나오고 여기에 아무도 이견이 없었다는것에 좀 충격적이고 실망이 컸습니다.
이런 어뷰징을 해결하는게 스팀의 미래와 저희의 미래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고래들에게 정면으로 어그로를 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