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애박!”
난 늘 외계소녀처럼 보이는 마시의 입에서 그 단어가 나올 줄은 몰랐다.
나: 뭐가 대박이라는 건데?
마시: 이번 인천부천 밋업 대박이라고요.
이쯤에선 내 심술끼가 발동한다.
나: 대박이 무슨 뜻인데? 알고 쓰는 거야?
마시: 글쎄? 아저씬 알아?
나: 나야 알지! 내가 이래뵈도 지성인의 요람-스팀잇마을에서 문자인문학 포스팅 올리는 사람이라구!
마시: 오홋! 좋아요. 그럼 우리 내기할까요? 누가 더 대박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나: 오케이! 잘 걸렸어. 정신세계 이상한 사차원소녀 마시! 대애박! 뭐 걸 거야? 딱밤 맞기?
마시: 세평숲길에서 업어주기!
나: 그건 미스매친데? 마시는 날 업을 수 없잖아.
마시: 그럼 내가 지면 딱밤이든 곤장이든 맞을게요! 먼저 말해! 대박이 뭐죠?
나: 잠깐, 나 화장실 좀...
난 화장실에서 일단 네이버 검색을 했다.
대박 (大舶) [대ː박]
[명사] 1. 바다에서 쓰는 큰 배. 2. 큰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오케이!!!
내가 돌아왔을 때 마시가 먼저 말을 꺼냈다.
마시: 잠깐! 양심적으로 검색 따위 하기 없기?
나: 사람 뭘루 보고....자! 잘 들어? 대박이라 함은! 큰 대 배 박! 즉 큰 배를 뜻하며 큰 물건 등을 뜻하는 게야. 알았어?
마시: 맞아! 아저씨! 그걸 어떻게 그 머리로 생각해냈지?
나: 마시 차례야. 어서 말해. 나랑 같은 소린 안 되는 거 알지? 크크큿!!!
마시: 그런데 아저씬 한 삽 더 파야해! 한 삽만 더 파면 금덩어리가 나오는데....정말 대박인데...
나: 그건 또 뭔 소리여?
마시: 대박은 큰 배인데 큰 배는 우리에게 뭐죠? 단지 배의 사이즈가 무슨 의미가 있지??
대박이란 물고기를 가득 채운 만선의 배를 뜻하는 거야.
나: 그,그게...그런 거라고? 만선?
마시: 거기에 또 하나의 울림이 있어요! 외국인들은 꿈도 못 꿀 에너지...제비가 물고 온 박씨가 자라서 커다란 박을 이루죠. 그 안에서 금은보화가 나오고 큰 집을 지어줄 인부들, 친구들이 나오고...바로 興夫의 박이 대박이야! 그것이 있기 때문에 대박은 영어로 big ship이 아닌거라고요. 어때요? 인정?
나: 어............................................................인정.
내게업힌 채 세평숲을 가면서 마시는 속삭이듯 물었다.
"아저씨에겐 뭐가 대박이죠?"
"어...난, 젖과 꿀이 흐르는 이 마을, 웃음소리가 있고 도움이 있고, 정이 넘쳐흐르는 이 마을 벗님들이 대박이야!"
그리고 난 물었다.
"마시에겐 뭐가 대박이야?"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