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와 연애] 주변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
개인적으로 주변에 매력있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어떻게 사람에게 매력이 없을 수가 있을까? 단언컨데 말하지만 어떤 사람이든 심지어 당신이 보기에 "아... 절대... 저사람과 무인도에 단둘이 있어도 저 사람과는 정말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분명 매력은 있다.
깊숙이 들여다보면 어떤 인간이든 저 안쪽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잘 찾아내어. 혹시 표면이 뿌옇다면(뿌연 경우가 더 많은지도 모른다) 헝겊으로 말끔히 닦아준다. 그런 마음가짐이 으레 작품에 배어나오기 때문이다. 기사단장 죽이기 p27, 무라카미 하루키 |
---|
당신이 혹시 솔로이고 또 그 이유가 주변에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 라고 말을 한다면 그건 정말 주변에 괜찮은 사람이 없거나 당신이 눈이 과하게 높은게 아니라 당신이 이성을(아니 사람을) 보는 방법을 잘 몰라서 일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성을 대할때 너무 뻔한 기준을 들이대곤 한다. 예를들자면 얼마나 키가 큰가, 얼마나 TV에 나오는 사람들과 비슷한 아름다움을 가졌는가, 어떤일을 하는가, 개그맨 같지는 않아도 얼마나 입담이 좋은가 등등... 의 기준들 말이다.
이런 기준을 가지고 사람을 만나려고 하면 보라카이에서 봉피양 수준의 평양냉면을 찾는것 같은 막막함과 답답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하루키의 말처럼 인간이라면 누구나 안쪽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다만 그 반짝이는게 본인이 애초에 찾던 매력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어쩌면 당신은 "내가 찾던 매력이 아니면 그게 무슨 소용이에요!"라며 볼멘소리를 할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매력이 그런건 아니지만 많은 경우 내가 찾던 매력이 아니라해도 어떤 매력이든 매력은 타인을 끌어당기는 묘한 기운이 있기 마련이다.
대학생시절 어느날 MT를가서 정신없이 소주를 입에 들이부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어떻게 그렇게 많이 마시고도 사고 한번을 안쳤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새벽 2시쯤이었을까? 웬만한 선수?들은 모두 뻗고 진짜 꾼들만 남아 누가 과에서 가장 주정뱅이인지를 겨루게 되었다.
그때 아마 한 대여섯명정도 남았던것 같은데 그중 김모양과는 그날 처음으로 대화다운 대화를 나눠봤다. 그녀가 당시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는 중요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지만 워낙 말이 없고 각종 행사에 잘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하여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뜬금없지만 하루키의 꿈속에서 만나요 중 블루베리아이스크림에 대해 이야길 꺼냈는데 놀랍게도 그녀도 읽어본게 아닌가!? 심지어 그녀는 나를 뛰어넘는 하루키 덕후였다! (솔직히 난 덕후까지는 아니다. [정확히는 못된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을 할 정도로 정말 찌릿!한 순간이었다. 외적이든, 성격이든 내가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어떠한 것도 없었던 김모양에게 단지 내가 읽었던 책을 읽었다는 것만으로 뭔가 운명적인 느낌을 받았다니! 정말 놀라운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난 그때 깨달았다. "아... 내가 하루키를 좋아하는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구나...?"라고 말이다.
어쩌면 당신도 이성을 대할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다보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상대의 감춰져있었던 매력을 발견한다던가 당신도 몰랐었던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는 그런 경험을 말이다.
당신이 꼭 그래야하는건 아니지만 사람을 대할때 "이 사람은 내가 선호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나?"가 아니라 "이 사람에겐 어떤 매력이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대해보는건 어떨까?
"뭐하러 그런 시간낭비를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상대의 감춰진 매력이라는 보물을 찾는 보물찾기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은근히 즐거운 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바쁜 스티미언들을 위한 요약
매력이라는건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특혜가 아니다. 누구나 깊숙이 들여다 보면 어떤 인간이든 저 안쪽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당신이 그것을 꼭 찾아봐야하는건 아니지만 타인을 대할때 보물찾기 하듯 상대의 매력을 찾아본다면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좀 더 즐거워지고 당신의 삶도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