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 오분전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말이 어떤 유래에서 생겨난 것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아주 어지럽고 우왕좌왕하면서 혼라스러운 상황" 이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개판 오분전의 유래는 6.25 한국전 시절로 거슬러올라간다.
여기서의 개판은 개( 견 犬)라는 뜻이 아니라,
열다 개(開) 의 뜻이다. 그리고 판은 밥을 담은 판을 뜻한다.
즉, "개판은 밥 판이 열린다" 라는 뜻으로서,
배급이 이루어지기 직전에 피난민들이
밥을 얻어먹기 위해서 어수선하게 설쳐대는 꼴을 비유하여
생겨난 시대적인 말인 것이다.
6.25 동란 당시에 부산에 피난을 내려온 사람들은,
그 상황에서 죽지 않고 살려면 배급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배고픈 상황에서 누가 밥을 준다고하면, 얻어먹기 위헤서 죽자살자
설쳐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그 어수선함이 오죽했으랴.
오늘날에는 '개판'이 밥판을 열때의 어수선함이라는 뜻은
사라져버리고, 개들이 집단으로 모여서 요란스럽게 짖어대고
질서가 없다는 의미로서만 사용하고 있으니,
이래나 저래나 개라는 동물은 한국인들에게, 언제나 괄시와 폄하의
만만한 대상임에 틀림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개판이다" "개판 오분전이다" " 개판이 열린다" 라는
수준이 낮은 사람들의 행동을 비꼬는 속어를, 한국인들이
사용하게 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왜 하필이면, 사람들의 어수선하고 무질서함을 개에게 비유를 했을까?
그냥 개가 만만하고, 실제로 아래위 질서를 모르는 무식한 동물이라서
그런 것일까?
본인은 이것에 대해서 다소 오바적인 해석을 해본다.
개들이 모여들어서 무질서해지기 시작하면, 서로 짖어대면서
주변을 시끄럽게 만드는데, 덩치 크고 힘 센 놈들부터
시작해서 서로 지지 않으려고 더 큰 소리로 맹렬히 짖으면서
싸워대기 시작한다.
일명 이 '개싸움'에는 명분도 목적도 이념도 없다,
오로지 목소리 큰 놈이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면서
약한 놈을 자기 말 잘 듣도록 제압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자기 주장을 옳다고 큰 소리 뻥뻥 쳐대면서
남들을 안후무인 식으로 무시하기 때문에, 그 꼴이 마치 개가 짖어대는
꼴하고 같아 보여서 "개판오분전" 이라는 말을 상징적으로 빚대었던
것이 아니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