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0. 가정

스팀잇이 없어졌다고 가정하자.
스팀파워를 가진 사람에게 보유량의 연 12% 이자를 준다고 하자. 그러면 사람들이 스팀을 살까?
100%를 준다고 하자. 그러면 스팀을 살까?
1000%를 준다고 하자. 그러면 사람들이 스팀을 살까?

1-1. 주식배당

기업에는 주식배당이라는 게 있다. 현금대신 주식을 준다. 주식을 1주 가진 사람에게 0.5주를 배당해주는 식이다. 주식배당은 기업 자산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자산 변동 없이 주식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1주 가격은 떨어진다. 주식이 희석되는 것이다.

1-2. 액면불할

액면분할을 할 수도 있다. 1주의 가격이 너무 커 이를 쪼개 10주로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모레퍼시픽은 1주가 400만원이었으나 10주로 쪼개 1주가 40만원이 되었다. 주식 1주를 가지고 있던 사람은 10주를 가지게 되었다. 400만원 1주 주식이, 40만원 10주가 되었다. 400만원 짜리 주식이 40만원 짜리 주식이 되었으니 사람들이 더 많이 살까? 심리적인 영향으로 그럴 수도 있지만 일시적이다. 지금 아모레퍼시픽은 1주 가격은 30만원이다. 기업의 펀더멘털이 훨씬 중요하다.

1-3. 비트코인

비트코인 가격이 너무 올라 2100만개를 21억개로 쪼갠다고 하자. 비트코인 1개를 가진 사람은 100개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지금 600만원인 비트코인은 1개당 6만원이 된다. 가치의 변동은 없다.

2-1. 스팀

내가 보유한 스팀의 양에 비례해 아무리 스팀을 배분해봐야 스팀의 시가총액은 변하지 않는다. 펀더멘털이 변함 없기 때문이다.

2-2.스팀의 가격

암호화폐 시장은 펀더멘털을 찾아내기 어렵다. 무수한 펌핑과 덤핑이 존재한다. 스팀에도 수차례 펌핑과 덤핑이 있었다. 스팀의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건 무엇과 비교해서 일까? 비트코인? 이더리움? 그 외에 급등한 알트코인들? 가격이 떨어진 코인도 무수하게 많다. 이오스는 상장하고 펌핑 후 1/10이 넘게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올해 저점과 비교해 7~8배 가량 올랐고, 이더리움은 35배 정도 올랐다. 그러나 고점보다는 25% 정도 떨어졌다.
스팀은 올해 저점 대비 고점은 35배 올랐고, 지금 가격은 저점 대비 13배 정도 올랐다.

스팀이 오르지 않는다는 건 무엇과 비교해서인가? 내가 산 다른 알트코인도 모두 손실을 보고 있다. 스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3. 스팀(스팀달러)을 파는 행위

스팀(스팀달러)을 내다 파는 게 문제인가? 내다 파는 사람이 있으면 누군가는 산다. 거래는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만나야 한다.

원화를 달러로 교환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원화를 내다 팔아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겁니다, 라고 할 수 있을까? 달러와 원화 가치는 국가의 펀더멘털로 형성되는 것이지, 누군가 내다 팔고, 누군가 사기 때문이 아니다.

일시적인 개입은 가능하다. 누군가 주식을 대량 매수하면 주가는 오를 수 있고, 대량 매도하면 떨어질 수 있다. 당국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해 원화를 내다 팔아 원화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고, 달러를 내다 팔아 달러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일시적인 것이지 근본적인 것이 아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1btc만으로도 스팀 가격을 몇 %오르게 할 수 있다. 스팀 달러는 10% 넘게 올릴 수 있다. 그렇게 사고 나면 스팀과 스팀 달러는 그 가격으로 있을까? 그렇지 않다.

4. 스팀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스팀잇은 스팀이라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SNS 서비스이다. 스팀의 가치는 블록체인으로서의 가치와 SNS으로서의 가치를 더해야 한다.

스팀 = 블록체인 + SNS

4-1. 블록체인으로서의 스팀

블록체인의 가치는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반영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스팀, 이오스의 가치를 산정하기란 쉽지 않다.

  • 자산 대비 시총(PBR)
  • 수익 대비 시총(PER)
  • 매출액 대비 시총(PSR)

어느 것 하나 들어 맞는 게 없다. 그나마 POW 방식은 생산원가 대비 가격 정도가 있겠지만, 원가를 곧 가치라고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게다가 스팀은 POW 방식이 아니라 POS 방식이다. 암호화폐 대부분은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적정 가격이란 게 없다. 극단적인 펌핑과 덤핑이 반복되는 이유다.

4-2. SNS으로서의 스팀

스팀이 독특한 건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SNS 가치가 붙는다는 점이다.

SNS의 가치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스팀은 그냥 블록체인이고, 스팀을 늘리는 행위는 채굴 행위일 뿐이다.

그런에도 스테이킹이 가능한 다른 코인들을 두고 굳이 스팀을 선택하고 스팀잇에 글을 쓴다면 최소한 SNS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아무 글이라도 쓰며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게 좋은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굳이 글을 쓰지 않는다. 스파를 임대해서 임대수익을 얻거나 그게 부족하다 생각하면 셀프보팅을 하고, 셀프보팅에 다운보트를 먹어 안된다면 다른 계정을 하나 만들어 상호 보팅한다.

4-3. 스팀잇

스팀잇은 스팀의 가치를 더하는 SNS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스팀을 보유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스팀잇을 스팀의 가치를 더하는 SNS라 생각한다면 스팀잇이 SNS로서 어떻게 성장하면 좋을지 고민해야 한다. SNS으로서의 가치는 보다 명확하다.

월간활성이용자수

이것이 모든 걸 말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이 몰리면 기업들도 따라 온다. 페이스북 매출의 97%는 광고 수익이다. 스팀잇에 월간 활성 이용자수가 늘어난다면 글을 쓰는 사람도 있고, 기업도 들어올 것이다.

스팀잇에서 글을 쓰거나,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모두 스팀잇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를 늘리는데 기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스팀의 가치에 기여하는 사람이지, 그들이 번 돈을 원화로 환전한다고 스팀의 가치를 훼손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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