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뿐기다.”
원자력 발전소 폭발. 방사능 사고. 시시각각 찾아오는 방사능 피폭과 죽음의 그림자. 그로 인한 친구와 가족의 죽음. 그 어떤 영화보다 가장 현실적인 공포를 다룬 영화. [판도라] 오늘은 이 영화에 대한 분석에 대한 두 번째 주제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 주제 2: 영화 [판도라] 속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장치 ‘감성팔이’
저는 영화를 보면서 우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흔히 최루성 영화라고 하죠? 영화를 보며 울고 나면, 나중 가서는 영화 주제가 생각이 안나고 어떤 점이 슬펐는지에 대해서만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이 나라는 대부분의 영화가 상업성 영화고, 감성팔이적 요소를 넣지 않으면 아무리 작품성이 좋아도 스크린에 띄워지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부산행]에서도 공유의 기저귀 광고가 매우 아쉬웠는데요. 이번 영화도 조금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감성팔이적 요소는 아마 감독이 의도한, 영화 속 원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일부러 넣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판도라]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나라에 있다가는 내 수명 다 못 살고 죽겠구나. 사고가 터져도 우리를 살려줄 사람은 기껏해야 소방관, 우리의 이웃, 가족, 그 외엔 아무도 없겠구나. 이 믿을 사람 하나 없고, 우리를 구해줄 사람 하나 없는 이 나라에서 나와 내 가족들,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당장, 지금이라도 당장 다른 나라로 뜨는 수밖에 없겠구나. 이러한 생각을 더더욱 들게 한 말은 병원에서 강석호 대통령(김명민)의 대국민 담화와 부탁 방송을 본 영화의 남주인공 ‘재혁’의 발언입니다.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그래 위험하다고 경고를 해싸도 들은 척도 않고 자빠져 있다가, 덜컥 사고가 나니까 암것도 몬하고 숨키기만 할라카다가 사람들 다 죽게 만들어 놓고, 인제 와가 뒷수습은 국민들 보고 하라카는게 말이 되나 말이다. 이런 개지 개떡같은 나라를 왜 가(구해)?”
물론 기성세대에게 이런 말을 하면 그들은 아주 큰 반감을 표출합니다. 젊은 애들이 세상을 너무 부정적으로 본다고, 너희가 나라한테 얼마나 많은 것을 받고 사는 지 아냐고. 하지만 그거 아셔야 합니다. 잘 해준 거 많다고, 잘못 한 걸 욕 못 하게 하고 감싸며 넘어가는 건 안된다는 것을요. 이 나라의 상황은... 이번 문 대통령님이 새로 취임하신터라 아직 앞으로의 상황은 예측이 안되나 이때까지의 상황들만 본다면 청년세대의 이민율이 점점 상승하고, 대부분이 이 나라에 더이상 희망이 없다 판단, 상당히 절망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먹고 살려면 일단 이 나라부터 떠야 한다. 그 생각이 절반 이상 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이 나라에서 도망가기를 원합니다. 이 나라에서 떠나 살고 싶어 합니다. 내가 살기 위해.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그런데 그런 나라에, 영화 속 재난과 같은 상황에 내 가족들이 시시각각 목숨을 위협받으며 발이 묶인 상태라면? 내 사랑하는 연인이 사지에 나가 죽음의 기로 바로 앞에 서 있다면?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실 것 같나요?
작중에서 보면, 저 하늘에 잿빛 구름에 휩싸인 방사능이 몰려오자 사람들은 겁에 질려 뛰기 시작합니다. 도로 위는 아수라장이 되고 가족들의 손을 놓치고 밟혀 환자와 미아가 급증합니다. 이러한 피난 길 위에서 정혜(문정희)는 민재(배강유)를 잃어버립니다. 민재를 찾았을 때, 그를 구한건 정혜가 잠시나마 원망했던 시어머니, 석여사(김영애)였습니다. 시어머니는 자신의 몸을 바쳐 자기 손주를 구했습니다. 또한, 재혁(김남길)은 자기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연인인 연주(김주현)를 살리기 위해 고농도의 방사능 수조에 자신을 가두고 죽음을 택합니다. 그래요.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목숨과 몸을 던집니다. 그 어느 상황보다 자신의 가족의 안전과 생명이 걸려 있는 상황에 더욱 예민하고 심각하게 받아 들이게 되는 것이 바로 사람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영화 [판도라]는 진가를 발휘합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만이 아닌,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도 끊임없이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실제로 목소리를 내게 하는 힘. 영화 [판도라]는 감성팔이적 요소를 이용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 겁니다. 아주 효과적이었죠. 호소력 있잖아요? 다른 뭐 어쭙잖은 지구 평화, 우주 평화의 문제도 아니고, 가장 중요하고 가장 사랑하는 우리 가족과 연인의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요.
여기까지 영화 [판도라]에 대한 분석, 두 번째 주제였습니다! 다들 어떠셨나요? 다소 글이 공격적으로 써진 것 같아 이렇게 글 끝에서나마 미안하다는 말 올립니다. ㅠ!! 다음은 드디어 마지막인 세 번째 주제에 대한 분석입니다! 끝까지 꼭꼭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