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 피라미 쏭블리입니다. :)
@songvely Feb. 21. 2018.
어제는 스팀잇을 시작한 이래로 처음 포스팅을 쉬었습니다.
바로 저 그림을 그리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았기 때문입니다. 그 정도의 그림은 아니라구요? 지금부터 제가 이 그림에 영혼을 갈아 넣은 과정을 보여드릴게요.ㅋㅋ
1. pinkpig님의 밑밥을 물다.
얼마 전 @pinkpig님이 스팀잇 마스코트 그리기 대회 를 개최하셨어요. 이 소식을 듣고 저는 또 하나의 재미있는 이벤트를 열심히 응원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핑크피그님이 참여해보라며 밑밥 하나를 툭- 던지셨어요. 이 때까지만 해도 ‘나같은 흙손이 감히 스팀잇 마스코트를?’ 하고 생각했죠. 그래도 마음이 살랑 살랑 간질 간질 하기 시작했습니다. ㅋㅋㅋ
그러다 omani02님의 포스팅에 달아놓은 제 댓글에 pinkpig님이 찾아오셨어요. 그리고는 뽐뿌를 한 번 더 넣고 가셨답니다. ㅋㅋ
@omani02님이 얼마나 챙겨주실지... 일단 들어보고 결정을..
각종 칭찬과 회유에 넘어간 저는 결국 마음이 움직여 아이패드를 켰습니다. :-) 어차피 우승은 남의 것! 재미삼아 그려보지 뭐!라고 생각했는데 일이 생각보다 커지더라구요.
2. 마스코트, 무엇을 담아낼 것인가?
일단 마스코트에 담아낼 스팀잇의 특성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글 입니다. 우린 스팀잇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글을 쓰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연필을 떠올렸습니다. (단순하기 그지 없음)
그 다음은 스팀잇의 다양한 컨텐츠! 그래서 카메라, 음표, 팔레트 등등의 소품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죠. (역시 단순함....)
그 외에 글로벌이라는 주제도 생각이 나서 배경을 지구로 할까 생각도 했습니다. ㅋㅋㅋ 스팀 코인 생각이 뒤늦게 나기도 했구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스팀잇의 특성, 바로 소통을 잊었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들을 그려주기로 했습니다. 하핫
3. 생각의 발전
그렇게 추가된 친구 한 명. 기타를 매고 음표를 들고 있죠. 유치해서 유치원에 가야 할 수준입니다.(응?-_-)
둘보다는 셋이 좋을 것 같아 연필 친구 한 명을 더 추가합니다. 가운데 연필에게서 팔레트를 뺏어 이 녀석에게 쥐어주고 머리에는 예술 하면 떠오르는 클리쉐, 빵모자를 씌워주었습니다. 심지어 기타까지. 예술가 하면 어린이들이 떠올리는 것들.. 딱 그 수준입니다.ㅋㅋㅋ
왼쪽 친구를 연필에서 색연필로 바꾼 김에 오른 쪽 연필은 만년필로 변신했습니다. kr-pen 과 kr-writing을 떠올리며 책도 한 권 손에 쥐어 줬구요.
이제 굵은 펜으로 선을 땁니다. 구상이 끝났으니 연필선만 지우고 색칠하면 금방 끝나겠다 생각했습니다.
4. 빡침의 연속
연필선을 지우는 과정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연필만 지우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결국 조금씩 지우고 다시 그렸습니다. 즉, 그냥 처음부터 다시 그리는 거랑 똑같..... ㅠㅠㅠㅠ
제가 쓰는 어플은 애플 펜슬이 출시된 이후로 패망의 길을 걷고 있는, 오류가 매우 많은 속 터지는 어플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이 들어 이 어플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사실은 돈 주고 산 첫 그림 어플이라 뽕을 뽑겠다는 속셈이지요.)
문제는 팜 레스트가 잘 안 되는 어플이라 자꾸 화면에 점이나 선이 찍힌다는 겁니다. 열심히 그리고 나면 손바닥이 닿은 부분이 지워지거나 번져 있고, 선이 그려져 있어요...
게다가 왜 이렇게 어플이 잘 꺼지는지....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정말 새 어플로 갈아타야겠습니다.. 추천 부탁드립니다.
5. 완성... 인 줄 알았지.
그렇게 선을 따내고 다듬은 1차 마스코트
지구 모양으로 하려던 배경은 코인으로 바꾸었어요. 그런데... 코인에 짝대기 세 개... 흠.. 어디서 봤는데... 네. 스팀 코인이랑 똑같네요. ㅋㅋㅋㅋ (의도한 게 아님 ㅠㅠ) 의도한 게 아니지만 이렇게 된 바에야 아예 스팀의 S자 3 개를 변형해서 마스코트를 만드는 게 더 낫겠다 싶어 다시 작업을 시작합니다.
6.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붓, 연필, 만년필의 몸통을 스팀 코인마냥 휘어지게 그리기 위해서는 결국 그림의 반을 다 뒤집어 엎어야 했어요. 하지 말까..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완성하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원하는 수준까지 그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2차 마스코트 완성
뭔가… 명란 젓갈이 생각나는 체형입니다만..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첫째, 바깥 코인의 모양이 너무나 울퉁 불퉁해서 지저분해 보인다는 것.
둘째, 스팀 코인에서 에스자가 기울어진 방향이 다르다는 것. 스팀은 머리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거든요.
결국.... 다시 그리기로 결정 했어요....(책상 잡고 부들부들..)
이번에는 아예 처음부터 다 다시 그렸다고 보시면 돼요. ㅠㅠ
3차 마스코트 완성!!
7. 색칠, 넌 내게 모욕감을 주었어.
배경 색칠은 햇님군에게 외주를 좀 줄까 했는데 영 말을 안 듣네요... 에잇!(설겆이 3일치로는 안 되겠니?!) 부들부들 떨리는 손목을 잡고 색칠을 합니다.
끼야~~!!
드디어!! 이제 마스코트 세 놈들의 색칠만 하면!! 가슴이 바운스 바운스 합니다.
응????
색칠하기 전이 더 나아보이는 건 기분 탓?!
원래도 유치한 마스코트라는 생각은 했지만.. 촌스러워지기까지 함..
방금 코인나라에 상경한 스팀 친구들ㅋㅋㅋ
그래. 색깔을 바꿔보는 거야!!
아.. 저는 색감이 꽝입니다. ㅋㅋㅋ
촌스러움 +500
창백함 +300결국... 쏭블리님이 좌절감을 1000 획득하였습니다.
결국 고민에 고민. 지우고 또 그리고 색칠하기를 거듭...
그렇게 완성한 10번째, 11번째? 잘 모르겠습니다. 최종 마스코트 입니다.
8. 꿈보다 해몽
마스코트 이름: 미정 (CC BY)
작품 해설
- 스팀 코인을 변형하여 스팀잇이 스팀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임을 말하고 있음.
(처음부터 의도한 것 마냥 스을쩍 묻어가기) - 다양한 컨텐츠의 표현: 붓, 기타, 빵모자(작가의 로망) / 카메라(작가가 스사모 회원인 건 비밀) / 펜과 책, 연필 등 (한마디로 마스코트 자체가 클리쉐 덩어리)
- 결국 각자의 취향과 개성에 맞는 다양한 창작 활동을 통해 스팀이라는 암호화폐를 얻어낼 수 있음을 의미
- 무엇보다 혼자가 아닌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즐거운 스팀잇 생활을 할 수 있음을 표현하고 싶었음 :-)
작가의 변
- 더 많은 kr의 아이덴티티를 담지 못해 아쉬움
- 운동 프로젝트를 진행중이신 @hongyeol님을 위해 트랙을 그릴까 진지하게 고민함
- 가운데 녀석이 들고 있는 깃발은.. 함께 가자~는 느낌으로 그린 것인데 다운플래그처럼 보이기도 함. (잘 못 하면 꽂아버린다라며 웃으며 경고중)
- 카메라에 있는 어종은 피라미이며, 책 위에 그려진 어종은 고래임. 햇님군은 “왜 붕어를 여기 저기 그려놨어?”라고 말함. 사과의 의미로 저녁밥은 햇님군이 차림.
- 주차장 풍선인형처럼 보이기도 함. 흥겨움의 몸놀림이라고 봐 주시길.. 둠칫 두둠칫
길고 긴 포스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 포스팅을 하루 쉬었더니 손꾸락이 신이 나서 날아다녀요. ㅋㅋㅋ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각종 시행착오로 의도치 않게 영혼을 갈아 넣어 그리게 된 마스코트! 예쁘게 봐 주세요. :) 이벤트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자, 이제 omani02님 스팀잇 송 이벤트 참여하러 노래 연습을 좀..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