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아]여유는 잡생각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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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to. zzing & kiwifi


오랜만에 둥이가 낮잠을 일찍 시작했으므로 여유가 생겼다.
여유 = 남는 시간 = 잉여 = 잡 생각

그래서 아무 글이나 써보려고 한다.

나는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다.
언젠가 포스팅이었나? 댓글에서 간단히 언급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화장품을 사는 것도 좋아하고 바르는 것도 좋아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화장품은 색조화장품이 아닌 기초제품이다.
스킨, 로션, 크림, 에센스, 선크림, 핸드크림 등등등

색조화장품을 좋아했으면 화장을 아주 잘 했을텐데....
나는 대부분의 외출을 민낯으로 하곤 했으며, 출근할 때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정도였다.

예전에는 색조 화장 없이도 피부가 좋았다. 잡티도 없었다.
그래서 피부라는 게 그냥 가만 두어도 영원히 좋을 줄 알았다.

아기를 가졌다.

기존에 쓰던 제품 중 임신 중에 사용하면 기형아를 유발한다는 성분이 든 제품이 몇 가지 있었다.
주름 개선 화장품이 그랬다.

화장품에 대해 조사해봤다. 화학성분이 든 제품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나열된 것을 보니...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몇 개 없었다.

천연제품을 쓰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그 땐 왜 못 했을까...

점점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의 갯수가 줄었다.
그 현상은 아이들을 낳은 후 더욱 심해졌다.

어떤 날엔 아예 잊고 아무 것도 바르지 않기도 하고,
어떤 날엔 문득 얼굴이 당겨 아이들 로션을 손에 닿는대로 아무 거나 발랐다.

세수를 언제 했더라? 어제 했나? 좀전에 했나? 도 헷갈리며 살았으니...
핸드크림을 바르는 건 심지어 사치였다.


나는 핸드크림을 굉장히 사랑했었다.

종류별로 향기별로 사서 골라서 바르는 재미를 느꼈다.
비누로 손을 깨끗이 닦은 후 뽀송한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한 뒤
그 날의 기분에 따라 핸드크림을 골라 오래오래 발랐다.
손가락 사이, 손등, 손목까지 소중하게 문질러주었다.

내가 사랑하던 일상은 아이들의 탄생과 함께 사라졌다.

분유타기 전에 손 씻기, 아기 만지기 전에 손 씻기, 응가하면 물로 닦아 주기,
수시로 손씻기, 손씻기, 손씻기...

손에 물기 마를 날이 없었다.
물론 핸드크림의 향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을까봐 바르지 않게 된 이유도 있다.

지난 겨울 내 생일을 앞두고 동생이 물었다.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
갖고 싶은 게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나는 건 육아용품 뿐..
그러다 '핸드크림'이 생각났다.


다시 핸드크림을 바르기 시작했다.
겨울에 받은 선물을 풀어보고 서랍 깊숙한 곳에 보관하다가 최근 다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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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판을 두드릴 때마다 은은히 퍼지는 시어버터 향을 맡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너무나 행복하다.

핸드크림을 바르기 시작했다는 것은 손에 물기 마를 시간이 생겼다는 것이고,
이는 곧 여유로운 육아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물론 아이들이 낮잠에서 깨어나면 바로 욕실로 가서 뽀득뽀득 닦아내야 하지만...
내가 그토록 바라던 '나만의 일상'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미 망가진 피부는 어떡하지?
선크림 없이 외출하는 바람에 잡티도 많이 생기고, 피부는 그을렸다.
휴;;;
생각하지 말자!!
뭐...나중에 피부과 가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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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글을 마치기 전에!!

집안일을 하며 반드시 필요한 강추템을 소개해 볼게!
그건 바로 이 돌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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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돌돌이가 아니야
스탠드 형의 테이프클리너, 이것이 완전 강력추천 아이템이지.

하루 종일 밀고 다녀도 하루 종일 먼지며 머리카락이 붙어.
주변에 먼지가 이렇게 많다니! 하고 놀라지 마...다 형한테서 떨어진 거야.

쭈그리고 앉아 닦거나, 짧은 클리너로 문지르고 다니기엔 우리의 무릎은 너무나 소중한 것.
앉아서 어기적 어기적 다니는 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지 않겠어?

이건 우아하게 서서 슥슥 밀고다니면 되니까 얼~~마나 편하게요?
아직 스탠드 테이프클리너를 모르는 형아가 있다면 꼭 사길 바랄게.

그런데 하나면 되지, 왜 두 개냐고? 양손으로 밀고 다니냐고?

묻지마...
형아 프로 돌돌러 아니다...

집안일 좋아하는 둥이들이 서로 하겠다고 하도 싸워서
부랴부랴 하나 더 주문해서 사용하고 있는 중이야.

대체 장난감도 아닌 것을 왜 두 개 사야 하나...나도 자괴감 들었어.

돌돌이 밀고 다니는 둥이 사진 찾아 볼랬는데...없네?
욕실 청소 사진이나 한 번 더 봐줘.

아!! 욕실 청소 사진 노트북에서 삭제해버렸다.

그럼 그냥 새벽같이 일어나 편의점 가서 주스 사먹은 사진 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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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용하는 돌돌이는 ㄱㅗㄹㅗㄱㅗㄹㅗ인데...
삼엠꺼는 좀 약해. 둥이들이 벌써 세 개나 박살냈어.
그런데 ㄱㄹㄱㄹ 이거는 1년째 무사함.
이걸로 벽치고 장구치고 해도 굳건함. 추천할게.

아... 둥이들이 아직 안 깼는데...
이제 뭐하지?
믹스 커피나 타먹어야 겠다.

형들 오후에도 행복하라구.
손씻고 나서 핸드크림 꼭 바르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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