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의 교단일기] 지킬 수 있는 약속하는 법 가르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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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다시는 안 그럴 게요.”
“그걸 어떻게 믿어? 지난번에도 약속해놓고 어겼잖아!”

부모 자식뿐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흔히 있는 대화죠.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텐데,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람은 왜 이렇게 많을까요? 혹시 그 이유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오늘의 질문입니다.

대답을 구하기 위해 약속의 의미부터 짚겠습니다. 사전을 보니 ‘앞으로의 일에 대해 어떻게 할지를 미리 정하여 두는 일’이라 되어 있군요.

이번엔 사전이 전하는 약속의 의미를 세 부분으로 쪼개 보겠습니다. 앞으로의 일에 대해 / 어떻게 할지를 / 미리 정하여 두는 일. 이렇게요. 어렵지 않죠?

먼저, 약속은 그 대상이 앞으로의 일입니다. 지나간 일과 달리 앞으로의 일은 알 수가 없습니다. ‘예측’만 할 수 있을 뿐이죠. 지나간 일은 기억과 기록만 더듬으면 되지만 앞으로의 일은 좀 더 복잡합니다. 예측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하고, 예측할 수 있는 일을 주관적인 일(습관)과 객관적인 일(되풀이 되는 상황)로 나누어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각 않기’에 관해서는 늦잠이나 교통 체증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첫 번째 단계가 끝나면 두 번째 단계(어떻게 할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요컨대 자신의 습관과 객관적 상황을 두루 고려하면, 늦잠을 자지 않게 위해 12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고, 길 막힐 때를 대비해서 30분 전에 출발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실천 지침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이렇게 실천 지침이 마련되면 마지막 부분인 미리 정하여 두는 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예측 못할 사정이 없는 한,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정해진 시간에 출발하면, 지각하는 일은 없을 테고, 설사 지각을 하더라도 그 원인과 책임 또한 명확해지겠죠.

여기서 얻는 깨달음 하나. '본연의 의미에 충실한 약속은 다른 약속을 포함한다'는 겁니다. ‘앞으로 지각을 않겠다’는 약속이 제대로 된 약속이려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출발하겠다’는 실천 지침, 즉 ‘자신과의 약속’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거죠.

어른이 되면 타인과의 약속에 따르는 ‘자신과의 약속’은 오로지 자신의 몫입니다. 하지만 어른 되기를 준비하는 아이들은 우선 타인과의 약속을 위해 필요한 자신과의 약속을 스스로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게 가능할 때 약속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이러한 배움의 과정이 없기에, 명령(‘앞으로 지각하면 알지?’)이나 맹세(‘절대로 지각하지 않을게요.’)가 약속으로 둔갑하고, 껍데기뿐인 약속 때문에 부모와 자식 사이에 불신의 벽이 쌓이는 건 아닐까요?

“너를 어떻게 믿니?”라며 아이에게서 신뢰를 거두어들이기 전에 먼저 떠올려 주세요. ‘약속 지키기’만큼 중요한 것이 ‘지킬 수 있는 약속하기’이고, 부모와의 약속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보다 앞서야 할 것이 자신과 약속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이라는 것을...

헤르메스의 교단일기


오늘 “헤르메스의 작은 생각”은 여기까지입니다. 보팅, 댓글, 리스팀, 팔로우, 뭐든 여러분의 반응은 헤르메스의 날갯짓을 더 힘차게 만듭니다. 하지만 스팀잇 뉴비인 지금의 헤르메스는 리스팀이 더 간절하답니다. 헤르메스의 보람은 더 많은 사람들과의 나눔이니까요. 글이 좋으셨으면 RESTEEM! 부탁드릴게요. 약속드린 장기 연재 “오직 대한민국 사람들만을 위한 영어”도 준비를 마치는 대로 곧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도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
(이 글은 저희 학교 블로그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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