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를 헤메이고 있을 아들에게 쓰는 편지

사랑하는 아들
그리고 많은 순간 아버지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멋진 아들아

너는 어느새 훌쩍 자라 아버지를 즐겁고 행복하게 하기 보다는
너를 즐겁게 하고
너를 행복하게 할 나이가 되어 버렸단다.
곧 누군가를 지키겠다고 군대도 갈 것이고
너 자신을 지키기 위해 경제활동도 하게 될 것이다.

모르는 곳으로 떠난 너의 여행은 어떤지?
좀 더 나은 곳으로 가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한번도 본 적없는 누군가의 조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겠지....
너의 뱃속으로 들어갈 음식을 만들어주시는 식당 사장님이 고마울 것이고
네가 원하는 곳으로 너를 데려다 주시는 버스 운전사분이 고맙겠지.
세상으로 뛰쳐 나가는 순간 온통 고마운이들 뿐이란다.

여행을 하며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을 향해 네 마음을 활짝 열어두거라
뜨거운 태양 아래를 걸으며 네가 느꼈던 감정을 기억하고
길가에서 본 농부의 땀방울을 기억하거라.
너를 속초까지 데려다 주신 버스 운전사분을 기억하고
네몸이 편안히 쉴 수 있게 해 준 찜질방 노동자들의 수고를 기억하거라.
처음 가본 중앙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을 기억하고
그곳에서 만난 시장통의 소리와 분위기를 기억하거라.
시장통과 항구 그리고 바닷가에서 들려온 모든 소리와 냄새 그리고 바람, 그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이 모든 것을 향해서 네 마음을 열고 배우거라.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많단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천 가지 이상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 이들이 많더구나.
아버지는 그리 열려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버지가 생각하는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몸은 자라고 마음이 작아지면서 호기심은 사라지고 배움의 문은 천천히 닫히게 되더구나.
배움의 문이 닫히게 되는 순간
그 사람의 성장은 멈추게 된단다.

사실 왜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대답해 주는 이는 없어.
모두들 끊임없이 배우라고만 할 뿐.

아버지가 생각하는 끊임없이 배워야하는 이유는 네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
배우지 않으면 너는 결코 네가 원하는 삶을 살 수가 없어.
왜냐하면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거든.
배움을 멈추는 순간 바로 이 변화를 느끼지 못하게 되고
어느 순간 한참을 뒤처져 버린 사람이 되거든.
사실은 좀 뒤처져 살아도 인생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아.
너의 인생에서 추구해야 하는 것은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하게 사는 것일테니까.

그런데 아버지가 이만큼 살아보니
한가지 확실히 알겠는게 하나 있더구나.
스스로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내 삶을 사는 것이더구나.
이렇게 사는 것을 방해하는 것 중 가장 큰게 경제적 능력이더구나.

경제적 능력은 네가 세상으로부터 얻어내는 것이지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지는것이 아니란다.

세상으로부터 얻어내려면 너는 세상을 더 많이 알아야해.
그래서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거야.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는 배운다는 말은 그 이전과는 조금 다른 의미란다.
네가 지금까지 알아왔던 공부라는 것도 해당되고 그 외의 것도 해당 돼.
배워야 할게 더 많아지는 거지.
네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너는 배워야 하는 것이 더 많아지게 된단다.
신기하지.
나이를 먹으면 그만 배워도 될 줄 알았는데.
아버지는 지금도 계속 배워야 한단다.

자식을 어찌 가르쳐야 하는지.
어떻게 세상속에서 사라져야 하는지.
가족을 위해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그간 알아온 이들과의 관계를 어찌 유지해 가야 하는지 등등.
온통 어려운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단다.

많은 것을 배우는 여행이 되길 바란다.

여행을 마치면 건강히 돌아오거라.

사랑하는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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