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밋 맛집 "문호리 팥죽" 방문기

나는 사실 그닥 잘하게 없는 사람입니다.
운동도 못하고 노래도 못합니다.
타고나길 좋은 못소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이것도 사회생활을 할 때 쯤 다른이들이 알려주어 알게 되었답니다. 조금 일찍 알았다면 성우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노래를 못해서 노래방에 가면 사람들을 놀래키곤 합니다.
그런 제게도 약간 다른이들보다 경쟁력이 있는 부분이 하나 있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볼 때 다른이들과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대하는 것 입니다.
그렇다 보니 맛집도 발굴은 못하면서(맛집을 발굴하려면 경제적 여유와 부지런함, 그리고 새로움에 대한 도전 정신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이중 무엇도 가지고 있질 못하답니다) 어쩌다 누군가가 발굴해 놓은 맛집을 방문하고 그집에 대한 방문기를 쓰기를 좋아합니다.

어제는 지난번에 갔다가 방문을 허락받지 못한 "문호리 팥죽"을 (월요일에 방문하여 휴업이었음) 다녀 왔습니다. 문호리 팥죽은 특별한 맛이 있기는 어려운 아이템을 취급하는 음식점입니다. 특별한 맛을 내기 어려운 아이템 중 대표적인 음식이 "막국수"인데 "팥죽"도 만만치 않은 업종으로 생각 됩니다.

결국 문호리 팥죽은 "얼마나 정성을 담아내고 있는가!"가 핵심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문호리 팥죽은 평일임에도 주차장에는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이 주차 관리를 하고 계셨습니다. 사장님일 수도 있고 아니실수도 있지만....제가 느낀 감정은..."어 이집 제대로 이겠는데..." 였습니다. 어르신을 주차장 관리인으로 고용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거든요.
아무튼 일단 좋은 느낌을 가지고 문을 열고 들어 갔습니다.

오른쪽에는 팥죽장인(아마도 자칭이지 싶습니다) 백현진의 백세건강 팥죽이라는 게시물이 보이더군요. "오호...이정도면 마케팅에대한 개념도 있는 사람이 사장이군..."하는 생각을하면서 왼쪽을 보니 인상적인 것이 있었습니다.

주변 농민들에게서 매수한 붉은 팥이 자루체 쌓여 있는 것 입니다. "이정도면 대박이군..." 하는 생각을 하면서 원산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양평군 공흥리에서 농사 지으시는 어떤분으로부터 사온 것 이네요. 제 부친께서도 저런식으로 매직을 이용해서 자루에 적어 놓으시곤 했던 것이 기억이 나서 흡족한 미소가 저절로 생겨나더군요.
아무튼 이제부터는 음식과 관계된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배우자와 둘이 방문했던 터라 아들내미 먹일려고 팥죽 하나를 포장시키고 팥죽과 팥 칼국수를 주문했습니다.

반찬은 3종, 이중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치는 신선한 것으로 보아 기본은 하는 집 입니다. 물 컵은 스텐레스였으며(도자기 컵이었으면 더욱 좋았겠다 싶었으며) 수저는 개별 서비스가 아닌 수저통 중앙집중식 서비스 방식이었습니다. 물수건도 제공되지 않더군요. 이정도면 20점 정도는 감점 요인 입니다.

위와 같은 수저통에 수저가 들어 있었고 고객이 알아서 챙겨사용해야하는 구조였습니다.

팥죽 가격이 가벼운 가격이 아니었음을 감안해 보면 위 이미지 정도는 되었어야 합니다.

메뉴는 "팥죽"과 "팥 칼국수" 2종이라고 보아도 될 만큼의 단순한 메뉴 구성은 나름 제공되는 음식에 자부심이 있는 느낌입니다. "팥죽"은 조리 과정에 특별함이 있기도 어렵고 맛에도 특별함이 있을 수 없습니다. 얼마나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가(여기서도 국산이냐 수입산이냐 정도 차이일 겁니다), 얼마나 정성을 들이고 청결함을 유지하면서 조리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문호리 팥죽의 특징은 계산대에 앉아 계신 분만 나이가 젊어 보일 뿐 음식을 서빙하시는 종사원들이 모두 연식이 좀 되신 어른들입니다(팥죽집임을 감안하면 가산점 5점 정도 가능한 부분입니다). 아마 주방을 보진 못했지만 주방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호리 팥죽은 소금도 설탕도 첨가되지 않은 한마디로 "날팥죽 "맛입니다. 나이가 있는 중장년층이 좋아할 맛이지 젊은이나 아이들이 좋아할 맛은 아닙니다.

문호리 팥죽에 대한 나의 평가는 78점입니다. 중장년층에게는 좋은 한끼 식사를 제공하지만 가격이 조금 비싸게 느껴집니다. 8,000원정도가 적당해 보입니다. 아니면 서비스 수준을 좀더 올려야 합니다. 허나 주 고객층이 어르신들이 만족할 집인점을 감안하면 서비스 수준을 올리는 것보다 가격을 낮추는게 더 만족도를 높일거 같습니다. 젊은이들이나 아이들에게는 그닥인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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