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제가 작성한 글이 아닙니다.
원 글의 출처는 http://band.us/#!/band/52812046/post/430008369 입니다. 가평군에서 살고 있는 제가 무척이나 아끼는 친구의 글 입니다. 가평군에 대한 사랑과 대한민국 농촌문제 개선을 위해 온몸으로 활동하는 활동가랍니다. 제법 오래 전 이 친구를 스팀잇에 초대하기 위해 만났었고 계정 등록을 했답니다. 그런데 그날이 하필이면 스팀잇이 계정 등록 방법을 바꾸고 4일 정도 지난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계정은 아직도 등록컨펌이 되지 않은 상태이고 친구는 다른 일에 바쁜지 그닥 관심이 없답니다. 이친구는 밴드에 글을 올리는데 공감이 가는 글이라 스티밋에 꼭 소개하고픈 사람이랍니다. 그래서 제가 일단 허락을 받고 올려봅니다.
태현씨. 안녕.
세번째 장에 같이 해준 것 정말 좋았어.
설마 세번째 장까지 태현씨가 함께 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어.
그냥 경아씨가 사과쨈을 가지고 나올 거라해서 나오면 좋고 안나와도 그만이지 라고 생각했는데
오전 8시도 안되어
"지난 번 거기로 가면 돼?"
라는 전화를 받고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누군가에게 자꾸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 ,,, 아주 쪼끔 있거든. 이해하지?
태현씨.
벌써 세번째 장이네
첫 장은 어쩌면 동네 후배들의 성화에 등떠밀리듯이 갔었던것 같아
후배들이 나를 보면
"언니. 장터 언제 시작해요?"
라는 질문에
"그래 곧 해야지. 곧 할 거야"
라고 대답하다가 입으로 내뱉은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맘으로 시작했고
두번째 장은 어쭙잖게 박종숙 선생님. 이택희대표님 같은 분들이 장터 이야기를 공유해주시고
자치센타에서 천막이니 탁자니 장터를 꾸밀곳을 도와 주셔서 얼떨결에 했는데
음....
세 번째 장은....
세 번째 장을 만들다 난 정말 도망가고 싶었어.
일단 동네에 조종 중고등학교라는 곳이 있는데 동문 체육대회를 같은 날 한다는 거야
자치센타에서 천막이나 탁자를 빌려줄 수 없다고 하시니 난감 그 자체였어
또한 중고등학교 동문 체육대회로 다 가버리면 장터 손님들이 없을 거라고 한마디씩 하는데
우리 농부님들이 실망할까봐 걱정되었고.
학교에서 자원 봉사자들을 뽑아 주지 못해서 한명도 신청자가 없다는 자치센타 연락을 받었어.
이것도 걱정.
정말 시간이 다가 오면 다가 올수록 마음이 쪼글아 드는데
음..... 살 수가 없더라고..
그래도 약속이니까
농민샐러들이 기다리니까 할 수 밖에 없었지.
천막은 대여할 돈이 없으니 구석 구석 찾아 다녔어.
자치센타, 농협. 단체. 그리고 개인의 집까지.
세희라는 친구와 옆 동네 포도향 권역 위원장님까지 꼬셔서(?) 가평 전역을 다니면서 찾아다가 놓았어.
(하나 하나 찾아서 갔다 놓다보니 자치센타에서 챙겨주시는 천막 탁자가 얼마나 고마운지 새삼 느낌)
또 동문체육대회 때문에 손님이 분산 될거라는 우려때문에 장소를 옮기자고 이야기도 했더니
"우리 샐러 언니둘이 장사가 안되면 어떠니 ? 그냥 집에서 나오는 것만도 좋다. 사람구경하고 "
"우리끼리 재미있게 놀자. 막걸리 한 잔 마시고 전 부쳐 먹고.."
라는 말씀들을 해주셔서 편하게 장터를 벌렸어.
그리고 자원 봉사자들은 학교에서 뽑아 주지 않았지만 스스로 하겠다고 9명이나 찾아왔어. 정말 자원봉사자들인것 같지 않아?
그 중에는 지난 장에 참여했던 친구들이 5명이나 있었어. 힘들었을 것 같았는데도 아무 말 없이 또 찾아 와 줘서 정말 고마웠지.
매출은 많이 나왔냐고 물었지?
사실 매출은 지난 장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어. 내심 샐러들이 힘들어 하셨겠지만 그냥 재미 있었다고 하니 넘어가지 뭐.
각 샐러들이 자신들의 매출을 적어 주고 가셨어. 나중 시장 진단에 꼭 필요하다고 하니 부끄럽지만 알려주신다고 하면서 알려 주시길래 다 받아 적어놨어.
물론 그냥 가신 분들도 있으셨지만 담에 오시거나 만나면 꼭 물어 볼께.
그럼 태현씨가 찬찬히 들여다 봐줄거라 믿어.
태현씨.
사실 난 이번 장터에 실망하지 않아. 잘 되었다 생각해 . 물론 난 초 긍정적 자아를 가지고 있기에 그런 생각이 들 수 도 있어.
자 잘된 점 두가지가 뭔지 알려 줄께.
바로 이 언니야.
언니는 30여년전부터 동네에서 작은 상회를 했던 언니지.
큰 상회를 하다가 현재는 김치와 같은 반찬류를 팔고 계시는 언니야.
뭐 농민들이 가지고 나오시는 리어카에서 농산물을 사서 상회를 하시는 것으로 시작한 언니니까
농산물 유통 변천사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지.
봉고차를 가지고 구리 농산물 시장에서 채소와 과일을 사와서 장사를 하시던 언니.
두번째 장을 끝내고 세번째 장을 서기 건 언니가 밴드에 글을 하나 올렸어
" 장터에서 동네 엄니가 키우신 얼갈이와 열무를 샀어요. 장터에 김치 만들어 가지고 나갈께요"
그냥 이 글을 읽는데 뭉클한거야.
그래 우리가 원했던 일이잖아?
동네 어른들이 채소를 키우고
동네 어른들이 그것으로 김치를 만들고
동네 사람들이 그 김치를 사멱고.....
그리고 또 하나 시장에서 꿈꾸던 일이 일어난거야.
친환경 파를 심었던 이상호님이 장터에 내보내신 파.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파를 팔 시간이 없었어.
지난 번에는 자원 봉사자들이 팔았는데...
파가 그냥 남아 있는 거야.
인선 슈퍼 아줌마가 오셧어.
이 파 어떻게 할거냐고 물으시길래
"글쎄. 팔아야 하는데 장이 끝나버렸어요"
아줌마 하시는 말씀.
"우리 동네에서 파를 가장 많이 쓰는 사람은 평화 통닭이야. 거기에 팔면 어때?"
아싸... 알았다고 싸들고 갔더니 흔쾌히 사주시는 거야.
장터 바로 옆에서 장사를 하시는 아줌마.
기꺼이 사주셨지.
다음에도 좋은 것 나오면 드릴께요.
동네 농민이 키운 것을
동네 상가가 사고
동네 농민은 그렇게 번돈으로
동네 상가에서 사먹고
서로가 상생하는 것.
우리가 꿈꾸었던 것 맞지?
처음에는 미약하나 나중에는 창대하리라는 금순언니의 격려글이 막 떠오르네.
여기가 아줌마가 하시는 평화 닭갈비야.
다음에 장터 또 올거지?
그때는 빨리 가지 마
여기서 닭갈비 한 판 먹고가자.
경아씨가 우리 동네에서 사과잼 팔고
그렇게 팔아서 번돈으로 우리 동네에서 저녁 사먹고....
이거 좋지 않아?
ㅋㅋㅋ 아니야. 내가 사줄께.
그 먼 곳에서
우리 장터를 위해서 와주는 게 너무 고마워서 내가 살거야.
아직은 태현씨에게 많이 부족해 보이는 장터일지 몰라도
우린 매번 이렇게 노력하고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
태현씨.
장터에 와줘서 정말 고마워.
그럼 이만 총총
농부와 장터와 상가와 주민 모두 상생하는 걸 꿈꾸는 현주가
끝으로 원글저자로부터 받은 스티밋 게시 허락 문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