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짧고 날은 많았던 지구의 1년

과학을 공부하고 글을 쓰기를 좋아합니다. 1주일에 한 편 과학 분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kr-science 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난화에 이어 인간이 도착한 유일한 천체, 달과 지구 이야기를 다룹니다.


45억년 전 달이 처음 만들어질 때 달은 지구에서 겨우 2만 4천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2만 4천킬로미터면 지구 둘레의 반보다 살짝 긴 거리다. 달이 어마어마하게 크게 보였을 것이다. 달이 뜬 밤하늘은 달빛으로 가득해 별을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구는 훨씬 빨리 자전해 5시간마다 해가 떴다.

하루가 5시간이고, 공전하는 거리는 같으니, 1년은 1,750일이었어.

똑같은 1년이? 짧은 하루를 1,750번 보낼 거냐, 24시간 하루를 365번 보내느냐, 어떤 게 나을까?

달은 84시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 지구도 빠르게 돌고(지구 자전), 달도 빠르게 돌았다.(달 공전)

84시간마다 거대한 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 일식이 일어났다. 지구가 태양을 가려 달이 어두워지는 거대한 월식도 장관이었을 것이다.

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

지구의 자전 속도와 달의 공전속도가 느려지는 이유는 ‘달의 기조력’ 때문이고, 지구에서 달이 멀어지는 이유는 ‘각운동량 보존법칙’ 때문이다.

좀 복잡해지는 느낌이다.

들어봐.

지구의 중력이 달에 작용하는 것처럼, 달의 중력도 지구에 작용하는데(기조력) 달에서 가장 가까운 지구의 면에 바닷물이 모여들고, 지각이 들린다. (최대 25센티미터) 지구가 자전하면 달을 따라 바닷물이 움직인다.

바로, 하루 두번 일어나는 밀물과 썰물이다. 그런데 자전할 때 부푼면이 중력이 조금 더 강하기 때문에 자전하려는 힘을 살짝 방해한다.

달의 기조력을 받는 지구

그 방해하는 힘 때문에 지구의 자전속도가 조금씩 느려진다.
1년에 100만분의 17초 정도.

와 설명 진짜 쉽게 해주는데 못 알아듣겠다.

그러니까 달도 지구를 당기니까 달에 가까운 면이 살짝 부풀어 오르는데, 그게 지구가 자전하는 걸 방해한다?

응응. (휴)

1년에 100만분의 17초는, 400만년이면 1분, 2억 천만년이면 약 1시간이 늘어난다.

이거 무슨 SF 소설 같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완전 다른 우주네.

응. 놀라운 증거도 있어. 직접적인 증거.

산호초 가운데 어떤 종은 나이테처럼 날마다 성장선Groth line을 만든다. 그 덕에 1년 주기 확인이 가능하다.

산호초 성장선

4억년 전 데본기에 살았던 고대의 산호는 1년에 400개 성장선을 지녔다. 1년이 400일이었고, 하루는 22시간이었다는 뜻이다.

두번째 증거는 얇게 쌓인 퇴적물에 조수의 주기가 드러나는 '조석 리듬층'에서 찾을 수 있다. 유타 주 빅코튼우드 협곡에서 채취한 9억년 된 암석의 조석 리듬층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1년은 464일이고, 지구의 하루는 18.9시간이었다.

신기한 일이다. 게다가 천문학과 지구과학이 만나 하나의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도 무척 흥미롭다.


읽고 잘못된 내용을 알려주신 분께는 소정의 보상금(3 SBD)을 보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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