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가지 해산물, 총 11가지 재료가 들어간 히로사키의 후토마키(太巻き)
welcome @springfield!
요리를 시작한 것도 먹는 걸 너무너무 좋아해서였어요.
그만큼 저에게 음식은 무척이나 중요해서
12인실 도미토리에 자고 12시간씩 버스를 타고 여행을 해도
음식에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답니다 :D
먹보 @springfield 가 아오모리 여행을 하며
아오모리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을 소개합니다!
호텔조식이나 교자같은 것은 과감히 뺐어요 :-)
지금 사는 아르헨티나에서는 먹기 힘든 것들 뿐이라
올리면서 군침을 흘리고 있습니다 ㅜㅜ
처음으로 소개할 음식은!?
1. 기차여행의 백미 에키벤!!
에키벤은 역에서 파는 도시락을 부르는 말이랍니다.
우리나라 기차여행에서 삶은 달걀과 사이다가 필수듯이(요즘은 아닌가요?)
일본의 기차여행에서는 이 에키벤이 빠질 수가 없습니다.
기차내에서도 도시락주문이 가능하지만
역내에서는 훨씬 다양한 도시락을 좀 더 저렴히 팔고 있어요!
저렴해도 600엔~1300엔까지 평균 만원내외입니다.
종류가 다양하지요?
이 중에 제가 고른 에키벤은??
짜잔!!!
해산물을 초밥용 밥 위에 올려 덮밥처럼 먹는
카이센치라시스시(海鮮ちらし寿司)입니다.
연어, 문어, 소라, 관자, 게살, 청어알, 연어알,
그리고 표고버섯과 연근이 올려져 있습니다.
해산물은 장시간 이동에 끄떡없도록
소금&간장에 절여두었기 때문에
쫄깃쫄깃하고 짭짤한 반찬거리로 먹습니다.
술 한잔이 생각나는군요 +_+
또다른 에키벤입니다!
얘네는 아오모리를 떠나는 기차 안에서 먹은 점심이예요.
일행은 3가지 양념의 돼지/닭/ 소불고기 도시락
해산물귀신 @springfield 는 또 해산물 덮밥을 선택했습니다.
일본은 메뉴판 그림과 똑같은 음식으로 유명하지요.
과연 도시락도 그럴까요?
두근두근
역시! 오히려 포장보다 실물이 나은듯요!!
성게와 게살, 연어알, 소라 등이 밥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두 도시락 모두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한 번 사가면 끝인 여행객들의 도시락 하나하나에도
정성과 신뢰가 느껴집니다.
에키벤 먹으려고 기차타도 되겠어요 ;D
2. 쿠로이시의 명물 쯔유 야끼소바
램프여관을 가기 위해 쿠로이시에 갔었지요.
버스 시간까지 한 시간이 남았는데
동네 상점이 모두 문을 닫았어요.
아무 데서나 먹자는 일행의 말에도 굴하지 않고
결국 찾아낸 곳!
지역의 명물 쿠로이시 소바(메밀면)를 팔고 있습니다.
메뉴는 쿠로이시 야끼소바, 쿠로이시 쯔유야끼소바 두가지네요.
먹는 방법과 곁들이는 음식에 따라 다양한 소바가 있습니다만
쯔유야끼소바는 저도 처음입니다.
가격은 한화 5천원으로 나름 소박한 편입니다.
생긴 것도 소박하네요 ㅎㅎㅎ
아래가 쿠로이시의 명물 쯔유 야끼소바입니다.
야끼소바 위에 쯔유(가다랑어포 등으로 맛을 낸 장국)를 얹은 것인데
양념된 면에 부어 먹으니 짭짤하고 고소합니다.
일반 소바와 다르게 면이 넓어 투박한 맛이 있고요.
이것 때문에 쿠로이시까지 오실 필요는 없겠습니다 ;D
3. 램프료칸의 정갈한 료칸정식
지난번에 보신 램프여관의 일본 정식입니다.
숙박에 식사가 포함되어있고 메뉴선택은 따로 하지 않습니다.
산 속에 위치해 아날로그를 지향하는 료칸^^이다보니
식사가 꽤 소박하고 건강하게^^ 나옵니다.
밥, 미소장국, 구운 생선과 간단한 전골을 기본으로
절인야채(츠케모노), 어묵, 해조류 등으로 구색을 갖췄습니다.
우리나라 밥상과 크게 다르지 않지요?
다른 료칸에 비해 조촐해 보이기는 합니다만
온천을 한 뒤라 그런지 맛있게 먹습니다.
4. 히로사키의 자랑 후토마키!!
히로사키성으로 유명한 히로사키에 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후토마키(太巻き)를 먹으러 왔습니다.
후토마키는 두껍게 만 김초밥으로
히로사키가 원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얼마나 두껍냐고요?
우와아 이게 다 들어가나요?
참치 붉은살, 달걀말이, 관자, 도미, 연어알, 오이,
새우, 오징어, 우엉, 달걀, 참치, 생새우...
해산물만 8종에 겹치는 것 빼고도 총 11개 재료가 들어갔습니다.
후토마키를 말기 전 책상만한 도마 위 속재료를 보여주며
주방장도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
크기가 가늠이 가시나요?
손바닥만 해서 젓가락으로 집을 수가 없습니다.
한 손으로는 떨어질까 바치고 다른 한손으로 집어서
두 세번에 나눠 먹습니다.
안그럼 후토마키 vs 입 둘 중 하나 터질듯^^
입 안에서 신선한 해산물이 춤을 추네요!
달짝한 우엉과 부드러운 달걀, 상큼한 오이까지..
8조각인데 성인 둘이 먹고 배가 부릅니다.
히로사키까지 온 보람이 있습니다.
상호명: 鮨たむら(스시타무라)
주소: 31-1 Dotemachi, Hirosaki-shi, Aomori-ken 036-8182, Japan
홈페이지: http://sushitamura.jp/hirosaki/
5. 아오모리 명물 관자요리
아오모리는 관자로도 유명합니다.
아오모리시의 유명한 정식요리집 오사나이(おさない)에 갔습니다.
메뉴가 다양하고 가격은 약 4천원부터 저렴합니다.
먹기 좋게 썬 관자를 넣고 일본된장으로 간하고 달걀을 풀어
그 위에는 성게를 올려 낸 관자요리와
밥과 된장국을 낸 정식(650엔, 한화 약 7천원)입니다.
조개육수와 된장의 짭짤한 국물 맛에
관자는 쫄깃하고 달걀은 부드럽게 넘어 갑니다.
성게는 큰 역할을 못하네요 ^^
관자를 넣은 카레입니다.
카레맛이 압도해서 관자는 식감에 재미를 더하는 정도.
해산물을 좋아하진 않지만
관자는 먹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해요.
살짝 튀겨낸 관자인데요
요것이 가장 인상깊었답니다.
부드러운 관자에 고소한 튀김옷이
맥주 안주로 일품이었습니다.
버터를 녹인 팬에 살짝 익혀먹는
서양식 관자요리를 주로 먹어보았는데
색다른 관자요리를 맛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상호명: お食事処おさない(오사나이)
주소: 〒030-0801 Aomori-ken, Aomori-shi, Shinmachi, 1 Chome−1−17
6. 수산시장에서 내 맘대로 만들어먹는 놋케동
드디어 아오모리에서 제가 제일 사랑한!!
놋케동을 소개합니다 ㅠㅠ
이거 먹으러 아오모리 다시 갈거예요.
아오모리 시내에 실내 수산시장이 있는데요.
이 곳엔 물론 다양한 해산물도 팔고 있지만
이 곳에서 5장, 10장(1080엔, 약 11000원)짜리 쿠폰묶음을 사면
그 쿠폰으로 시장에 있는 신선한 재료를 골라
취향대로 덮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쿠폰을 사면 쿠푼과 함께 1회용 밥그릇을 줍니다.
우리나라 서울 통인시장에 있는엽전도시락과 같은 원리예요.
시장 상인들이 일반 수산물 외에
이렇게 놋케동을 위한 1인분 몫을 따로 챙겨두어요.
보시면 1枚(1장), 2枚(2장)이라고 써놓은 것이 바로
식재료와 교환할 쿠폰 갯수입니다.
이렇게 만들어 먹는 밥을 이 곳에서는
놋케동(올려먹는 덮밥)이라고 부릅니다.
그날 그날 신선한 재료 중에 내가 좋아먹는 것만 골라
시장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해산물덮밥이지요!
시장 안에 간장, 와사비, 젓가락 등이 구비된 테이블이 여러개 있어요.
해산물 말고도 튀김, 닭고기, 달걀말이 등도 있으니
취향껏 만들어 먹으면 됩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말씀 드렸듯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참다랑어가 모두 아오모리 오마에서 나왔는데요,
이렇게 유명한 아오모리 참다랑어를 아니 먹어볼 수 없지요!
쌉쌀하고 고소한 참다랑어, 신선하고 꽉찬 관자,
녹진한 성게, 달콤하게 녹는 연어와 생새우...
겨울이 제철인 기름진 방어까지!
쿠폰이 얼마 남지 않아 뭘 골라야 하나 망설였더니
둘 다 주시는 시장인심 ㅜㅜ
재료는 하나같이 신선하고요!
제가 해산물귀신이라 카이센동을 정말 많이 먹어봤는데요,
지금껏 먹은 것 중에 가장 신선하고 맛있었어요!
아오모리에 가신다면 재미삼아서라도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이날 너무 감격한 바람에
아오모리를 떠나는 날 아침
무리를 해서 한번 더 먹으러 갔습니다.
그리고 기차 놓쳤어요..
상호명: 青森のっけ丼(아오모리놋케동)
주소: 1 Chome-11-16 Furukawa, Aomori-shi, Aomori-ken 030-0862, Japan
홈페이지: http://nokkedon.jp/
7. 일본에 왔으니 초밥!!
잇파치즈시(一八寿し)입니다.
카운터에 앉으면 테이블이나 접시 위가 아니라
카운터 위에 저렇게 스시를 내어줍니다.
왼쪽부터 마구로마끼, 성게, 게다리살, 청어알, 관자, 참새우, 참치중뱃살.
아오모리라서인지 관자가 제일 맛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귀간(안키모)입니다.
가난한 이의 푸아그라(거위간)라고도 하는데
기름기가 적고 더 담백합니다.
비린 맛을 없애기 위해 레몬과 무즙(오로시)을
쯔유와 곁들여 먹습니다.
인기있는 스시집이지만
제가 간 날은 사실 초밥의 임팩트가 크지 않았네요.
그래서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바다장어(아나고) 초밥을 추천해줍니다.
주방에서부터 구워옵니다.
큼지막하고 복실복실한 장어가
아... 입에서 녹습니다.
상호명: 一八寿し(잇파치즈시)
주소: 1 Chome-10-11 Shinmachi, Aomori-shi, Aomori-ken 030-0801, Japan
8. 들어는 봤니? 버터넣은 미소카레우유라멘!
미소라멘도 아니고 카레라멘도 아니고
버터를 넣은 미소카레우유 라멘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의심스러운데요,
절대 후회 안한다길래 초밥먹고 2차로 먹으러 가봅니다.
카운터에서 라멘이 만들어지는 것을 구경합니다.
이름대로 버터도 보이고 일본된장도 보이고요,
우유에 카레를 녹인 국물을 그릇에 담습니다.
으하하하 웃음이 납니다.
웃음이 나는 맛이예요.
버터와 우유가 들어가 정말 고소하고 부드러운데
미소된장이 간을 맞추고 카레가 맛을 냅니다.
그리고 미역이 신의 한 수네요.
느끼함을 잡아줍니다.
거기에 숙주와 파가 신선함을 더합니다.
맛이 어디하나 이질적이지 않고
원래 즐겨먹던 맛인 듯 잘 어울려요.
만드는 게 쉬워보였는데 잘못 따라했다간
비율 잘못 섞어서 망할 것 같아요.
초밥 먹고 2차로 가서 먹은 거였는데
이 정도면 맛있게 먹었죠? :D
상호명: 味の札幌 大西(아지노삿포로 오오니시점)
주소: 〒030-0862 Aomori-ken, Aomori-shi, Furukawa, 1 Chome−15−6
홈페이지: https://www.oonishi0024.co.jp/oonishi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D
제가 사랑하는 음식 이야기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읽어주신 분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아직 내공이 많이 부족하여
고작 이 글을 쓰는 데도 매우 오랜시간이 걸렸지만^^
제가 이곳에서 도움받고 배우는 만큼
제 글도 많은 분들이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