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수연 출연 조진웅(승훈), 신구(정노인), 김대명(성근)
2017년 3월 1일 3월의 가장 첫 날 스크린에 나타난 영화, 몇 주 전부터 영화 예고편이 참 많이 나왔었다.
한강이 녹고 머리 없는 여자 시체가 떠 오르자,
살인의 악몽이 다시 살아난다.
참 소름 돋는 멘트의 광고였다. 그 때문인지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영화는 분명 조금은 자극적이도 잔인한 내용이 나온다. 한 부자의 엽기적인 살인과 한명의 내과의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내용인데, 이들은 영화 내내 이상하면서도 치밀한 모습을 보여준다. 등장인물간의 관계가 치밀하면서도 가까운 곳에 사는 이웃이다 보니 표면적으로는 친근한 듯 대한다. 사람의 잘린 머리를 취급하는 모습 자체가 소름 돋으면서도 얼굴을 보고 아무렇지 않은 척 대할 수 있는지 신기 했다. 정육점 주인 김대명과 그의 아버지 역할로 나왔던 신구의 사람을 묶어놓고 자르는 그 장면은 보는 것 자체가 소름 돋고 무서웠다. 물론 상상의 모습이였겠지만, 그 장면을 실제로 촬영한 그 배우들이 존경스러웠다. 조진웅은 살인사건이 무서우면서도 그를 파내고 자신의 가족이나 주변사람을 지키려고 하면서도 또 다른 사건의 범인이였던, 얽히고 얽힌 사건들의 중심에 서서 사람들의 모함과 자신이 생각하는 그 사이에서 흔들리고 불안한 그 감정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대하면서 있던 감정의 기복들과 혼란한 모습을 아주 완벽하게 표현해 주었다. 그에 반해 김대명은 뒤에서는 끔찍한 살인을 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척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 주었다. 감정연기나 표정연기가 이 영화의 포인트였던 것 같다. 영화에 등장하는 한 사람 한사람의 생각과 관점이 다각적으로 하나씩 비춰주는 감독의 연출도 돋보였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이해관계 속에서 한명의 사람이 그렇게 매장당하고 몰리는 모습이 정말 우리나라의 모습 같았다.
첫 장면에서 한강이 얼고 풀리는 때까지의 길이를 나레이션으로 풀어주는 것부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그 복선을 가지고 가는 작가의 의도를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한강의 얼고 풀리는 그 시기를 가지고 영화를 구성하기 시작했을 것 같다. 토막 살인을 하는 살인자가 그 시체를 강이 얼기 시작하는 때에 가라앉힌다는 그런 설정을 생각해 낸 것이 신기했다. 소름 돋는 영화나 반전에 반전을 기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보면 재미있게 보실 것 같다. 영화의 장르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는 아니였지만 배우들의 생동감 있고, 수준 높은 연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기에 불편한 점은 그다지 없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