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이태리)의 라벤다 향기 요법 전문샵
라벤다의 대표적인 효능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신경을 안정시켜 주는 것이다. 그밖에도 혈액순환, 진통작용(특히 두통, 벌레 물려 가려운 경우)에 효과적이다. 방문했던 수도원 약국에서 라벤다 에센셜 오일과 크림이 눈에 띄여 주저없이 구매 하였다. 그런데, 아주 더운 날 아시시 거리를 지쳐서 거닐고 있는데 보라색 꽃의 진열과 자전거가 눈에 들어왔다.
좌측 사진의 샵은 꽃가게인 것 같은데 라벤다 관련 가공품도 판매하는 것 같다. 다양한 허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라벤다 하나만을 취급한다.
유럽의 수도원 약국과 아시시에서 구매한 라벤다 제품과 Culpeper’s color herbal
나는 자스민 향과 라벤다향을 아주 좋아한다. 이번에 구매한 라벤다 에센셜 오일을 자기 전에 정수리(백회혈), 관자놀이, 인당, 그리고 지금과 같은 여름철 모기 물려 가려운 곳에 바르고, 세탁 후 옷장에 옷을 보관하거나, 외출할 때 라벤다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리니 은은한 냄새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상쾌함을 유지시켜 준다. 가려운 염증에 발라주면 즉방이다. 가운데 십자가 모양의 조그만 포푸리는 프란치스코 성인이 서명을 할때 즐겨썼다는 타우 문양이다. 여기에 라벤다 씨앗을 넣어두었다. 냄새가 가셔지면 꼭꼭 눌러주라고 한다. 그러면 다시 향이 삼출되어 나온다고 한다. 보라색 차콜(다공성 돌이라고 한다)은 냄새가 달아날 때 에센셜 오일을 첨가해주면 영구적으로 쓸수 있다고 한다.
Nicholas Culpeper라는 17세기 영국의 의사 겸 약초학자가 있는데 그가 저술한 Complete herbal이라는 책이 있다. 그는 당시에 유명한 점성술사이기도 하였는데 약초들의 효능과 쓰임새뿐만 아니라 약초에 영향을 주는 별자리에 대하여 정리하였다. 별자리와 질병에 관한 논문을 썼는데 어떻게 해석하는지 궁금하다. 동양의 고전인 황제내경의 오운육기학(운기칠편)은 육십갑자와 기후, 질병, 농업의 상관 관계에 관하여 치밀하게 정리하고 있다. 오운육기학을 기초로 18세기 조선시대에 쓰여진 초창결(草窓訣)은 육십갑자와 그에 따른 병의 세태, 그리고 처방을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유럽의 고대 의학도 점성술적 적용이 보편적이었던 것 같다. 오운육기학을 기초로 기후 예측도 가능하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다.
점성학이란 행성의 자극에 대한 인간의 반응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별들이 의식적으로 호의나 적의를 품지는 않을 것이다. 별들은 다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일정한 빛을 발할 뿐이다. 그것들 자체로는 인간에게 해롭거나 이롭지 않지만, 인간이 각자 전생에서부터 작용시킨 인과율의 외부 작용에 일정한 통로를 제공해준다. 요가난다, 영혼의 자서전
우주의 별들이 인간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약초 점성학이라고 표현할까? 초목은 인간만큼 복잡하지 않기때문에 별이 주는 에너지적 특성을 온전하게 보존한다. 말 안듣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생명 종자는 지구상에 인간뿐이다. 고대 인간은 별의 정수를 그대로 받아 표현되는 약초의 개성을 색,맛, 생김새와 생태를 통해 파악하여 의학에 이용하였다. 이러한 점성학적 원리가 몹시 궁금하다. 한자 문화권의 약초학 고전인 신농본초경도 유사한 원리를 바탕으로 약성을 묘사하고 있다. 다만 약초와 관련된 별자리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Culpeper의 complete herbal이 부족한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어서 행복하다.
우울증, 스트레스 완화에 쓰이는 약초들의 경우 보라색 계열이 많다. 정서 불안을 화(火)의 항진된 작용으로 해석하는데 서늘한 성질을 가진 약초가 이를 진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그런데 그러한 약초의 경우 블루 혹은 보라색 계열이 많다.맛이 주는 인체의 효과를 고려하기 이전에 색감이 주는 효과가 약성으로 그대로 반영된다. 반대로 정력이 약하고 노쇠한 경우에는 오미자, 구기자, 복분자 등을 많이 추천하는데 이들은 적색 계열이다. 적색은 강한 생명 에너지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색채 치유의 원리는 색이 가지는 정신적 풍미를 치료에 응용하는 것이다. 먹어야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심상을 이용하여 신체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sound mind, sound body by mental effect of color
수성은 태양과 가장 가까운 행성이다. 인도의 영성학에서 수성을 인체의 머리에 상관 시킨다. 학파에 따라서 수성을 목(Throat), 양미간(Third Eye), 정수리(Crown) 차크라에 배속 시키는데 일치된 견해는 없는 것 같다. 라벤다의 색상이 보라색인 것과 정수리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우니까 수성을 정수리(Crown) 차크라에 연관시키거나 수성의 점성학적 성격(맥락)을 고려하여 목(Throat) 차크라에 상관시키기도 한다.
수성(mercury)은 언어, 의사 소통, 전술, 지성 및 오리엔테이션을 의미합니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뿐만 아니라 상황을 판단하는 방식을 지원합니다. 의식과 잠재의식 사이의 중재자로서,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헤르메스(Hermes)로 알려졌고 신들의 사자로 나타나 보통 날개 달린 신발로 대표됩니다. 수성은 또한 여행자와 상인의 신으로 간주 되며 지하 세계로 가는 도중 영혼의 지도자 역할을 합니다. 인간과 신의 중개자인 수성은 하늘과 땅 사이의 중요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출처에서 편집
고대 인체의 사유체계에서 목은 머리(하늘)와 몸통(땅)을 잇는 중재자와 같다. 특히 목에는 감상샘이 있는데 체온(열)조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로 정신이 불안정하면 조급해지고 그에 따라 신체의 대사작용도 이상이 생긴다. 이것은 하늘(정신 작용)과 땅(몸의 대사작용)의 속도 완급조절에 문제가 생긴 경우이다. 이런 측면에서 목(Throat) 차크라를 수성에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래서 수성의 정수를 받은 라벤다는 진정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닐까? 수성의 자전 주기는 58.64일이고, 공전 주기는 87.97일 인데 지구의 자전 주기보다는 60배가량 느리고, 공전 주기보다는 4배 정도 빠르다. 이것은 행동을 민첩하게 하되 마음은 여유로워야 한다는 수성이 가르쳐주는 행동철학이 아닐까? 우리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일희일비하며 과거에 대한 미련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당장 해야할 일도 제대로 못한다. 이것은 수성의 자전과 공전 주기처럼 위기상황에서도 서두르지 않는 차갑고 냉철한 이성과 바로 지금 놓여진 현실에 충실하라는 가르침이 아닐까?
여행의 습작
황금장식의 미학
태초의 시작, 진동을 무엇이라고 부를까? 바람의 인문학
돈이 모이는 그림(聚財圖)/부록: 좌도(左道)의 부적과 피터의 부적
자비심(Compassion)의 색깔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