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글 입니다.
https://medium.com/@vijayb_24615/the-bullish-case-for-bitcoin-6ecc8bdecc1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번역] 비트코인이 올라갈 이유 (1/4)
[번역] 비트코인이 올라갈 이유 (2/4)
돈의 진화
현대 화폐 경제학에서는 돈이 꼭 교환 수단이어야만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습니다. 20세기에는 국가에서 돈의 발행을 독점하고 교환 수단의 역할만 주입하며 가치 저장 수단의 역할은 폄하해 왔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너무 급격하게 변해서 교환 수단으로 적합치 않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마차를 말의 앞에 놓는 것 같은 얘기입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돈이 진화하는 과정을 보면 가치 저장의 역할이 교환 수단 역할보다 우선합니다. 한계주의 경제학의 아버지인 스탠리 제이븐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사적으로... 금은 우선 귀한 장식품 이었다. 그다음에 부의 저장 수단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가치의 측정 수단이 되었다.
돈은 언제나 다음의 4 단계를 거쳐서 진화합니다.
수집품
첫 단계에서는 소유자가 독특한 성질에 매료되어 유희 삼아 모아둡니다. 조개껍데기, 구슬, 금 같은 것들이 이렇게 시작했습니다.가치 저장 수단
독특함에 반한 사람들의 수집 수요가 충분히 많아지면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시간이 갈 수록 점점 사람들에게 그 물품이 알려짐에 따라 수요가 많이 생겨 가치가 더 오르고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정하게 될 때 더이상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별로 없게되어 변동성이 줄어들고 가치가 안정됩니다.교환 수단
가치 저장 수단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되면 구매력 또한 안정됩니다. 거래 완료까지의 기회 비용이 작아지면 교환 수단으로 적합해 집니다. 비트코인 초창기에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반기지 않았습니다. 단지 가치 저장 수단으로만 쓰였습니다. 비트코인으로 피자 값을 결제한 유명한 일화가 잘 설명해 줍니다. 당시 의외였고 드문 일이었기 때문에 딜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었었습니다.가치 척도
교환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나면 가치를 매기는 단위로 자리 잡습니다. 대부분의 상품에는 가격표가 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으로 일부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이유로 물건값을 현재의 비트코인 가격으로 측정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가령 커피 한잔을 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어도 구매 당시의 커피 가격이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치는 아닙니다. 상점 주인이 USD/BTC 시세에 따라 비트코인으로 가격표를 제시한 것 뿐입니다.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달러 대비 떨어진다면 즉시 커피 가격표의 비트코인 숫자는 올라갑니다. 상인들이 비트코인 시세에 신경쓰지 않으면서도 기꺼이 비트코인으로 결제 받으려 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의 척도가 됩니다.
아직 가치 척도가 되지 못한 화폐성 물품은 "부분적으로 화폐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금이 그러한 위치에 있습니다. 가치 저장 수단이지만 정부의 개입에 의해 교환 역할과 가치 척도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교환수단과 가치저장 역할을 하는 물품이 따로인 나라도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나 짐바브웨처럼 국가가 제 역할을 못하는 나라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Nathaniel Popper 의 책 디지털 골드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달러는 세가지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다. 교환수단, 가치척도, 가치저장수단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페소가 일상생활에서 교환수단으로 쓰이지만 아무도 가치저장수단으로 여기지 않는다. 페소를 보유한다는 것은 돈을 버리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페소를 항상 달러로 바꿔 저장한다. 페소는 너무 변동이 심해서 사람들은 보통 가격을 달러로 기억한다. 시간이 흐른 후에도 믿을 수 있는 가치 척도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현재 1단계 수집품에서 2단계 가치 저장 수단으로 가는 중입니다. 가치 저장 수단에서 교환수단으로 가기 까지는 몇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리스크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길이 될 것입니다. 금의 경우 가치 저장 수단에서 교환 수단으로 가는데에 몇 세기가 걸렸습니다. 사람이 생전에 실시간으로 어떤 물품이 화폐가 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본 적이 없습니다. 비트코인이 이 과정을 거쳐가는 모습은 귀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과정 종속
화폐가 되는 과정에서 그 물품의 구매력은 올라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의 구매력 상승을 "거품"이라고 했습니다. 어찌보면 맞는 말입니다. 모든 화폐성 물품은 그 자체의 활용 가치보다 구매력이 높습니다. 역사적으로 많은 화폐들이 그 자체로는 활용가치가 없었습니다. 어떤 화폐성 물품이 가지는 구매력과 그 물품 자체의 활용가치의 차이만큼이 화폐 프리미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화폐성 물품이 돈이 되어가는 단계를 밟아나가면서 화폐 프리미엄은 높아지게 됩니다. 이 때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과정은 예측 가능한 직선형이 아닙니다. X라는 물품이 화폐가 되어갈 것 처럼 보이다가도 Y라는 더 우월한 화폐성 물품과의 경쟁에서 져서 프리미엄이 줄어들거나 아예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은의 화폐 프리미엄은 각국 정부에서 금만 돈으로 인정하고 은을 돈으로 인정 안하던 19세기에 거의 사라졌었습니다.
- Industrial demand : 산업용 수요
- Monetary premium : 화폐 프리미엄
정부의 개입과 같은 외부 요인이나 다른 화폐성 물품과의 경쟁 없이도 화폐 프리미엄은 예측 불가로 움직입니다. 경제학자 래리 화이트의 에세이에서 인용한 말입니다.
버블의 흥망성쇠 과정 또한 여느 가격의 변동 과정과 비슷하다. 즉, 가격의 움직임이라는 건 설명할 수가 없는 것이다.
화폐가 되어가는 과정은 게임 이론에 따릅니다. 모든 시장 참여자는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시장 참여자들의 수요를 예측해서 앞으로 화폐 프리미엄이 얼마나 붙을지 예측하려 합니다. 화폐 프리미엄은 물품 자체의 유용함에는 관계 없이, 시장 참여자들은 과거의 가격들에 비교해서 지금 가격이 저렴한지 비싼지 판단하고 매수할지 매도할지 결정합니다. 현재의 수요와 과거의 가격 사이의 관계를 "과정 종속" 이라고 합니다. 화폐성 물품의 시세 변동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헛갈리는 부분입니다.
사용자 층이 넓어지면서 화폐성 물품의 구매력이 올라갈 때, 시장의 기대치는 "저렴하다" 혹은 "비싸다" 사이를 왔다갔다 합니다. 가격이 폭락하면 좀전의 가격은 비이성적 과열이었다는 심리가 생깁니다. 월스트리트의 펀드매니저 Josh Brown 은 돈의 과정 종속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비트코인을 $2300 쯤에 샀다가 즉시 두배가 되는 것을 보며 "추가 매수는 못하겠다" 라고 생각했다. 단지 내가 샀던 시점의 가격이 나의 주관적인 기준이 된 것이다. 그 후 중국발 거래소 셧다운 소식에 내려가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좋아, 더 내려다오. 더 사게."
"싸다" 와 "비싸다" 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화폐성 물품에는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화폐성 물품의 가격은 현금 흐름이나 자체의 유용함에 달려있는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돈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용자 층이 넒어지는 것, 즉 얼마나 널리 사용되고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돈의 과정 종속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보면 시장 참여자들은 방관자 처럼 행동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미래의 화폐 프리미엄을 예측하며 매매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합니다. 적정가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 장점이 많은 것으로 갈아타는 것에 부담이 별로 없습니다. 비트코인의 열렬한 지지자들이 여러 온라인 포럼에 보이는 현상을 보며 Leigh Drogen 이 말하길:
이것은 종교와 같다. 사용자층 증가하는 커브가 정확히 종교 같다. 누군가 들어오면 즉시 모두에게 전도를 하려고 한다. 그 친구들도 들어오고 또 각자가 전도를 시작한다.
비트코인은 화폐의 여러 속성들에 있어서 월등하므로 전도하는데 있어서 충분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사회에서 표준으로 삼아도 좋을 만큼 합리적입니다. 돈은 거래와 저축의 기초 역할을 합니다. 우월한 돈을 채택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의 부를 창출하는데 있어서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됩니다.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