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슬픈 뉴스를 가지고 시작해야겠습니다. 매일신문은 '빚 늘어난 30-40대 빈곤'이라는 기사에서 30대의 시장소득 기준 빈곤율은 2015년 대비 2016년에 0.2%p 상승했으며, 40대는 0.5%p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60대를 제외하면 40대가, 그 다음 30대가 빈곤율이 심해졌다는 내용입니다.
경제의 허리이자 축을 담당하는 30대, 40대의 빈곤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불어나버린 가계부채가 영향을 준다고 쉽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까지 빚을 내서 집을 사라거나 대학을 다니라고 한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9.1 부동산대책발표는 결국 '빚내서 집사라'고 요약 가능했죠.
빈곤율은, 중위소득(사람들을 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값) 50% 이하에 있는 인구를 전체 인구수로 나눈 비율을 말합니다. 중위소득의 절반도 안되는 수입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금융부채나 원리금 상환액을 처분가능소득과 비교한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30대와 40대는 악화되고 있다는 지표가 나타났습니다.
가계부채가 빈곤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은 입증되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역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40대의 평균 부채는 약 8,533만원, 50대는 8,524만원, 30세 미만은 2,385만원입니다. 수치가 낮아보이지만 30대 가구주의 평균 부채 증가율을 따지면 16.1%로 엄청나게 오른 수준입니다. 모조리 빚을 내서 집을 샀다는거죠.
한편, 20대와 30대가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비율이 30% 이상 된다는 기사 또한 나왔습니다. 한탕주의, 묻지마, 심지어는 '쾌락의 끝'이라며 '자극의 끝'을 보여주는 제목을 뽑아 낸 언론매체도 있을 정도입니다.
두 가지의 기사는 전혀 연관이 없을까요? 이런 20대와 30대, 나아가 40, 50대까지 열풍처럼 부는 비트코인 투자가, 암호화폐 투자가 그냥 자연스레 발생했을까요? 그럴리 없죠. 그 이전엔 주식이, 부동산이, 국채가, 금이, 은행 이율이 좋을땐 정기예금이나 적금이 있었습니다.
단순해요. 인간은 지금 사회에서는 경제인Homo Economicus으로 정의되고 활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제가 무조건 앞으로만 달리고 소득이 분배가 잘 된다면, 그렇게 해서 몇 달 모은 월급으로 차 한대 사고, 몇 년 모은 월급으로 집 살 수 있으면 그 누가 당장 먹고 살 일을 걱정하고, 대출을 걱정하고,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지 걱정할까요?
바로 지금의 경제 곳곳에 거품이 끼어 있기 때문입니다. 10년 전의 소득과 20년 전의 소득, 그리고 지금 소득이 큰 차이가 날까요? 네 맞아요. GDP나 GNP는 올랐어요. 선진국을 진입하네 이미 진입했네 아니네 어쩌고 싸우고 있어요. 그런데 PPP는 왜 이럴까요? 부동산 가격은요? 바로 생활거품입니다. 부동산의 거품이, 생활을 위한 소비재 가격의 거품이 엄청나게 오른 것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2010년 대비 2015년 임금지수는 5년간 17.9%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물가는요? 충격적인 통계 하나 던지고 시작하겠습니다.
우리가 미친듯 상승했다고 느낀 부동산 가격이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내려온거죠. 임금지수의 증가보다 압도적으로 물가가 올랐고, 심지어 부동산 가격조차 물가를 따라오지 못했을 정도라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유별나게 가격이 움직일 이유가 없는 상품이라 불리는 부동산조차 이런데, 생활 물가엔 대체 얼마나 많은 거품이 끼어 있다는 걸까요?
이렇기 때문에 삶이 힘들다고 느껴지는 것이고, 주식, 토토, 로또를 시작으로 암호화폐(코인)이라는 새로운 경제적 자유를 위한 도구에 사람이 몰라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 몰리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거품'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고요.
하이먼 민스키 모델은 곳곳에서 BTC에, 나아가 암호화폐 전체에 거품이 끼어 있으며 이 시장은 언젠가 거품이 꺼지며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해 인용되는 그래프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매일경제는 비트코인을 '광기의 역사'에 비유했으며, 연합뉴스는 금감원장의 입을 빌려 '비트코인 하락에 배팅한다'는 뉴스를 올렸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마이너 언론이자 일종의 대안언론, 진보언론이라 불리는 허핑턴포스트는 '선물이 비트코인의 거품을 없애 줄 기회'라 했으며, ㅍㅍㅅㅅ는 '비트코인과 인간의 탐욕'이라는 자극적인 기사를 통해 피눈물을 흘릴 것이라고 공포감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진보, 보수, 좌, 우, 전, 후 모두 가리지 않고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한 순간의, 눈앞에 있는 돈을 따기 위한 미친 투기꾼이나 버블에 빠져들어 피눈물을 흘릴 사람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BTC를 한 때 시골 중,노년층의 자금을 모두 빨아먹었던 도박인 '바다이야기'에 비유하며 손대서는 안된다고 경고합니다.
지X도 이쯤하면 수준급입니다.
빚내서 사야 한다고 권장하는 부동산은 좋은 버블이고, 물가의 폭발적인 상승은 경제가 좋아지는 지표인데, 암호화폐 투자는 왜 바다이야기라고 폄하되어야 할까요? 아니, 무엇보다 저 사람들이 바다이야기가 뭔지 알고, 암호화폐가 무엇인지 알고 저렇게 말하는 걸까요?
진짜 바다이야기를 만들고 유통하던 업자들과 전쟁을 한번이라도 치러 본 사람들이 저런 말을 한다면야 뭐라 하지도 않겠습니다만, 그저 암호화폐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돈이 도박이고 거품이라 하는 데에는 그 어떤 논리적 사고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노무라증권의 스이몬 요시즈키와 미야모토 카즈키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일본 GDP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고, 수익실현으로 인해 내수진작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 기사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BTC를 비롯한 암호화폐는 하나의 가치 저장 수단Value Storage으로 어느 정도 긍정적 기능을 해 왔고, 실제 이웃나라 일본이나 중국에서 꽤나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음을 또한 알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으로 배척받기만 해서는 될 일이 아니라는거죠.
하지만 이런 암호화폐 현상이 거품인가에 대한 질문 자체에 대한 해답을 아직 우리는 얻을 수 없었습니다. 시장이 너무 짧았고,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죠.
화폐와 인플레이션에 이어, 오늘부터는 버블과 포스트 버블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글을 써 보려고 합니다. 총 7편 정도에 걸쳐 지금까지 나타났던 버블 현상과 그 이후에 대해 차근차근 생각해보고, 왜 버블이 발생했고, 어떻게 버블이 변화해 왔으며, 어떻게 버블을 막아 왔고, 어떻게 버블이 터졌으며, 어떻게 우리가 살아남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버블에 대한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버블의 7가지 원리이자 명제를 정리하고 넘어가겠습니다.참고문헌 : "How The Great Bubble Burst of 2017-2019 Can Make You Rich", Harry. S. Dent, 2017
버블은 순환적이며 1930년 이후부터는 세대지출 주기를 따른다. 버블 발생 간격은 한 사람의 일생과 비슷하다.
버블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래서 우리는 버블을 보지도, 피하지도 못한다.
버블은 직선적이지 않고 기하급수적이다. 그래서 버블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붕괴는 필연적이다.
버블은 금융의 오르가즘이다. 버블은 서서히 커지다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고 정점에 이른 후 급속도로 축소된다.
버블은 항상 팽창하기 전 수준이나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달아간다. 따라서 구매 기회와 가격 역시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버블 붕괴를 막을 수 없다. 버블 붕괴를 미룰 수는 있지만, 그런 노력은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
버블 붕괴가 일어나면 우리에겐 일생일대의 투자 기회가 찾아온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Et veritas liberabit vos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처럼 경제에 대한 이해는, 우리의 경제적 삶의 자유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호모 이코노미쿠스로 살아가는,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 인간은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투쟁해야 합니다. 그 투쟁에서, 손무가 말했던 것 처럼 '지피지기知彼知己'해야만 '백전불태百戰不殆' 할 수 있을 것이니까요.
또한 손무는 손자병법의 시계편에서 '전쟁이란 국가의 대사이며 생사와 존망이 걸렸으므로 상세히 살펴야한다'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투쟁은, 우리가 살아가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 삶은, 우리만의 일이 아닙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의 일이기도 하며, 그 사람들의 생사존망이 함께 하는 큰 일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함께 인플레이션에 이어 버블에 대한 공부를, 함께 공부하고 함께 어떻게 우리가 살아가야 하며,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얻을지 앞으로 공부할 시간을 가지는 것은 그 어떤 시간보다 소중할 수 있다고 감히 저는 말씀드립니다.
앞으로 7편 남짓한 글의 여정에, 여러분과 함께 손을 맞잡고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유와 행복의 길을 보다 명쾌하게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공부하고, 궁구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모든 분들께,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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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과 부, 그리고 붕괴] 1) 빚이 모이면, 거품이 되지요(Bubble, Sum of all Deb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