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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와 인플레이션] 1) 화폐, 신뢰, 그리고 정치와 비트코인
BTPL의 스캠 사건과 더불어 CBOE 첫날 발생한 두 차례의 서킷 브레이커, 그리고 LTC의 급상승 등 다양한 이슈가 많았던 하루입니다. BCH 일부를 손해를 감수하고 LTC로 옮겨둔 것이 주효했네요. 앞서 언급한 대로 저는 당분간은 저 포트폴리오대로 운영하다, 동향 파악을 좀 더 해본 뒤 BCH를 Dash로 옮길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본격적인 규제안이 발표되었습니다. 늘상 드리는 말씀이지만, 이 정부 행동. 참 예측하기 쉽습니다. 정수대로만 가요. 딱 그대롭니다. 일부 예치금 별도 예치하여 뱅크런 막고, 설명의무 이행하고, 이용자 실명 확인하고,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하고, 암호키를 별도로 분산해서 보관하고... 대부분이 투자자 보호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금지한다더라 하는 프레임이나 루머에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재미있게도 BTC가 시장에서 대두되면서 금값이 떨어진다는 애널리스트의 일부 분석도 있습니다. 사실 이건 금이 가진 고유의 가치를 생각하면, 금값이 떨어진다기보다 BTC의 가치가 점점 오른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요. 어찌되건, 암호화폐가 주류 경제 시장에 편입되면서 점점 볼륨이 커지고 안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신호에요.
오늘도 쿠르츠게작트의 영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기본 소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치적으로 기본 소득제를 실시해야 한다 아니다를 떠나, 제가 이 영상에서 찾고 싶은 것은 '우리 인간에게는 어느 정도의 구매력이 보장되어야 최소한의 행복이 보장된다'입니다. 국가에서 매년 기본소득으로 백만원을 지급해도, 맥주 한캔에 10만원, 과자 한봉지에 5만원 이렇게 되면 백만원은 아무런 가치를 가지지 못하겠지요. (물론, 그렇게 되면 또 정부는 지급되는 통화량을 늘리겠지만요)
결국 이런 인플레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암호화폐든, 저금이든, 주식이든, 펀드든 어떤 방법이든 투자를 해야 합니다. 언젠가 우리가 은퇴하여 근로소득이 급격히 줄어들었을 때, 점진적 인플레이션이 모아둔 노후 자금을 침범했을때를 대비해서라도요. 저는 이것이 우리가 현대의 악마라고도 불리는 금융 제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좋든 싫든,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신이 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은 죄가 되지 않습니다. 그 행동에 대한 결과와, 결과에 대한 책임이 있을 뿐입니다.
오늘은, 실제 화폐 붕괴의 사례인 베네수엘라 등의 몇몇 사례에서 정치가 명목화폐(Fiat Currency)에 가하는 무서운 압력을 확인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지루하실 수도 있겠지만, 인플레이션이란 개념이 존재할 수 없는 암호화폐에서는 그만큼 인플레이션의 개념과 역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Theorem 2.
화폐가 붕괴하기 시작하는 초창기에는 국가나 통치자가 과도한 채무에 시달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과도한 채무가 생기면 국가나 통치자는 인플레이션을 이용해 자신의 의무를 회피하려고 한다. 이러한 유혹은 언제나 존재한다. 인플레이션은 결코 사라질 수 없다고 예상하는 이유다. 돈과 통치자가 존재하는 한, 인플레이션은 사라질 수 없다.
지난 글에서 부르봉 왕가의 마지막 불꽃을 예로 들었었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대개 국가의 재정난에서 시작됩니다. 재정난이 오면, 국가는 증세로 재정 문제를 해결한 뒤,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빌리거나 저축을 하려 합니다.
물론 세금을 올리면 짜증이 납니다. 심시티를 하실때도, 문명을 하실때도, 심지어는 트로피코를 하실때도 세금을 올리면 시민들은 뿔을 잔뜩 냅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국가가 불안정해지고 무능한 정치인이 득세하면, 전후사정을 살피지 않고 화폐발행량을 늘려왔기 때문이죠. 석유 매장량 세계 1위, 가난할 수 없는 나라라고까지 불린 베네수엘라는 프래킹이 점점 실용화되면서 급격히 보급된 셰일가스의 덤핑물량으로 인한 국제 유가 하락을 정통으로 얻어맞았습니다. 당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내세웠던 '21세기형 사회주의'라는 통제 경제 정책은 더더욱 외환을 통한 구제를 쉽지 않게 했었지요.
그들에게 남은건 돈을 찍어내는 것 뿐이었습니다. 돈 뭉치가 가득 실린 바구니를 본 강도들이 돈이 아니라 바구니를 가져가려 할 정도로 베네수엘라의 돈 가치는 한없이 떨어져만 갔습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의 독일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치명적인 전쟁 배상금과 더불어 프랑스의 알짜 공업지대였던 루르 지역 점령으로 인한 경제력 저하,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택한 독일의 과도한 증쇄는 히틀러와 나치당이라는 비극을 낳을 수 밖에 없을 정도였습니다.
무려 100조 마르크권입니다. 상상이 가시나요?
700,000,000,000,000,000,000마르크의 비상화폐 (한번 읽어보시겠습니까? 무려 7해 마르크입니다.)를 들이붓자, 마르크는 순식간에 휴지가 되고, 사람들은 돈을 돈으로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화폐는 믿음입니다. 국가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믿음이 사라지면서 사회가 불안해지면, 그 사회를 전복시키고자 하는 세력은 반드시 나타나지요.
렌텐마르크라는 디노미네이션 (화폐를 새로 발행하면서 기존 화폐의 단위를 바꾸는 것입니다. 1조 마르크당 1렌텐마르크로 바꿔줬죠.) 제도를 통해 어찌어찌 살아나려던 독일은, 나치의 집권을 막지 못했고 2차대전과, 전쟁 패배로 인한 더 큰 고통을 겪게 됩니다.
베네수엘라와 독일의 사례에서 우리는 초인플레이션에 대한 몇 가지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정치적 격변기, 즉 전쟁이나 전쟁 후 구 체제의 붕괴 과정에서 초인플레이션이 나타납니다. 구 사회의 신뢰가 무너지는것이거든요. 조금 독하게 말하자면, 정치적 인플레이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원인 제공자란거죠.
인플레이션율이 높을수록 향후에도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간단합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진다는 것은, 신뢰가 상실된다는 것이죠. 그렇다는 것은 연쇄적으로 사람들이 국가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주식이나 코인 가격이 급락하면 보통 사람들은 연쇄적으로 투매 대열에 합류하는 현상을 우리는 '패닉 셀'이라는 이름으로 봐 왔습니다. 이것과 같은 군중심리죠. 화폐의 가치 하락이 점점 가속화되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과 통화량은 같이 움직인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란 말 자체가 화폐 가치가 낮아진다는 건데, 그렇다면 화폐가 당연히 많이 풀렸으니 가치가 내려갔다고도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여기엔 생각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화폐 가치가 내려간다는 것은, 물가 역시 상승하는것이고, 소비자의 구매력 역시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글에서 언급했던 우리가 겪어왔던 온건한 인플레이션이, 극도로 압축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쯤하면 돈인지 그냥 종이인지 구분이 안갑니다.
독일과 베네수엘라를 예로 들었지만, 실제로 화폐의 붕괴한 사례는 역사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돈을 더 찍어내고, 그 돈으로 해결을 하려 해 왔죠. 결국 화폐란 국가라는 정치세력이 만들고, 그 국가를 운용하는 권력자들이 운용하는 도구에 불과해 왔다는 것입니다.
역사는 말합니다. 통치자가 존재하고, 국가에 화폐 경제 시스템이 있는 한, 인플레이션은 존재해 왔다고요.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은 위험하고 나쁜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의 실험대로라면 적당한 인플레이션은 좋다는 말도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아도 발생하는 문제 또한 있습니다. 그렇다면, 착한 인플레이션과 나쁜 인플레이션은 뭐가 다른것일까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그 멀지만 가까운 사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덧. @originalworks 그런데 이건 뭐하는 봇인가요? 스티밋은 초보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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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와 인플레이션] 3) 인플레이션.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