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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에 관하여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에 관한 동양과 서양의 사유체계가 어떻게 다른가 궁금해졌다. 나는 역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이것의 목적이 단순한 신비주의적 술법이라기 보다는 육체적/정신적 진화를 위한 도구였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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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의 기원으로 많이 언급되어지는 세피로트의 나무가 있다. 지금까지 내가 이해한 바는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수(Number)로서 소급되어진다는 관점이다. 수비학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예를 들어 지금 이 시대의 물질문명에서 극도로 발전된 공학은 수비학의 물질적 응용일 뿐이고 여기에 더해서 물질과 정신 복합체로서의 개체와 타자간의 다중적 관계성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학문이라고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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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이나 서양이나 공통되게 만물을 표현하는 기본 수는 10개이다. 1부터 10까지 10개의 수에서부터 만물이 형성되어진다는 뜻이다. Sefer Yetzirah라는 '창조의 서' 혹은 '형성의 서'라고 번역되는 카빌라의 짧막한 수비학 논문이 있는데, 각 10가지수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22가지의 연결성을 개체 영성의 진화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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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의 계사전에 유학자들이 항상 외웠던 행신문(行神文)이라는 구절이 있다. 동양 역학의 모든 기원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음양오행설의 바탕이 모두 이 10가지숫자들 속에 녹아 들어가서 하도와 낙서라는 도상으로 발전하고 이것이 다시 64가지 괘상으로 표현된다. 너무나 간단하여 장난하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것에 신묘한 힘이 있어서 유학에 뜻을 둔 술법가들은 불가의 반야심경처럼 외웠다고 한다.
天一 地二 天三 地四 天五 地六 天七 地八 天九 地十이니 天數ㅣ 五오 地數ㅣ 五ㅣ니 五位相得하며 而各有合하니 天數ㅣ 二十有五ㅣ오 地數ㅣ 三十이라. 凡天地之數ㅣ 五十有五ㅣ니 此ㅣ 所以成變化하며 而行鬼神也ㅣ라.
하늘 하나, 땅 둘, 하늘 셋, 땅 넷, 하늘 다섯, 땅 여섯, 하늘 일곱, 땅 여덟, 하늘 아홉, 땅 열이니, 하늘의 수가 다섯이고 땅의 수가 다섯이니, 다섯 자리가 서로 얻으며 각각 합함이 있으니 하늘의 수는 스물다섯이요. 땅의 수는 삼십이다. 무릇 하늘과 땅의 수가 오십다섯이니 이것으로써 변화하며 귀신을 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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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10가지 숫자에 시공을 포함한 만물의 개체적 속성이 각각 녹아들어 있어 이 숫자의 작용(더하기, 빼기, 나누기, 곱하기 등)을 가지고 모든 현상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 문화는 동양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서양에만 있는 것도 아닌 공통된 속성인데 적용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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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ot Traditions and Ritu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