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8

로마 인근 수비아코 마을의 물이 참 맑다. 네로 황제는 이곳에 자신의 별장을 지었고 인공 호수를 만들었다고 한다. 수비아코는 로마의 수원중 하나라고 한다. 유속도 빠르고 물이 엄청 차다. 물소리가 힘이 있어 정신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이곳에서 하루 이상 머물렀으면 좋았을 것을, 당일치기로 왔다가는 것이 너무 아쉽다.

물소리가 참 시원하고 마음을 맑게 해준다. 흐른다는 의미에서 물을 돈에 비유한다. 고이면 썩는다는 의미에서 돈은 머물러있어서는 안된다. 풍요는 나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돈은 돌고 돌아가라고 돈이 되기도 하고 사람을 돌아버리게 만들어서 돈이기도 하다. 기왕이면 탁한 물보다 맑은 물이 흘러야 아무래도 보는 사람 마음이 편하다. 돈도 마찬가지다. 반면 활활 타오르는 불을 돈에 비유하기도 한다. 사람을 그만큼 정열적이고 화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과열되다 보면 자신마저 타버려서 소멸해버리고 만다.

피-부자 오이궁뎅이(@ioioioioi) 도움으로 3년동안 스팀잇 활동하여 모아둔 SBD를 팔고계속 묵혀둘 생각이었다 SCT와 KRWP로 바꾸어서 스팀코인판을 시작하였다. 참 복잡하단 생각이 들었다. 스팀잇을 시작한 계기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무언가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면서 자잘하지만 돈을 벌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그런데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워낙 크다보니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들어간 돈의 복리효과 혹은 보팅(기브앤 태이크의 법칙)을 먼저 기대하면서 스팀잇을 하게되는 것도 사실이다. 돈을 버는 게 원래 그런 것이다. 무엇보다도 글쓰기를 통해서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는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어떤 플랫폼을 원했기 때문에 스팀잇 유저가 되었다. 이러한 의도가 명확했다면 스팀 가격의 변동성과 다른 친구들의 보팅유무에 상관없이 꾸준히 글을 썼어야 했다. 그러나 암흑기 동안 그렇게하지 못했다. 사람은 역시 무언가 당근(댓가)과 채찍이 있어야 일이 지속되는 법이다. 지금 매일 글을 쓴지 20일이 되었다. 돈을 벌기 위해 포스팅을 하는 것인지 글쓰기를 위해 포스팅을 하는 것인지 자꾸 해깔린다. 원래 당연한 것인데,

스팀잇 휴면기동안에 플랫폼 자체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 것 같다. 업뷰(@upvu)는 자신이 넣은 돈에 대하여 공평한 보팅을 나누어주다 보니 유저들간의 보팅 불평등에 대한 의식 밑바탕의 질투심나만 그런가?을 아주 많이 해소해 주는 것 같다. 그밖에 오늘 처음 체험하게 되는 스팀코인판의 보팅 분배 원리를 살펴보니 업뷰보다 소액의 투자로 더 괜찮은 수익을 주는 것도 같다. 그래서 조금 투자해보기로 했다. 현재 스팀잇 시스템의 투자 유저 친화적(투자 효율성)인 정책이 하이브의 광신도적인 탈중화 원칙보다 투자의 관점에서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것 같다. 그러나 어찌돼었든 하이브도 스팀잇과는 다른 정체성을 찾아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2018년 당시 활황기때의 스팀잇 생태계와 지금의 생태계는 판연하게 다르다. 그때는 보팅 불균형때문에 논쟁이 참 많았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는 절대평등이어야 한다는 케케묵은 이상적 전제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물론 투자를 하지 않으면 여기서 버티기가 여간해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요동치는 가격 변동성에 대하여 흔들리지 않은 뚝심이 필요할 것이다.

다시 활황 초입에 들어가는 것 같은 이 시점에서 시스템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간에 계속 변화되고 있다는 의미에서 가상화폐의 거품 논쟁과 별개로 이 생태계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따라서 여기에서 소규모의 콘텐츠 생산자가 자리잡아 가는 과정을 확인하고 나도 그 속에서 같이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다. @stimcity@choonza는 지독스런 고집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아가고 있다는 면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사람이 낫다가 아니고 적당한 사람이 나은 법이다. 그리고 돼지는 무식하지 않고 똑똑하다. 적어도 탐욕스런 인간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펌핑이 잦은 가상화폐 상황에서는 탐욕이든 용기이든 이 시장에서 배부른 사람이 부러운건 사실이다. 나는 아직도 배고픈가 보다.


왁스 (Wax) - 머니 (Money) Official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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