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행지였던 톨레도, 그리고 다음 여행지였던 세고비아의 대성당에 들어가본 후 유럽의 대성당은 앞으로 돈내고 들어가지 말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첫째는 너무 으리으리하고 둘째는 예술작품이란 것이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인데 쥐뿔도 알지 못하니 조금만 둘러보다 보면 하품만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고비아 대성당은 조금 배려를 해주었다. 매번 정해진 시간에 신부님께서 오르간 연주를 들려주는가본데 피곤한 다리를 쉬면서 음악을 들으니 몸도 마음도 어느새 편해졌다.
톨레도 대성당은 남성적이라면 세고비아 대성당은 귀부인이라고 한다. 사실 톨레도 대성당을 보면서 적지않게 마음이 불편하였다. 규모가 너무 커서 였고, 그냥 폭력적이라는 느낌이었다. 돌아다니면서 그냥 보시요 하듯 곳곳은 쇠창살로 가두어 신성감옥을 만들어버렸다. 박제화된 신성감옥이라고 표현할까? 성당은 미사를 보고 개방되어져야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크고 웅장하고 아름답다고 좋은 것은 아닌것 같다. 우리 님의 신성파워가 이정도 된다고 자랑질하는 그런 느낌이다. 자본주의 메카는 대형몰이다. 신성 코엑스몰을 거니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곳의 처소 처소는 쇠창살 속의 고요함, 코엑스몰은 지네들 상품을 판매하려고 쌍방커뮤니케이션이라도 하지 않는가? 뭔가 와글와글하면서... 종교란 박제화 되어져야한다는 무식한 과시? 유리벽에 갖힌 석굴암이 그나마 나은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근데 그곳 고1때 수학여행으로 갔으니 벌써 30년 더 되었다. 그러나 이곳 세고비아 대성당은 규모는 크지만 곳곳마다 쇠창살을 열어두었다. 나는 초대교회를 지지한다. 성당은 소박해야한다는 것, 아니 종교라는 이름의 신성한 장소, 예를 들어 절이든, 교회든 이런 곳들은 소통하기 알맞은 정도의 규모여야 한다. 톨레도 대성당과는 다르게 신성 쇠창살이 개방되었다. 보너스로 중앙에서 신부님이 오르간 연주를 한다. 내가 이곳을 둘러보고 여기 중앙에서 비디오 녹음하는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대략 50분정도는 연주하고 있는 것 같다. 적어도 관람객들에대한 배려가 있다.
Promenade, Pt. 1 (Live At Newcastle City Hall, 26/3/71)
나는 오르간 연주를 들으면 그냥 좋다. 뭔가 천상의 소리같이 신비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중학교때 ELP의 이 앨범을 구하고 싶었다. 형 친구가 소장하고 있는 것을 빌려서 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요즈음 세상은 그럴필요없다. 그냥 검색해서 바로 들으면 된다. 그러니 제레미 리프킨이 말했던 대로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이 온것이나 다름없다.
도서출판 @choonza 덕택에 스팀잇에서 썼던 글이 모여서 출판되었다. 얼마전 위즈덤레이스2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유저들마다 스팀잇 플랫폼의 용도는 다양하겠지만 전문 작가가 아니더라도 혹은 안물안궁의 글쟁이들이라도 소박하게나마 이곳에서 자신의 개성을 담아 하드웨어 컨텐츠를 생산하는 인큐베이터가 될 수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가상화폐의 투기적 시달림 속에서도 독고다이마냥 여기에 제 소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간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쁘지 않을까?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습니까?
공자할아버지의 말씀이다. 군자는 근심하지않는다君子不憂고도 하셨다.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화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를 넓혀 이해한다면 내가 소망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슬퍼하거나 근심스러워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진리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