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영어 대체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영포자 대상)

안녕하세요. 박세계입니다.

초반 시리즈이기에 왕초보를 넘어 영포자를 먼저 대상으로 하겠습니다.

이 글은 영어를 완전히 포기했지만 솔직히 다시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지는 않은 분들께 바칩니다. 하지만 본인의 영어수준을 여전히 초보라고 보시는 분들께도 도움이 될것을 확신합니다.

이전 글 링크입니다.


내게 영포자란?

흔히 '영포자 마음은 영포자였던 사람이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방금 지어낸 말입니다.

영포자: 어를 기한 (원히 기하지 않는 라는 의미도 될 수 있음)

하지만 영포자를 더욱더 압박하여 그마저도 포기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포자들의 실제 수준이 어떤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방법을 제시하거나 더 좌절하게 만드는 경우입니다. 이는 그분들 잘못은 아니며, 본인들 기억에 남아있는 최하의 수준이 '진짜 영포자' 보다는 월등히 높아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보통 이런 대화가 오갑니다.

(자매품으로, 예전에는 '진짜 영포자'가 맞았으나 어떤 계기로 극복을 한 후 예전 기억을 완전히 잊은 경우도 있습니다.)

  • 진짜 영포자: 헐! 너도 영어 전혀 모른다며! 엄청 잘하네 그 정도면 ㅜㅜ 어디서 구라를 ㅠㅠ (괜히서운)
  • 가짜 영포자: 초/중/고에서 어설프게나마 12년은 배웠으니 누구나다 그렇듯 그냥 이정도 하는거지 뭐. 나 진짜 못해. (세상덤덤)

그리고, 영어를 싫어하는 것과 아무리 노력해도 미친듯이 못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제가 생각하는 영포자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글의 대상입니다.

  • 중고등 시절 영어시험을 볼때 그 어떤 영어 문제도 절대 맞출수 없는 상태. 즉, 95%의 문제를 '진.짜.로' 찍어야 하는 상태.
  • 수능 모의고사 외국어영역 80점 만점 기준으로 10점대 성적을 맞는 상태. 가끔 운이 엄청 좋아서 잘 찍으면 20점대 초반도 가능. 하지만, 그 어떤 경우도 30점대는 불가능.
  • 위 상태 그대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년에 걸쳐 그마저 알던 5%의 영어지식마저 까먹은 완전한 백지상태.
  • 그래도, 알파벳과 수없이 들었던 단어들 정도는 알긴 아는 상태. 즉, 문법과 대부분의 단어는 잘 모르지만 I, you, they, he, apple, boy, love등 엄청 쉬운 단어를 알긴 아는 상태. (이보다 이하의 수준은 제 기억으로는 겪어보지 못해서 공감하고 몰입할 수 없기에 이 수준을 최하로 잡았습니다.)

약 10년 전까지 30년간 유지되었던 실제 저의 상태였습니다. 과거의 저랑 비슷한 수준을 자랑하는 분은 있어도 저보다 못했던 분은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수준이거나 살짝 이상이면 저와 함께 영어의 세계로 빠져들 모든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부디 단 한분이라도 용기를 얻어 새로 시작하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문법 기초 다지기

새 언어를 배울때 문법을 배우는게 맞느냐 아니냐의 논란은 항상 있어 왔습니다. 그래도 성인의 경우는 문법을 어느정도 알고 시작하는게 더 빨리 배울수 있다는 이론에 무게가 많이 실리고 있습니다.

다음 시리즈에 구체적으로 얘기하겠지만 문법은 따로 익히는 것보다 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는게 훨씬 효율적인데, 그 독서를 어줍잖게라도 시작하려면 그래도 기초 문법은 알아야 가능한 모순이 있습니다.

제 의견을 말씀드리면 '세밀한 부분이나 용어는 몰라도 영어의 전체적인 틀 정도는 아는게 확실히 좋다'입니다. 그래야 독서든 회화든 뭐든 제대로 시작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법을 전혀 모르거나 너무 대충 알면 병아리 수준에서 평생 제자리 걸음을 하게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바로 여기서 옵니다. 문법은 사실 범위가 너무 넓고 평생에 걸쳐 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하긴 해야하니 잡고는 있는데 당연히 진도가 빨리빨리 나가지도 전체적으로 다 하지도 못하고 세월을 보냅니다. 영어학습 자체를 중도에 포기하게 하는 일등공신 입니다.

주구장창 문법책만 보는것도 권하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가장 유명한 문법책(사실은 용법책) 중 하나인 Grammar in Use로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아주 좋은 책인건 맞으나 진도를 넘어가는 성취감에 가로막혀 실전 영어는 두고두고 시작도 안하시는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아무리 빨리해도 몇 달은 걸리는 책인지라 마지막까지 포기 안하려고 열심히 하다가 영어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봤구요.

그럼 대체 어쩌라는 말이냐?

살을 포기하고 뼈만 취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특히 골치아픈 용어같은건 학원 선생님을 하고 싶은게 아니라면 알 필요도 없습니다. 살은 나중에 필요할 때 하나씩 붙이면 되는데, 때가 되면 알아서 배가 고파질 것입니다.

그리고, 실전영어로 넘어가기 전에 뼈대를 익히는 시간이 1-2주를 넘어가면 곤란합니다. 작심삼일이라고 꼭 영어가 아니라도 새로운걸 익힐때 진행되는 느낌이 더디면 금방 포기하게 됩니다.

영어가 대체 어떤 구조로 되어있고 어떤식으로 접근(올바르게 해석)해야 하는지 '영어의 숲'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책으로 '너구리 영어'를 추천합니다. 영어 학습서만 10년간 수백권을 접했는데 지금까지도 '영어의 숲'을 아는데 있어 이 책보다 좋은걸 만나지 못했습니다.

[너구리 영어 목차]
1장 영어를 관통하는 핵심이 있다
2장 왜 말 못하고 못 알아듣는가
3장 이게 영어의 전부다
4장 낚시하는 너구리
5장 문장의 시작유형 세 가지
6장 바늘의 선두주자, 전치사
7장 멍청한 물고기 이야기
8장 뜻을 굽히지 않는 바늘 to의 이야기
9장 상태에서 '하기'로
10장 너구리의 복제물, that 바늘
11장 진짜 공부는 이제부터

이거 읽을 당시 영어를 한개도 몰랐었는데 넘 잼나서 소설책 읽듯이 2-3일 만에 독파 했던거 같습니다. 아무리 느리게 읽는 분도 1-2주를 넘기기 힘들만큼 쉽고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그 1-2주가 인생을 바꿀것을 매우 확신합니다.

안타깝게 현재 절판 상태이며 중고도서로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도서관에서 빌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원래는 부록(Don't Sweat the Small Stuff 축약판)과 CD(혹은 카세트테이프)등이 같이 있는데 저자님이 야심차게 준비를 해주시긴 했지만 직접 고른책이 아니라서 그런지 막상 보게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영포자나 왕초보에게는 한없이 어려운 책입니다. 이거 도전하려다 시작부터 포기할뻔 해서 과감히 접어두고 더 쉬운 책을 따로 찾아봤습니다.

풀세트로 중고도서를 사려면 원래 책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주셔야 하니 (최대 95,000원) 그러지 마시고 책만 딸랑있는 가장 싸게 나온걸 골라잡으실걸 추천합니다. 알만한 사람은 아는 책이라 현재 부르는게 값입니다.

그나마 획기적이며 엇비슷한 책이 'Big Fat Cat 시리즈'인데 저한테는 '너구리 영어'가 넘사벽이었습니다. (작가 '김기호 님'과 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너구리 영어'를 일독만 슬슬해도 '오호~ 나 왠지 진짜로 영어좀 할 수 있을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팍팍듭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거 읽을때 완벽한 영포자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자마자 왠지모를 자신감이 생겨서 친구들에게 '나 몇 달만 열심히 하면 영어 어느정도 할 수 있을거 같아. 이제 방법을 알았어.' 라고 우습게도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불가능하진 않았던거 같습니다.

본래 영포자용 도서 고르기와 독해 방법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 다음 시리즈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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