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천방지축 우여곡절 칸의 일대기 (스크롤 압박 주의, 포스팅양 진짜 많아요.)


안녕하세요. 캣팜입니다.

이 글은 @stylegold 님의 오마주 프로젝트 에 의해 재 탄생한 글입니다.
원문인 천방지축 우여곡절 칸의 일대기 에서 요약, 발췌한 글입니다.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이 쉽게 보실 수 있게 80% 이상 원문을 인용하며, 문제될 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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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과의 첫 만남은 크리스마스가 지난 12월 28일 이었습니다. 지인분의 소개로 가정 분양을 받게 된 녀석을 데리러 간 첫 날, 온 집안을 제 것 인양 열~~심히 뛰어다니는 녀석을 보고 한 눈에 반하지 않을 사람을 없었을 거 에요.
녀석을 처음 본 순간, 몽골 대제국을 활보한 징기스칸 의 기상이 느껴졌고 녀석의 이름은 이 되었습니다. 징기스칸처럼 용맹해지고 남자답게 멋있게 자라라는 마음가짐과 함께...
이름을 지어줬으므로 이제부터는 ‘녀석’ 이 아닌 이라고 언급할게요 😀

여기까지는 칸이의 분양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은 문제가 한 가지 있었어요. 제가 데리러 갔을 때 이미 칸이는 피부병링웜이라는 병. 을 앓고 있었거든요. 귀에도 진드기가 있어서 검은 귀지가 나오고 있는 상태였고 피부병 때문에 털은 듬성듬성 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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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분께서도 고양이를 처음 키우는 거면 피부병을 감당하기 힘들 수 도 있다고 처음엔 만류하시더라구요. 하지만, 만났을 때 전 이미 칸이에게 마음을 뺏긴 상태였고 아프다고 남겨두기엔 그 작은 아이를 버리는 것 같은 기분 이 들었어요. 이것도 묘연이라 생각하고 데려오기로 결심했답니다.
사실, 그 당시에 저는 고양이 피부병이 심각한 일인 줄도 잘 몰랐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부분도 있었어요. 바보는 용감하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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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데려오고 며칠이 지났을까요. 털은 점점 더 빠져서 500원짜리 동전 크기로 구멍이 듬성듬성 뚤리고, 검은 귀지는 귓속뿐 아니라 귓바퀴까지도 나오더니 이제는 귀 밖으로까지 떨어질 정도로 나오더군요.

솔직히 겁이 났습니다. 무서워지더라구요.
저는 고양이는 처음 키워보는 상태였고, 귀엽고 예쁘다는 생각만 해왔지, 아플 거란 생각은 절대 못해봤었거든요. 더군다가 링웜은 사람한테도 옮는 병이어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 팔에도 피부질환이 생겨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칸이 에겐 아직까지 미안하지만, 칸이를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왜 내가 아픈 애를 데려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거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젠 미안해지더라구요. 무슨 감정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막 세상에 빛을 보기 시작한, 말도 못하는 어린 녀석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저한테 원망을 받아야 하는 걸까요.

그때부터 저는 링웜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절대, 맹세코 칸이를 건강하게 만들어서 행복하게 지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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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칸이는 너무 어려서 주사를 맞기도 힘든 상황에, 먹는 약도 독할 수가 있었고 무엇보다 동물병원 가는 것 자체에 애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해서 직접 케어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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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헥시딘이랑 증류수를 사서 소독약을 만들어 하루 2번 아침, 저녁으로 소독하고 무좀약을 발라주고 케토코나졸 샴푸로 일주일에 2번 정도 약욕을 해주어 관리했습니다. 귀 세정제로 귀 청소도 꾸준히 해줬어요.

몇 번을 재발하고 몇 번을 치료했는지 이젠 기억도 안나네요. 그냥 일상이었어요.
온 집안에 메디록스나 크린덱스 같은 살균제를 분무기로 뿌려주고, 칸이가 있었던 모든 물건들은 일광건조 시켜주는 일을 반복했어요.
제 일상이... 그냥 모든 것이 칸이 위주였고, 하루하루가 링웜과의 전쟁이었습니다.
자묘들이 먹을 수 있는 피모 영양제도 사서 먹이고 수차례의 전투 끝에...

마침내, 승리하였습니다.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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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제가 바로 ‘Cat Pharm’입니다. ㅠㅠㅠ

후아~ 이건 뭐 [칸이 일대기] 가 아니라 [링웜 치료기] 네요.

그런 제 노력과 정성을 아는지 잘 때는 항상 제 옆에서 자고 졸졸졸 따라다니는 개냥이가 되었어요. ^^ 제 주위 분들이 참 부러워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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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웜은 모두 완치되었고 이제 행복한 날만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한 가지 문제가 더 남아있었네요. 링웜에만 정신이 팔린 나머지... 저희 아부지가 고양이를 싫어하신다는 점을 깜빡하고 있었지 뭡니까. 허허...

처음 자취방에서 본가로 칸이를 데리고 간 날, 아부지께서는
“털 날리는 짐승을 왜 데리고 오냐!” 라고 하시며 버럭 하셨습니다.
‘아, 큰일 났다.’ 라고 생각했는데 칸이를 직접 보시더니... 만져도 되냐고 하시는 겁니다. ?_?

생각보다 쉽게 해결됐어요. ㅋㅋ 어쩔 수 없습니다. 칸이는 귀엽거든요. 😽😽

항상 현실은 최악으로는 치닫지 않고 고민거리의 가장 큰 문제는 공포감인 법.
실제로 맞닥뜨리면 생각보다 잘 해결되더라구요 ^^

어느 날 갑자기 아부지가 칸이 신나게 놀라고 ‘캣타워’도 사 주시고, 매일 아침 캣타워 청소하시는 게 아부지의 하루일과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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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이가 자고 있으면, 배 까고 차면 배탈난다고 휴지로 아빠가 덮어주신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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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 ㅠㅠ ㅎㅎ

지금, 칸이는 우리 가족의 사랑을 듬뿍듬뿍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어요. ^^ 한 때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먹고 뚱냥이 가 되었지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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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냥이 시절 최대몸무게가 5.3kg 정도였어요. ㅎㅎ

저는 뚱냥이가 된 칸이도 좋아라 하지만, 혹여 건강이 안 좋아질까봐 운동도 하고해서 지금은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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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화 수술 이야기랑 칸이와의 에피소드들을 다 얘기하면서 칸이의 일대기를 다루려고 했는데, 이거 쓰다보니 장편소설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라 ... 😖😖
이쯤에서 슬슬 마무리해야 될 것 같네요.

칸이 와의 만남부터 제 삶은 많이 변했습니다. 작은 생명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도 다시금 깨닫게 되고, 밖에서 힘들고 화나는 일이 있어도 집에 와서 칸이 애교 한방이면 다 풀리는 제 모습을 보면서 화를 다스리는 법도 배웠어요. 화가 날 때면 휴대폰을 켜고 앨범을 들어가서 칸이 사진들을 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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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이 와 함께 하며,
나보다 작은 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법도 배웠습니다. 중간에 힘든 시기가 있었던 만큼, 더욱 정이 들었고 더욱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 튼튼해졌습니다.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칸이에게 해주지 않았던 말이지만,

녀석이 제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나와 인연을 맺어줘서 고맙다고, 마음 속 깊이 애정한다.
라고 꼭 말해주고 싶네요.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함을 표합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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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욱 !!! ㅎㅎ


[오마주]프로젝트로 재 발굴한 글입니다

오마주 프로젝트를 참여하면서 느끼는 점은 과거에 정성들여 쓴 포스팅을 다시금 꺼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점입니다. 제 기억에 이 포스팅을 쓰는데 삼일이 걸렸던 것 같네요. 하루만에 확 다 써버린게 아니라 조금씩 옛 기억을 추억하면서 글을 써내려갔었어요.

정말 열심히 쓴 글인데 많은 분들께 보여지지 못하고 묻히면 정말 마음이 아프죠. 그런 부분에서 오마주 프로젝트는 죽어버린 포스팅에 생명의 숨결의 불어넣어주는 프로젝트라 생각하며 개인적으로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주신 @stylegold 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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