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주의] 안녕, 방금 스팀잇이 과거로 롤백한 것처럼 이상한 상태였어. 그래서 그냥 푹 자려다가...결국 그냥 쓰고 있는 깨알 같은 문학이야.
사실 내가 미리 미리 무슨 책 이야기를 할지 생각해놓는 것은 아니거든. 그냥 떠오르는 걸 써. 근데 오늘따라 자꾸 엇비슷한 두 가지 이야기가 생각이 나네. 그래서 간단하게 얘기해줄게. 물론 결말까지 다 알려주는 전체 내용 요약은 아닌 거 알고 있지?! 깨알 같은 포인트만 짚어줌! 이야기 1, 이야기 2로 간략하게 정리해볼게.
이야기 1.
부자가 되고 싶은 한 남자가 있어. 신분은 군인이야. 그의 평소 철학은 인생은 한 방이다!야. 겉으로는 신중한 척, 판돈이 걸린 카드 게임을 하지도 않지만, 속으로는 꿍꿍이가 있어.
그가 사는 도시에는 어떤 나이가 많은 귀족 부인이 살고 있거든. 그녀에게는 그 어느 카드 게임도 이길 수 있는 비법이 있다는 전설이 있지.
주인공인 군인은 이길 수 없는 게임은 하지 않으려고 해. 어떻게 해서든 그 부인에게 접근해서 비법을 캐내려고 하는 거야. 그런데 마땅한 방법이 보이질 않아.
그러던 어느 날, 부인의 옆에서 시중을 들고 있는 젊은 여자를 보게 된 거야. 당시에는 먼 친척 중 가난한 여자아이 등등을 고용해서 말 벗이라는 명목으로 책도 읽히고, 거의 몸종과도 같은 일을 다 시키곤 했지.
군인은 그 시중 드는 젊은 여자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져버렸...다고 하면 얘기가 안 되겠지? 보는 순간, 노부인에게 접근할 방법을 찾았다고 속으로 외쳐. 그날로부터 그는 젊은 여자를 꾀어내기 위한 편지를 쓰기 시작하지.
이야기 2.
어느 문학 평론가가 있어. 그에게는 정말 존경하는 한 시인이 있지. 그 시인은 생전에 한 여인에게 많은 연애 편지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편지 단 한 장도 시중에서 구할 수 없어. 물론 아무도 편지를 보지도 못했고 말이야. 그냥 그런 편지들이 있다, 는 소문만 무성해. 평론가는 그 편지들을 손에 넣는 게 일생의 꿈이야!
그러다가 그 편지들을 받은 당사자를 알아내게 돼. 지금쯤은 매우 나이가 많은 한 부인이야. 평론가는 그 부인에게서 편지를 받아내고 싶어서, 그녀의 저택 방 한칸을 빌리면서 하숙 생활을 하게 돼. 그 부인은 꽤나 무서워서, 함부로 접근했다간 쫓겨날 것만 같아. 그래서 입을 다물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지.
그 부인에게도, 이제 중년에 접어든 친척 여자가 있어. 옆에서 이런저런 시중을 들고 있지. 노부인은 거의 죽을 나이가 다 됐는데, 그 모든 소유물은 이 중년 친척 여자에게 넘어가게 되어 있어.
평론가는, 자신보다 나이도 많은 이 친척 여자에게 접근할 계획을 처음부터 세우지는 않았어. 그러나 그 여자는 그걸 기대하고 있고, 은근히 속을 내비치지. 그때 평론가는 그녀를 거절하지 못 하고, 그만 속에도 없는 말을 해버려. 편지를 너무 갖고 싶은 나머지 속에도 없는 말로 그녀를 기만하게 되는 것이지.
이야기 1의 제목은 스페이드의 여왕(The Queen of Spades)이야. 알렉산더 푸쉬킨의 단편 소설이지.
이야기 2의 제목은 The Aspern Papers(아스펀 편지, 혹은 아스펀 페이퍼스)야. 깨알 같은 문학 1에서 얘기한 적 있는 헨리 제임스 작이야. 표지의 아저씨 수염이 스탈린 st. 이네.
두 작품 모두 헛된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남을 기만하는 것쯤은 서슴치 않는 인간상을 그리고 있는데, 그런 태도가 너무 현실적이잖아? 그래서인지 다른 문화 작품으로 많이 각색이 되었어.
영화 스페이드의 여왕 中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 中
도미닉 아젠토의 오페라 The Aspern Papers(아스펀 페이퍼스) 中
아스펀 페이퍼스는 내가 예전에 연기 좀 괜찮게 봤던 배우 조너던 리스-마이어스 주연으로 얼마 전에 영화화도 되었네. 몰랐던 사실이라 짤 찾아봄...
영화 아스펀 페이퍼스 中
자, 그럼 오늘도 주관식으로 자기 경험을 쓸 수 있는 질문을 내려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 남을 속이거나 짓밟은 경험에 대해 알려줘. 근데 형들은 또 너무 부끄러운 거는 얘기 안하려고 하니까 아마 재미 있는 답이 쉽지 않겠지? ㅠㅠ 그래도 기대해볼게 ㅋ 제일 눈에 띄는 사연(?)에 보팅하기로...
그럼 이제 지난 회차로 가서, 내가 고른 답변은요...
아 우선 질문은
자신의 가장 이중적인 생활이 있다면?
뭐 이런거였지.
일단 공언하기로는 제일 재밌는 답변을 선택하겠다고 해놨으니...주당인 척 까불다가 금방 털린 걸린 @sitha형을 채택할게. 그 외에 @napole형도 술 취한 오아시스의 모습을 보여줘서 웃겼고, 찡여사님@zzing도 엄청 진솔한 답변을 해줘서 인상이 깊었어. 사실 이중적인 생활이라는 테제에는 찡 여사님이 제일 부합했던 것 같아.
그 외에 수많은 허언증스러운 답변들이 있었
하지만, 어쨌든! 풉 웃어버린 답변을 고르기로 했기에 돌부처님이 가져간다 이번거는 ㅠ
그럼 이번 회차 사연 답변도 기대해볼게, 형들! 그럼 다음 회차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