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터키우기 vol.2] 자아형성 11살 그때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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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4학년. 만10세가 되면 '자아'가 형성된다.

자아가 형성되면 '내생각'이 더해진다.
지금까지는 선생님이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살고
보이는 진실을 이야기 하지만
이제부터는 '내생각'으로 느끼고 행동하며 답한다.
1월생과 12월생의 차이가 없어지고
남녀를 인식하고 관심을 갖게된다.

어느날..

나: 학교에서 별일 없었니?
한터: 짜증나 죽겠어요.
나: 왜?
한터: 누군가 자꾸 내 신발주머니를 감추는데요.
그젠 분실물보관함에서 찾고 어제는 옥상정원에
가서 찾았는데 오늘은 아무리 찾아도 안보여서
그냥 실내화 신고 집에 왔어요.
나: 누가 그러는건데?
한터: 몰라요. 누군지 장난이 심한거 같아요.
내일 다시 찾아봐야죠.

장난? 장난이면 보이는곳에 감춰야하는데.....
담임에게 전화했다.

나: 선생님. 한터 신발주머니를 누가 자꾸 감추나봐요. 며칠째 그러는데 오늘은 못찾았대요. 혹시 무슨일인지 알아봐주시면 안돼요?
담임: 아. 그런일이 있었군요. 누군지 알꺼 같습니다. 제가 확인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이게 몬소리지?
무슨일이 벌어졌구나.
기다린다.
담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담임: 그게요. 제가 애들 일기에서 잠깐 본거 같아서요. 알아보니 맞네요.
한터가 모둠수업할때 말을...
잠깐 심하게 한거 같아요.
상처받은 친구가 심통을 부리는거구요.
제가 그만하라고 잘 타일러 보냈습니다.
신발주머니도 교실에 찾아두었고요.
나: 이런. 그런일이 있었군요.
그렇잖아도 한터가 모둠수업때문에 힘들어하는데
친구에게 말을 함부로 했군요.
제가 철저히 주의 시키겠습니다.
그 아이 상처는 선생님이 잘 보듬어 주세요.
일부러 그러는건 아니라고요.
만약 이런일이 또 생기면 한터를 혼내주세요.
여러모로 죄송해요. 선생님.

이녀석이 생각주머니 작은애 한테 함부로 말을 하다니 이녀석 주머니도 작아졌군. 흠..

한터를 앉힌다.

나: 너 지금부터 잘 생각해봐. 모둠때 생각주머니 작은친구에게 상처주는 말 한적 있나 없나.
한터: 없는데요?
나: "아이 짜증나" "이것도 못해?" "할꺼야 말꺼야" "할수는 있는거야?" 이런말 한적 있어 없어?
한터: 어?...그건 혼잣말인데...?
나: 그게 다 상처주는 말이야.
다신 혼잣말을 입밖에 내지마.
친구가 상처받아서 너한테 심통부린거라고.
네가 잘난척을 했으니까.
한터: 누가요?
나: 그건 알거 없지. 어쩌면 너랑 모둠한
친구 전부일지 모르지. 앞으로 말조심해.
가서 다시 생각해봐.
모둠수업을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그래서 즐거운 학교생활은 계속 됐다.

그러다가 꼴랑 하나 다니는 영어학원.
마치고 돌아온 어느날
구겨진 아이표정이 몹시 좋지 않다.
처음이다. 이런표정.

나: 한터야...무슨일이야? 학원에서 무슨일 있었어?
한터: 문법선생님한테 혼났어요....
나: 왜?
한터: '주어'를 몰라서요.
나: 주어 동사 형용사 의 그 '주어'???
한터: (울먹이며)네. 헷깔렸는데 선생님을 놀린다고...무서웠어요....
나: 아는데 헷깔린거야? 몰랐던거야??
한터: (서럽게 엉엉 운다)모르겠어요.
나: 한터야. 모르는건 네 잘못이 아니야.
지금부터 엄마가 하는 얘기 잘듣고

앞으로 절대로 잊지마.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는거야.
그게 학생이 할 일이야.
모르면 알 때까지 선생님께 배우면 되는거야.
모르는건 창피한게 아니고
모른다고 혼내는 어른이 잘못된거야.
그게 맞는거야.
엄마가 혼내줄께. 씻고 밥먹어.

차를 몰고 학원에 간다.

나: 애가 주어를 몰라서 혼내셨나봐요?
문법선생: 아니..영어유치원(이하 영유)출신이 주어를 모른다는게 말이 안되죠. 그래서...
나: 누가 그래요? 영유출신은 주어를 안다고요? 선생님은 주어를 언제 배우셨는데요?
자 봅시다. 1+1은 머냐고 물어보면
누구나 대답을 하죠?
이걸 모른다고 답하면 거짓입니다.
그런데 230명의 15%는 몇명이냐고 하면
초딩이 누구나 답을 하나요?
답을 못하면 계산법을 모르는겁니다.
만약 '주어' 찾는게 1+1처럼 쉬운일이면
한터가 거짓말을 하는겁니다.
평소에도 한터가 선생님 질문에 거짓말하고
선생님을 놀리던가요?
문법선생: 아니요.
나: 그럼 애가 모르는걸 모른다고 하면 혼나야됩니까? 알 수 있도록 가르쳐야합니까?
문법선생: ....
나: 만약 다른학원아이들이 모두 아는 '주어'를
영유출신이고 이학원 최고레벨의 한터가 못찾는다면
이학원의 교습법이 잘못된겁니다.
학원시스템이 틀렸으면
당분간은 선생님이 따로 아이들을 가르쳐야죠.
확실하게 '주어'를 알 수 있도록요.
문법선생: 제가 잘못생각했습니다. 열심히 가르켜보겠습니다.

학원장을 만나러 간다.

원장: 우리 선생님이 멀 잘 못했나본데 주의 시키겠습니다. 어머니.
나: 그 선생님이 잘못한게 아니라
이 학원의 문법교습법이 잘못된겁니다.
대체 영유출신이 그후로도 학원을 몇년을 다녔는데 '주어' 를 못찾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원장: 아....그 부분은......그럴 수 있습니다.
영어로 문법을 배우는 아이들이 헷깔려 할 수 있습니다. 그 부분은 그렇지 않아도 저희가 계속 고민하던 내용입니다. 앞으로 문법수업은 한국말로 수업하도록 방침을 교정 진행하겠습니다.
나: 그런거라면 알겠습니다. 그럼 지켜보겠습니다.

그렇게 한터는 다시 외국인샘들이랑 낄낄거리며 즐거운 학원생활을 이어갔는데....

피바람이 부는 전쟁의 서막이 서서히 피어 오르게 된다.....지금 떠올려도 열받는 12살....

[한터키우기 vol.1] 마스터의 워킹맘 일기(부제:이땅의 워킹맘과 소통)
-@sochul/5om7ey


  • 편집자&댓글 대변인 @sochul's comment
    마스터의 [한터키우기 vol.3]로 이어집니다.
    저는 박작가님 연재가 끝나는 일요일에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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